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일반
암을 이기는 발효식품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4월 13일 09:46분904,518 읽음

서재건 | 암대체요법 연구소 연구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암전문병원 행복한 병원장 역임. 의료법인 성은의료재단 이사장.

대개 암환우들은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어야 산다’라는 강박관념에 빠진 사람들 같아 보일 때가 많이 있다. 왜 그렇게 먹는 것에 집착하는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소식이 암에 대한 면역력을 올리는데 좋다고 항상 강조하여도 들을 때에만 수긍할 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거나 암에 관한 식이요법을 강의하면서 강조한 음식이 나오면 그 음식에 혈안이 되고 만다.

내 생각에는 이들의 잠재의식 속에 ‘잘 먹어야 산다’는 개념이 ‘무엇이든지 많이 먹어야 산다’는 개념으로 바뀌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먹는 문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입맛이 없으면 곧 암이 악화된 것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매일 회진 때마다 가족들은 환자가 오늘 식사를 많이 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거나 혹은 식사를 많이 못한 것에 대하여 걱정한다. 가족들의 관심사도 역시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많이 먹는 것이다.

환자와 가족 간 대화의 주제를 곁에서 들어보면 역시 먹는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환자가 많이 먹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자신의 가족인 암환자가 많이 먹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한다. 그리고 환자가 식사를 많이 못하니 보호자도 역시 음식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다. 잘 먹는다는 것은 자신의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잘 섭취하고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먹는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암환자에게 무엇이든 잘 먹으면 된다는 말처럼 무성의한 말은 없다. 먹어서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거나, 암을 자극하는 데 사용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닌가?

서점의 책을 읽어보면 온통 식이요법이 채식 위주여서 육식을 좋아하는 환자들이 먹을 것이 거의 없다. 그리고 모두 간이 안 되어 있어 입맛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왜 그렇게 함부로 먹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겁을 주는지 알 수가 없다. 정확한 이유를 모르면서 무작정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사실 우리의 몸의 신진대사가 정상적이라면 무슨 음식이든지 못 먹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암이 발생한 상태라면 음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의 몸은 자연 그 차체의 영양을 섭취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서 무엇이든 가공하지 않고 농약이나 항생제 등으로 약품 처리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라면 독을 빼고는 먹고 소화시키지 못할 것이 없고, 해독시키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런데 암에 걸렸다는 사실은 그런 완벽한 신진대사와 면역이 더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무엇이든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식이요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농약, 항생제, 방부제 등 기타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생명에너지가 강하게 살아있는 야생의 성질 그대로를 섭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는 유기농 식품을 구해 먹으므로 해결할 수 있지만 두 번째인 야생의 에너지를 그대로 섭취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야생 그대로의 먹거리는 매우 거칠어서 소화와 흡수가 어렵고 맛이 없기 때문이다. 이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리법을 화식으로 바꾸고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다 보면 본래의 영양과 생명 에너지가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가공하거나 조리할수록 음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영양과 에너지는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건강한 암환자가 아닌 말기 암환자를 주로 돌보다 보니 암환자에게 적절한 식사를 제공하는 일이 환자의 다른 증상을 돌보는 일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소화기관의 점막이 타버렸기에 소화시킬 수도, 흡수와 해독을 할 능력도 없는 상태로 변한 환자의 소화능력에 맞추는 일은 정말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었다. 통증은 진통제를 쓰거나 물리요법 등으로 다스릴 수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식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치료와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말기 암환자의 식단을 고려하면서 우리의 체질과 문화에 가장 알맞은 방식에 대하여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항암치료와 방사성치료로 소화기관들이 다 망가지기 전에 그들로부터 소화기관을 지켜내고 신진대사와 면역능력을 유지할 방법이 필요했다. 책에 있는 자료들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완전채식, 생즙, 다양한 한방죽, 사찰 음식, 민속 음식들에 관한 책들은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두 차례 암환자의 입맛에 변화를 줄 수는 있었지만 암환자의 기본 식사가 될 수는 없었다. 암환자가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훌륭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식이요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발효식품에 눈을 뜨게 되었다.

완전한 발효식품, 김치

대표적 알칼리식품
김치는 채소를 소금에 절여 만든 단순한 채소절임이 아니라 채소류에 젖산균이 번식해 당분을 젖산과 향미물질로 바꾸는 젖산발효식품이다. 대표적인 알칼리성식품인 김치는 열량이 높지 않고 비타민A와 C,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는다. 주재료인 채소는 공통으로 칼로리가 낮고 수분이 많으며 섬유소를 충분히 함유하고 있다.

김치와 암
우리나라의 암환자들은 언제부터인지 백김치나 싱거운 김치만 먹는 것 같다. 아마 짠 음식이 암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심지어는 암환자의 식단에서 김치가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미 방송이나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항암식품이 무엇인가? 마늘, 당근, 생강, 대파, 양파, 고추, 무, 배추와 녹황색 채소들이 그것들이다. 암환우들이 마늘을 매일 먹을 수는 없어도 김치는 매일 먹을 수 있다. 매우 강력한 향과 맛 때문에 그냥 먹기는 어려운 생강과 양파 그리고 고추도 매일 일부러 식단에 꺼내어 먹기는 어려워도 우리는 김치를 통해 매일 먹을 수 있다. 간과 췌장이 나빠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없는 환자들이라도 잘 숙성된 김치 안에 젓갈 형태로 버무려진 생선은 먹을 수 있다. 김치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산화식품, 항암식품은 어느 곳에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의 완전한 집합체가 바로 김치인 것이다.

김치를 만드는데 있어서 소금의 역할은 방부제 역할이다. 소금은 채소의 표피에 있는 대부분의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특수 호염기성 세균의 번식을 유도하여 유익한 발효가공을 도와준다. 물론 마늘과 생강도 소금과 더불어 방부작용, 저장식품의 부패 방지효과를 나타낸다. 암환자가 먹을 김치에 사용하는 소금은 반드시 3년 이상 간수가 빠진 천일염이어야 한다. 그래야 위에 언급한 소금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풍부한 유산균
김치가 맛이 있는 이유는 유산균의 역할 때문이다. 숙성과정 중 여러 미생물이 효소와 함께 작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균에 의한 유산발효라 할 수 있다. 김치에서 유산균의 역할은 다른 유기산과 함께 부패균의 활동을 억제하며 채소의 여러 성분과 조화를 이루며 김치 특유의 맛을 만들어 내고 보존성도 높이는 것이다. 김치 속에 있는 유산균의 수는 무려 1g에 8억 마리 존재한다. 이것은 유산균 요구르트와 같은 수준이다. 대표적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가 살아서 장내에 들어가면 장내에 있는 비피더스균을 증가시켜 장청소, 배변 촉진, 비만 예방, 장내 부패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만약 과숙성이 되어 신맛이 강해지는 경우에는 0~5℃에 보관하면 된다. 이 온도에서는 국물만 얼고 배추 등의 조직은 얼지 않아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도록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영양의 보고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영양 상태가 변하기 마련이다. 배추나 무, 열무의 녹색 잎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고추, 마늘, 파에도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오이에는 칼륨이 많다. 젓갈과 굴, 새우, 생태, 낙지 등 각종 해산물을 넣으면 야채류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아미노산 및 지방질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또한 칼슘, 마그네슘, 철, 인 등의 무기질이 강화된다. 굴에는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고 글리코젠, 비타민류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마늘이 들어감으로써 비타민B1의 흡수를 촉진하고 살균력도 강해진다. 야채류에서 비타민C가 녹아 나오는 것을 보호한다. 또한, 매운 냄새를 내는 알리신에는 강력한 살균작용이 있어 김치 속에 들어있는 어패류와 육류의 단백질이 부패하는 것을 막는다. 그뿐만 아니라 체내 에너지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1의 흡수를 도와 생리작용을 도우며 노화방지 및 항산화작용을 한다. 갓을 넣으면 영양도 보존하면서 오랫동안 시지 않은 김치를 먹을 수 있다. 갓은 무기질과 비타민 A, C가 풍부하다. 발효와 숙성이 되면 비타민B1, B12, 니아신 등 새로운 비타민이 생겨 김치의 영양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3년 숙성 김치는 소화와 동물성 지방 분해 능력이 탁월하므로 췌장암이나 간암 환자의 소화능력을 돕는다.

고추는 김치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 채소의 신선한 촉감을 유지한다. 비타민C가 사과보다 50배, 귤보다 2배 이상 들어있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산패를 막고 젖산균의 발육을 도와 비린내를 없앤다. 마늘과 함께 비타민C의 산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작용을 한다.

김치의 질병 예방 효과
김치는 콜레스테롤의 체내 축적을 막아주며, 중금속이나 공해물질을 없애준다. 식이성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저칼로리 젖산 발효식품으로 장의 활동을 활동시켜 체내의 당류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저지방 식품인 김치는 동맥경화를 방지해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혈액이나 간 속의 지방을 줄여 비만을 막고 체내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변비, 설사, 당뇨병 등의 예방효과가 있다. 노화억제와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채소류에 많이 든 비타민C나 카로틴이 항산화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김치를 암환우들이 안 먹는다면 도대체 무엇을 먹고 건강을 회복할 것인가? 훌륭한 김치를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재료가 있다면 그것은 물이다. 수돗물을 써 김치를 담으면 맛이 달라진다. 이유는 수돗물 안에 녹아있는 염소성분이 유산균의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하기 때문이다. 김치를 담을 용기도 수돗물로 닦았다면 마른 수건으로 잘 닦은 후 잘 말린 후 김치를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간을 보호하는 발효 청국장

전통 청국장도 대표적인 항암식품이다.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완전한 비타민 B군의 공급원이다. 콩과 볏짚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Bacillus)라는 세균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콩 발효식품류 중 가장 짧은 기간(2~3일)에 완성할 수 있다. 청국장은 소화가 잘되며,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본래의 영양소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물질, 즉 항암 효과가 있는 점질물질 및 면역증강 효과가 있는 고분자 핵산, 항산화물질, 혈전용해 효과가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 등이 생겨난다.

원료 콩과 비교해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B1, B2, 니아신, 판톤텐산 등을 많이 가지고 있고 각종 효소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장내 부패균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억제함으로써 부패균이 만드는 발암물질이나 암모니아, 인돌, 아민 등 발암촉진 물질을 감소시킨다. 특히 비타민B2가 많아 간의 해독 기능을 돕는다.

비타민B2는 콩 100g당 0.3mg이 함유되어 있는데 삶으면 0.05mg으로 줄었다가 발효시켜 청국장으로 만들면 0.56mg으로 원래 콩보다 훨씬 급증한다. 또한 비타민B12는 채식으로는 섭취하기 힘든 영양소인데 유일하게 청국장으로 섭취할 수 있다.

청국장에 풍부한 비타민 B2가 당뇨병에 도움을 주는 반면에, 청국장의 레시틴은 인슐린의 분비를 왕성하게 해주고 혈관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며, 필요한 영양소가 신속히 몸의 구석구석에까지 운반되도록 한다. 사포닌은 혈액의 과도한 지방을 흡수, 배출하여 비만을 막아준다. 청국장에는 당분이 없고,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의 항산화물질 제니스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그 밖에 혈압강화 효과, 당뇨병 예방, 뇌졸중 예방, 빈혈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되었다.

또한 청국장은 소화촉진을 도와준다. 요구르트 등의 젖산균 음료의 균수와 비교해 보면, 1g의 청국장에는 10억 개 이상의 균이 있다. 이는 김치에 있는 유산균의 수와 거의 같은 수다. 반면, 유산균 음료 1g 중에는 100만 개의 균이 있다. 유산균 음료를 마실 것이 아니라 청국장과 김칫국물을 마시자. 30g의 청국장을 섭취하면 300억 마리의 유익한 세균을 먹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미생물에 의한 정장효과에 의해 청국장을 먹으면 변비와 설사를 동시에 막아주게 된다. 청국장에 풍부한 비타민B군(B1, B2, B6)이 간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모든 암환자에게 유익한 식품이다.

발효 간장

콩과 소금을 주원료로 하여 메주를 만들고,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액체를 간장이라 하고, 나머지 건더기가 된장이 된다. 간장의 ‘간’은 소금기의 ‘짠맛(salty)’을 의미하고, 된장의 ‘된’은 ‘되다(hard)’는 의미다. 간장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일뿐더러 오래도록 저장이 가능한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과학적인 식품이다.

요즘은 저염 된장, 간장의 개발과 아울러 보다 순수하고 유익한 미생물인 누룩곰팡이를 선택하여 발효를 촉진함과 동시에, 메주 만드는 기간을 단축하는 개량식 방법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소금에 비해 염기가 1/4에 불과하므로 성인병에 대하여 안전하며, 소금이 줄 수 없는 단맛과 쓴맛을 비롯한 다양한 맛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소금 대신에 발효간장을 이용하여 간을 맞추는 지혜는 모든 암환자 식단의 조리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발효 된장

간장, 고추장과 함께 중요한 장류 중 하나로 토착 조미료인 동시에 저장성이 우수한 식품이다.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 등을 주원료로 하여 발효·숙성시키거나 간장을 담그고 남은 메주 건더기로 만든다. 된장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동맥경화, 심장질환이 염려되는 사람도 먹을 수 있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해준다.

항암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간 기능의 회복과 해독에 좋고, 콩의 레시틴 성분은 노인성 치매,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다. 또한, 간 독성 지표인 아미노기 전이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가 발표되면서 간 기능의 회복과 간 해독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암환자가 된장과 관련하여 가지게 되는 염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염분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지나친 염분이 위암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된장에는 질산염 등이 많이 들어 있으며,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곰팡이독)이 생길 수 있다. 질산염이 장 내에서 변형된 형태인 아질산염은 발암물질이다. 그러나 된장에는 이소플라본, 제니스테인, 다이드제인 등 암 예방 물질이 풍부하다. 이런 항암 효과는 된장국 형태로 가열해도 80~90% 유지된다.

따라서 된장을 이용할 때 양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3년 이상 간수를 뺀 좋은 소금과 충분한 햇빛이 있다면 아플라톡신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정말 중요한 점은 이런 된장을 만드는 장인이 우리 주변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을 들여 장을 만든 분들의 제품을 정당한 가격을 지불할 줄 아는 국민이 많아져야 될 것 같다. 우리가 그 분들을 존중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정당한 값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추장

고추장은 콩으로부터 얻어지는 단백질원과 구수한 맛, 찹쌀·멥쌀·보리쌀 등의 탄수화물에서 얻어지는 단맛, 고춧가루로부터 붉고 매운맛,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간장과 소금으로부터는 짠맛이 한데 어우러진 조화를 잘 이룬 우수한 영양 식품이다.

고추장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B2, 비타민C, 카로틴 등과 같이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고추장은 특히 고활성의 전분 분해효소(amylase)와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 등의 작용으로 소화를 촉진해 준다. 입맛이 없을 때 고추장을 밥에 비벼먹기만 하여도 맛이 좋고 소화가 잘된다. 암환자가 고추장의 매운맛을 두려워하는데 이것은 전혀 고추장의 효과를 몰라서 생기는 오해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항균작용, 항암작용을 하고, 매운맛은 피부를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고추장의 연분이 ascorbie acid의 자동 산화 억제 및 증가를 도와준다. 고추와 고추씨의 함유성분인 capsaicin은 Bacillus subtilis균에 대한 항균 작용이 있다고 하며, 베타 카로틴,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된 고춧가루는 항돌연변이 및 항암작용이 있다.

고춧가루에서 추출한 회분은 aflatoxin B의 돌연변이 효과를 저해하며, 고춧가루는 건위제로 피부를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돕는 역할도 한다. 또한 자연에서 유래된 다양한 균종 속에 들어 있는 pediococcus, halopgillus, lactobacillus, delbruekii 속 등의 미생물은 정장작용 효과를 발휘하며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의 적당량 섭취 시 비위를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주기도 하며 땀이 나도록 하여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하여 감기 등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만약 암환자가 좀처럼 땀이 안 나고 몸이 무겁다면 고추장을 충분히 풀어 낙지볶음이나 불낙전골을 먹어보기 바란다. 낙지는 지방이 거의 없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원기회복에 좋다.

또 한편 고추장이 비만방지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최근의 연구발표도 있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capsaicin) 성분이 체지방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고춧가루 외에 고추장 재료인 메주나 숙성 때 생긴 성분이 체지방을 태운다고 한다.

낫도

낫도는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같은 것으로 일본에서 위생적으로 가공하여, 끓이지 않고, 생으로 애용하는 전통식품(일명 생청국장)이다. 낫도는 삶은 콩을 미생물(Bacillus)을 이용하여 발효시켜 숙성시킨 식품으로 식물성 치즈이며, 콩에 함유된 태양에너지를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식품 중의 하나이다.

낫도는 끈적끈적한 점액이 콩의 표면을 싸고 있으며, 그것을 저으면 끈적끈적한 점액의 부피가 점점 커지고 더욱 끈적끈적해진다. 그리고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낫도를 집어 올리면 그 부분의 점액이 마치 거미줄과 같이 늘어나 끌려 올라오는 실(絲)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낫도균에 의해서 콩(大豆)과 합성된 물질로 낫도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제조법에서 청국장은 발효한 후에 부재료를 혼합하여 항아리에 숙성을 하여 만드는 반면, 낫도는 용기(발효기계)에 삶은 콩을 닮고 낫도균(키나아제)을 순수하게 접종하여 용기포장을 하여 발효시킨다. 용도는 청국장은 주로 찌개용으로 사용하는 반면, 낫도는 밥과 함께 먹거나 간식용으로 생으로 먹는다. 낫도를 밥과 함께 먹을 때는 뜨거운 밥에 올려서 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얇게 썬 파와 유기농 유정란을 생으로 올리고 발효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그냥 먹는 것과 달리 곧 익숙해질 수 있다.

일본인들의 평균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길고 한국인들보다 뇌혈관질환이 3분의 1이나 적은 이유도 낫도 덕분이라는 시각이 있다. 낫도에는 핏속에 쌓이는 혈전을 녹이는 낫도카나제와 뼈의 밀도를 높여주는 비타민K가 풍부하며, 소화율이 85%로 높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애용된다.

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우유에 젖산균을 접종, 발효시켜 응고시킨 것이다. 비교적 새콤한 맛과 상쾌한 풍미가 있으며, 원료로는 우유 외에 염소젖, 면양유가 쓰이는데 소화를 도우며 정장 효과가 탁월하다.

본래 요구르트는 발칸지방, 중동 특히 동부 지중해연안 제국에서 제조, 음용되던 전통 식품이다. 러시아의 세균학자 메치니코프가 발칸지방에 장수국가가 많은 것은 요구르트를 꾸준히 마시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요구르트를 마시면 젖산균이 장내에서 독소를 생성하는 유해균을 억압하고 이 때문에 부패 성분의 발생·흡수를 억제한다고 하여 요구르트의 제조와 음용 방법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미국의 하우저는 요구르트의 중요성으로 젖산균이 장내에서 각종 비타민B를 만들고, 칼슘이 젖산에 녹아 흡수가 쉬워지며, 탈지유로 만든 것은 동물성 지방이 없으므로 비만 염려가 없고, 장내에 가스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면서 요구르트는 세계적으로 더 널리 보급되었다.

암환우들은 요구르트 제조기를 이용해 시판 우유를 사다가 직접 요구르트를 만드는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보호자들도 함께 가정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함께 먹으면 암환자가 가지는 부담감을 줄이는데도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요구르트를 장기적으로 섭취한 사람이 대장 용종의 발병률이 절반으로 낮다는 연구보고나 직장암이나 결장암의 빈도를 낮춘다는 연구보고가 의학계에 보고되었다.

발효 음료

내가 암환자에게 발효음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항암치료를 받고 온 암환자가 음식을 소화하지 못해 힘들어 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소화제를 처방하였으나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민간요법과 대체요법으로 치료하였더니 약간의 소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곧 다시 가슴이 답답해 힘들어 하였다. 그래서 병원의 조리장을 맡고 있던 자연식 전문가에게 상의하였더니 자신이 직접 발효시킨 매실발효액을 가져와 먹이게 하였다. 그랬더니 감쪽같이 소화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부터 나는 다양한 발효음료를 만들어 암환자에게 제공하였다.

병원에서 직접 만들었던 발효음료는 메실발효액, 쑥발효액, 솔잎발효액, 오가피발효액 등이었다. 그리고 산야초발효액은 따로 구입하여 제공하였다. 발효액은 야생의 자연에너지와 영양을 소실시키지 않고 가장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단맛을 싫어하는 분들을 제외하곤 모두 좋아하였다.

외국의 연구사례를 보아도 암환자들에게 충분한 소화효소의 제공은 삶의 질 개선과 생명연장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현대의학의 치료방법은 모두 다 인체의 소화기관을 공격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 중에는 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 되어 체증에 걸리는 분들이 많이 있다. 심한 경우는 입술이 파래지고 얼굴이 창백해져 응급실을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분들을 위해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수액을 놓아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단지 소화문제 때문에 면역력과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 암환자가 응급실에서 수일간 수액에만 의존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최첨단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이분들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하는 중에라도 기본 식사원칙을 잘 지키고 평소에 발효음료를 꾸준히 장복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증류수나 정수기는 가급적 피한다.

월간암(癌)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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