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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태양의 비타민
고정혁 기자 입력 2012년 10월 31일 15:05분710,550 읽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D는 사람의 피부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는 태양과 태양의 자외선 B선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비타민 D는 이미 7억 5,000만 년 전부터 바닷속에서 착편모조류에 의해 생성되었다. 4억 년 전 우리의 물고기 조상들이 바다를 떠나 뭍에 상륙했을 때 뭍에서 뼈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 D 생성 능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비타민 D의 기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비타민 D가 없으면 체내의 많은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비타민 D 결핍은 확실히 우리 선조들의 체력과 번식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포유동물의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그렇다. 어떤 연구에서는 쥐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조직이 비타민 D에 반응하지 않게 만들자 쥐의 몸에 수많은 질병 증세가 나타났다.

비타민 D는 여러 암의 발생률을 낮추거나 종양의 성장을 늦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특정한 신체 자생 항생물질의 형성을 촉진하여 감염병의 퇴치에 기인한다. 심지어 종양의 성장을 저지하는 능력이 피부의 비타민 D 생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햇볕, 즉 자외선 B선이 피부에 내리쬘 때만 가능하다. 이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피부암 전문가들은 자외선 B선이 피부 세포들의 유전체를 손상시켜 종양 형성을 유발한다고 강조하고, 이 주장은 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화는 인체가 여기에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위험한 자외선 B선이 직접 피부에 닿으면 수리 메커니즘이 작동해 피부 면역계의 세포들이 비타민 D를 활성화시킨다.

활성 비타민 D는 다른 면역 세포들을 유인해, 이 세포들이 일종의 소방대처럼 새로운 발화점을 진화하게 한다. 그래서 적당히 쬘 경우엔 햇볕이 피부암 예방 작용을 하는 일견 모순된 효과가 발생한다. 자연에서 선과 악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관건은 그 양이다. 게다가 우리 개개인은 햇빛에 다 다르게 반응하는데, 피부색은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북부에 사는 흑인들은 남부에 사는 흑인들보다 암에 잘 걸린다. 이유가 뭘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거무스름한 피부는 자외선 B선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부가 거무스레한 사람들이 만드는 비타민 D의 양은 피부가 흰 사람들이 만드는 양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거무스레한 사람들이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 살면 쉽게 비타민 D 공급 부족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우유나 마가린 같은 식료품에 비타민 D를 첨가한다. 연구자들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암 환자 중에서 매년 2만 건이 넘는 사례가 사람들이 피부 유형에 비해 햇볕을 너무 적게 쬐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거무스레한 피부의 우리 선조들에게는 암 이외에도 햇빛과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한 다른 질병들과 선택의 단점이 있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인류가 유럽에 정착했을 때 피부를 희게 만든 유전자들이 퍼졌으리란 가정이 전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오랫동안은. 연구자들은 언제 흰 피부를 촉진하는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는지 조사했다. 어떤 일본 연구팀이 약 1만 3,000년 전 빙하기 끝 무렵에야 나타나 급속도로 확산된 유전자를 밝혀냈다. 미국 과학자들 역시 그 무렵, 어쩌면 그보다 몇 천 년 후에 확산된 다른 유전자를 발견했다.

즉, 지속적인 비타민 D 결핍은 틀림없이 중대한 단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일조량 때문에 피부가 희어진 것은 아주 뒤늦게 이루어졌다. 아마 여기에는 다른 이유들도 작용했겠지만 아직은 추측단계이다.

태양과 좋은 기분
태양이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합적, 다층적이다. 태양의 생명이 일부다. 태양은 생명의 진화 과정의 일원이며 우리가 지금의 모습이 되는 데 기여했다.
우리는 태양을 겁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선크림에 반감을 가져서도 안 된다. 우리는 비타민 D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 의미를 계속 탐구해야 한다. 하지만 비타민 D 정제를 잔뜩 먹을 필요는 없다. 지나친 섭취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의 아주 중요한 영향 한 가지는 아직 연구된 바가 별로 없기 때문에 다루지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떠오른 해를 보거나 저녁에 화려한 일몰을 보면 누구나 기뻐한다는 사실이다.
석양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이 시작되었는가. 우리의 사람과 선조들이 우리 현대인들만큼이나 낭만적이었다고 가정한다면, 태양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의 번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햇빛은 사람을 깨어있게 하고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며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태양은 피부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어쩌면 태양이 건강에 기여하는 가장 복합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외, 중앙북스(주)

월간암(癌)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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