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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투병수기방광암, 산이 만병통치약이다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6월 21일 17:42분887,794 읽음
홍재호(73) | 방광암.
2009년 3월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방광암은 방광을 둘러 싼 곳에 생기는 암인데 근육까지 침투하지 않으면 표제성 암이라고 해서 내시경으로 쉽게 절제할 수 있지만 근육층까지 침투한 침윤성 암은 방광을 들어내거나 부분 절제를 하게 된다. 초기 표제성일 때 발견하면 90% 이상 치유되지만 침윤성 암으로 진행되면 예후가 좋지 않다고 했다. 표제성일 경우 재발율이 70%에 전이가 15~20%라고 한다. 내 경우는 침윤성이었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고는 공황증이 찾아왔었다. 의사는 생활패턴이 극도로 긴장하고 바쁘게 신경을 쓰며 지내다가 하루아침에 일이 없어져 생활패턴이 180도 바뀌어서 그런 병이 찾아온 거라고 말하면서 정신과 약을 처방해줬는데 그 약을 먹으면 살이 쪘다. 많이 나갈 때는 84, 5킬로까지 나갔었다. 여기에 당뇨가 오고 혈압이 오고, 술을 매일 마시다시피 하고…. 안 되겠다 싶어 산을 다니려고 이사를 왔다. 젊은 시절부터 건강했던 몸이 아니라 병명도 없이 십 오륙년을 아팠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이것저것 건강에 관해 정리도 하곤 했었다. 그 수많은 내용들이 전하는 결론은 단순했다. 채식위주로 식사를 하고 산을 다니며 운동하고 많이 걷는 것. 여러 이유로 몸이 아프고 병이 생기지만 건강을 되찾는 길은 이 길 하나로 통했다. 이사를 와서 산을 다니면서 그제야 산이 종합병원이고 만병통치약인 걸 실감했다.
전립선 문제는 실은 오래전부터였다. 그러다가 2003년에 전립선으로 수술을 했고 그 이후에는 괜찮은 듯하다가 2008년에 다시 문제가 생겨 레이저 수술을 받았었다. 그런데 2009년 즈음해서 아무런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75킬로였던 몸무게가 62킬로까지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보는 사람마다 내 몸을 보고는 어딘가 병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살이 그렇게 빠지는 건 정상이 아니라며 걱정을 하곤 했다. 나도 걱정이 되어 폐가 안 좋은가 싶어 CT도 찍어보고, 내시경 검사도 하고, 초음파 검사도 하고, 췌장도 보고 웬만한 검사를 다 해봐도 어디 하나 걸리는 것이 없었다. 전립선 비대증 검사도 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의사는 말해줬다.
그 며칠 후에 신장을 체크하러 병원에 가니 소변 검사를 위해 소변을 받아오라고 해서 시키는대로 했는데 이상하게도 소변 빛깔이 꼭 간장색이 아닌가. 의사 면담을 하는데 의사는 즉시 비뇨기과를 가라고 하는 것이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전립선 비대증 검사를 했던 병원 원장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그 의사는 며칠 전에 검사를 다 했고 아무 이상도 없는데 걱정하지 말고 그냥 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의사 말대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닌 거다. 그래서 다른 병원 의사에게 문의하니 그 병원 원장은 말 끝내기가 무섭게 종합병원을 가라고, 방광에 이상이 있다고 했다. 다음 날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데 방광에 혹 같은 것이 내 눈에도 보였다. 그리고는 입원해서 바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 의사는 악성 중에 악성이었다며 암이 방광을 뚫어버렸단다. 항암을 6회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해서 42주가 걸렸다. 그리고는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과 주변의 정보를 모아보니 조릿대, 후코이단, 차가버섯 등의 암관련 건강 제품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경동시장에 가서 조릿대도 사서 달여 먹었고 차가버섯도 사봤는데 아들이 보고는 그런 차가는 소용이 없다며 제품으로 된 차가버섯을 사왔다. 나는 뭔가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편이라서 식초를 6년 가까이 음용해왔다. 암환자가 되니 이런 저런 것들을 찾고 주위에서 권하기도 해서 먹게 되는데 그중 차가버섯이 내게 맞았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달고 살았던 증상이 머리가 늘 아팠는데 암 때문에 차가버섯을 먹으면서 두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나는 당뇨에도 차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당뇨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올 정도라 당뇨약도 아주 약간만 복용하고 있다.
현재는 암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고 지낸다. 아내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나 스스로 관리를 하는 편이라 주위 사람들도 이전보다 더 건강해 보인다고 말해주곤 한다. 내 건강비결은 단순하다. 소식하고 야채 많이 먹고 근력 있으면 산에 많이 다니고 근력 없으면 평지라도 많이 걸으면 된다. 아령을 집에 사서 두고는 근력 운동도 한다. 지금은 목욕탕을 가면 몸이 어떻게 이렇게 좋으냐며 나이를 묻고는 다들 놀라워한다.
하루 일과는 아침 4시 반에 일어나서 5시 반에 아침을 먹고 7시경에 날이 밝으면 산으로 갔다가 9시쯤이면 산에서 내려온다. 태음인 체질이라 땀을 많이 흘려서 중간쯤 올라가면 땀이 흐르기 시작해서 집에 오면 땀으로 범벅이 된다.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산을 다니는 것을 거른 적이 없다. 지금 사는 곳에는 친구가 없어서 시내로 나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곤 하는데 시내버스를 타지 않고 운동 삼아 걷는다. 약 50분 정도 걸어서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올 때도 마찬가지로 걷는다. 운동을 많이 해야 하니까 생긴 버릇이다. 점심을 먹고 산에 한 시간 정도 다시 갔다가 오고 저녁 먹고도 밖에 나가 40분 정도 걷고 들어온다. 그리고 9시면 잔다.
암환자는 그저 운동 많이 해야 한다. 나는 꼭 산을 다니라고 말해준다. 암 재발이 2년이 고비라는데 이제 2년도 가까워졌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저 하루를 근심 걱정 없이 보내고 편안히 잠자리에 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월간암(癌) 201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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