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의학
간암을 치료하는 여러가지 현대의학적 방법
김진하 기자 입력 2013년 01월 21일 16:10분675,228 읽음

간암의 수술적 치료
간암의 치료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술을 통한 절제이다.
대부분의 암과 같이 간암도 수술로 완전히 제거를 해버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그런데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경우에는 상당 부분을 절제해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데 비해, 간암은 암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이상을 잘라내게 되면 나머지 남아있는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절제를 하게 되면 환자의 생명이 오히려 심각하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경우 80% 가까이가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간기능이 매우 저하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암 절제를 하게 되면 절제 자체가 성공적이라 하더라도 남아 있는 간이 생명을 유지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마는 것이다. 즉 절제를 해버리면 환자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하지 못해 사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간경변증의 초기라면 간의 기능이 비교적 정상적이기 때문에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고민이 없다. 간경변증이 중기에 있더라도 절제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병원에서 간암 진단을 받게 되면 외과적 수술로 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것과 더불어 절제시 잔존 가능성이 어떠한지를 함께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간암치료의 기본은 간기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의 간암 절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간암 절제수술을 하기로 결정이 나면 대부분의 환자는 심리적인 공포감을 느낀다. 그럴수록 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의사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고 담담하게 수술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간암 초기라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최근에는 수술방법이 상당히 발달했고 수술 후의 처치 역시 상당히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조직이 있는 부위를, 수술이 끝나면 환자 자신이 놀랄 정도로 간단하게 떼어낼 수 있다. 간혹 조기 발견을 했더라도 수술로 절제하는 게 힘든 경우가 있다. 암이 간의 양쪽에 있다든가 지나치게 간의 중심부에 있을 때인데 이런 경우는 보통 절제 수술보다 다른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너무 늦게 암이 발견된 경우라면 수술이 간단하지가 않다. 심지어 수술을 해도 암조직이 100% 없어지지 않아 수술을 받고 난 후 다시 재발하기도 하고 간의 딴 부위에서 간암이 새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기 발견이 중요한 것이다.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 - 간동맥 화학색전술
간암의 절제 외에 비수술적 치료방법도 있다.
먼저 간동맥 화학색전술이라는 치료법이 있는데 이 치료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간은 대부분 간문맥이라는 혈관을 통하여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간암 조직의 경우에는 대부분 간문맥이 아닌 간동맥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다. 그래서 간암 세포로 흘러가는 혈류를 차단하면 종양이 썩게 되는 원리에 입각해서 개발된 것이 간동맥화학색전술 치료법이다.

암세포도 자라나기 위해서는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필요하다. 그런데 동맥을 차단해버리면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차단된다. 쉽게 표현하자면 간암 조직을 영양소 차단으로 굶어 죽게 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이 개발된 것은 1977년인데 간암 절제술이 불가능한 간암의 경우 이 치료법을 널리 쓰고 있다. 이 치료를 하게 되면 X선 투시기로 봐 가면서 혈관을 따라 카데터의 끝을 간암과 가까운 곳까지 접근시킨다. 그리곤 젤라틴 가루가 섞인 리피오돌이란 조영제를 항암제와 섞어서 주입하게 된다. 이것으로 간암 주변의 동맥을 봉쇄해버리는 것이다. 이 치료법의 효과가 큰 경우는, 동맥이 발달해 있는 간암인 경우이다. 그런데 작은 간암에는 동맥이 잘 발달해 있지 않다. 즉, 이 치료법은 주로 동맥이 풍부하게 발달했을 때 효과가 있는데 간암의 동백이 어느 정도 발달해 있는지는 CT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다.

단 이 방법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시술 후 간기능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간기능이 악화되어 황달이나 복수가 심한 환자에게는 시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간기능이 매우 안 좋은데 이 치료법을 쓸 경우 간성혼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또, 문맥이 간암으로 막혀있는 경우에도 이 치료법을 쓰면 간기능이 급속히 악화되므로 적용할 수 없다.
이 치료법을 시행하면 일시적인 간손상으로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고열이 나거나 복통이 생기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이 치료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없어지게 된다.

단 1회의 치료로 간암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암 종괴 내에 리피오돌이 꽉 찬 후 2주 후에 일부가 빠져나간 상태이며 이때는 이 치료법을 되풀이해서 하게 되는데, 치료 후 간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보통 3개월 정도의 간격이 필요하다. 간기능이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이 치료법을 너무 많이 쓰면 간기능 악화로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이 치료법의 효과는 일본의 경우 수술 후 생존기간은 1년 이상이 50%, 2년 이상이 30%, 3년 이상이 10~20%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결과는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절제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에는 3년 생존율이 수술의 경우가 75%, 화확색전술의 경우 50%였다. 그러므로 수술이 가능한 간암은 환자의 간기능이 수술을 견딜 수 있다면 절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 - 경피적 에탄올 주입 요법
간암의 또 다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법이 있다.
1982년에 개발된 이 방법은 초음파의 도움을 받아서 에탄올을 종양 내에 직접 주사해서 조직을 탈수, 응고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주사바늘은 초음파로 관찰하면서 꽂기 때문에 정확하게 꽂을 수가 있다. 주사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배의 전면이나 우측 옆구리에 꽂는다.
암이 3개 이하일 경우 보통 하루 주입 총량이 10cc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주입을 한다. 보통 암의 크기가 3cm 정도일 때는 3cc를 주사하게 된다. 알코올 주입 간격은 1주일에 보통 2~3회 넣어준다. 주입 횟수는 환자의 경과에 따라 다른데 4회가 될 수도 있고 6회가 될 수도 있다. 이때는 당연히 입원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이 치료법이 간경변증이 심해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 부위를 떼어 내거나 동맥을 막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간기능이 악화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보통 3cm이하 크기의 간암이라면 이 치료법의 효과가 좋은 편이다. 즉, 이 치료법은 수술에 따른 위험, 환자의 고통, 경제적인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또 치료 후 간암이 재발하더라도 즉시 치료할 수 있고 반복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 종양의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종괴의 개수가 4개 이상이면 효과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이 클 경우 주사한 알코올이 암 전체에 퍼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암의 개수가 너무 많을 때에도 곤란하다. 그래서 현재 이 치료법은 종양의 크기가 3cm 이하이고 개수도 3개 이하일 경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양이 큰 경우에 간동맥 화학색전술과 병행해서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에탄올 주입 치료법 적용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또 요즘은 에탄올 대신 초산이나 뜨거운 생리 식염수를 사용하기도 하며 이외에도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거나 고주파로 암병소를 지져버리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치료 성적은 에탄올을 주입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에탄올 주입이 널리 행해지는 것은 다른 약제에 비해 싸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치료법의 성적은 1년, 3년, 5년 생존율이 각각 96%, 63%, 41% 정도로 수술적 절제술의 경우와 비슷하다.

간암의 치료 - 간이식 수술
이외에도 간암의 치료법으로는 간이식 수술이 있다. 그런데 간이식은 가장 적절한 시간의 간 제공, 거부반응 발생 방지, 수술시 고비용의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이식 후 얼마나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느냐는 문제가 중요한데 거부반응이 일어날 경우 간은 다시 손상을 입게 된다.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쓸 수 있지만 면역억제제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식한 간에서 암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도 간이식의 문제점이다. 그러므로 수술로 절제할 수 있으면 간이식을 할 필요는 없다.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악성 종양의 크기가 작고 종양의 개수도 3개 이하인 초기 간세포암의 경우에는 간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암이나 대장암에서 생긴 암이 간에 퍼진 경우에는 간이식으로도 치유가 될 수 없다. 또, 간에서 발생한 간세포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경우에도 간이식만으로 치료할 수 없다. 아직도 간암의 경우 간이식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간이식 수술 후 간암환자의 생존율은 1년이 66%, 3년이 39%에 불과하다.

대신 간암의 크기가 3cm 이하이고 3개 미만일 경우에는 간이식 수술이 간 절제술에 비해 재발률이 낮고 장기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크기가 작은 암이 발견되었고 간경변증으로 인해 간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간이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반면 종양이 결절을 이루지 않고 퍼져서 자라거나, 결절을 이루더라도 여러 개의 결절로 퍼져있는 경우에는 간이식을 하더라도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간이식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현재 세계에는 간암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수술법이든 임상경험을 통해 그 효과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4가지 치료법을 통해 간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그런데 성공적인 치료 후에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즉 어떠한 치료법을 적용하든지간에 치료 후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암의 재발 여부는 초음파나 CT 검사를 통해 하는데 수술 후 3~4개월 간격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도서 안내: <간박사가 들려주는 간병 이야기>, 김정룡, 에디터

월간암(癌) 2013년 1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