* 월간암 기사 내용, 특히 투병기에는 특정 약품이나 건강식품 등의 언급이 있습니다.
이는 투병기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함인데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의 섭취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하신 후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은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길 권고 드립니다.
- [에세이] 외연도에서 사랑에 대해 묻다
글: 김철우 (수필가) 참 이상한 일이야. 언제부터인지 마음속에서 마치 터널 속에 들어온 라디오처럼 지직거리는 소리가 났어. 때론 마음의 소리가 명확하게 이해되기도 하다가 또 언젠가는 소음이 심해 나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있어. 문제는 이 소음이 점점 심해진다는 거야. 한번은 그 소음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세상을 향해 삐딱하게 ...
- [에세이] 부안, 이팝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는데
글: 김철우(수필가) 부안(扶安)읍에 들어서자, 시장기가 돌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생각보다 지체되고 있었다. 새벽부터 서둘러 나섰던 길이었다. 휴게소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고, 창밖 경치에 취해 지체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평일인데도 말이다. 이번 여행길은 어린아이처럼 조급증이 자꾸 등을 민다. 웬일일까....
- 태안, 소매 끝에 묻은 얼룩
글 : 김철우(수필가) 날은 좀처럼 개지 않았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앞에 둔 머릿속처럼 세상은 온통 뿌연 안개 속에 갇혀 있었다. 이런 날은 누군가가 집채만 한 고무호스 끝을 오므렸다 펼치며 끊임없이 안개를 뿜어대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산만 한 부채를 부치며 이 안개를 다 날려버릴 때까지 경쟁하는 거...
-
여수, 새가 울자 해가 뜨고
글: 김철우 차는 남해고속도로의 순천나들목을 나와 17번 국도에 들어서고 있다. 여수(麗水)로 향하는 이 길 위에서 ‘순천만’이란 이정표를 보자 잠시 고민에 빠졌다. 들렀다 갈까. 863번 지방도와의 분기점이 다가오자 한숨처럼 해가 지던 와온해변이 그리워졌다. 물만 정화(淨化)하는 줄 알았던 갯벌이 사람의 마음도 정화한다는 것을 안 것은...
-
순천만, 그 바람길을 따라서
글: 김철우 (수필가) 바다와 섬을 찾아 나선 내게 ‘어느 바다가 가장 좋더냐’라는 질문을 해온 친구가 있었다. 바다와 섬만 있으면 되지 어느 바다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그땐 웃고 말았지만, 만약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은 바다를 고르라는 질문이었다면 크게 주저하지 않고 남해를 선택했을 것이다. 기실 남해의 항, 포구와 섬 그리고 유서...
-
등대에서 엽서를 쓰다, 소매물도
글: 김철우(수필가)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 앉아 시계를 본다. 출항하려면 아직 두 시간이 남아 있다. 배표도 끊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식사나 하면 된다. 소매물도가 워낙 외진 섬이라 식당도 없고 민박집에서 식사를 제공하지도 않으니 약간의 먹을거리만 준비하면 그만이다. 민박집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편한 곳이면 편한 대로, 불편한...
- 마음이 약국이다
글:박순근(힐링타운 다혜원 촌장) 2,0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오늘날 치료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사가 몸과 마음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라톤의 말은 그때도 옳았고, 지금도 옳다.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문제점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질병 치료에 있어서 마음과 영혼의...
- [에세이] 아버지의 뒷모습
글: 김철우(수필가) 뒷머리의 길이와 정리된 정도. 때로 바람에 날려 헝클어지며 머리카락 사이의 두피가 언뜻 보이기도 하는. 어깨의 기울기와 대칭. 등의 굽은 각도. 걸을 때 팔꿈치를 중심으로 운동하는 상박, 하박의 각도. 감정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려지는 것에 의해 유기적으로 흔들리는, 또는 바람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부서지거나 ...
- [에세이] 미역국 먹는 날
글: 김 철 우(수필가) 오늘도 미역국 한 그릇을 맛있게 비워냈다. 사발에 안다미로 퍼준 미역국을 받아 들자 증진 효과라도 있는 듯 식욕이 일었다. 오랜 시간 끓여 부드러워진 미역과 적당한 양의 소고기 그리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바다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국물은 사발을 들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신 후에야 수저를 놓게 했...
- 가자미식해(食醢) 유감(遺憾)
글: 김 철 우(수필가) 남도의 사찰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있다. 때로는 절집에 들러 하룻밤 머물기도 하고, 한나절 절집 마당을 서성이다가 돌아서기도 한다. 그런 일정 중에 근처의 유명한 맛집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들르는 편이다. 지난봄 부산 금정산 주변의 먹거리를 찾다가 한 식당 이름을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 ‘북한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