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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스스로 결정하세요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4월 08일 09:50분877,604 읽음

“나는 내가 다시 건강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바대로 행동할 것을 결정하였다.”

위의 문구는 사이먼튼 암(癌)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처음으로 하는 선서 문구인데 ‘결정선언문’이라고 합니다. 오른손을 들고 위의 문구를 스스로에게 선언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과 깨우침을 줍니다.
우리는 매순간 결정을 합니다. 지금 밥을 먹을 것인지,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먹을 것인지, 날도 흐린데 운동하러 나갈 것인지, 오늘은 쉴 것인지 등의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암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병원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지, 항암 치료를 더 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등의 생사의 갈림길에서의 결정도 합니다.

결정을 한다는 것은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여 이제 몸을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순간 결정을 합니다. 그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해야 될 결정과 좀 미루어도 될 결정이 있으며, 때로는 결정을 반드시 해야 하는데 아무 결정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지 않아도 자연이 저절로 결정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과, 숨 쉬는 것과, 임종을 하는 것 등입니다. 그 외 모든 것은 우리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내린 결정이 스스로 하는 결정이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결정이 내가 진심으로 원해서 하기보다는 남을 위해서 합니다. 어릴 때에는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를 위해서, 친구나 선생님을 위해서, 성인이 된 후에는 배우자나 자식을 위해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남을 위해서 내려야 되는 결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에도 그것이 진정으로 나의 결정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대부분 사회적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사회적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내려지는 결정은 나의 결정과 거리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결정은 심사숙고 한 후에 결정을 내리는데 반드시 지금 내려야 될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뒤로 미루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나 결정은 즉각적으로 하여야 하며 되도록 뒤로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오늘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결정하기 힘들다면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이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 어떤 문제에 대해서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두려움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의 결정이면 충분합니다. 내 정보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이것 말고도 더 좋은 방법과 더 빠른 치료 방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계속 미적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부족하더라도 즉각 옳다고 믿는 바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선택입니다. 지금의 결정이 시간이 흘러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된다면 그때 다시 새롭게 결정하면 됩니다. 우리가 내린 결정은 언제든지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즉각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어떤 정보나 치료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과 결정’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 자신에 대한 전적인 신뢰이며 내 몸에 대한 무한한 믿음입니다. 이렇게 결정하는 순간,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동시에 결정한대로 움직입니다. 부족한 정보에서 내린 결정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이유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결정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배고프면 사냥하고 졸리면 자는 행동 등 본능에 충실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입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본능적인 문제도 결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적인 동물답게 사회적인 지위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써야하며, 그에 따른 결정들을 하게 됩니다. 이 많은 결정 중에 나의 내면에서 열망하는 순수한 나의 결정이 얼마나 될까요?

내면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결정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스트레스를 동반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대부분 결정을 할 때마다 혹은 결정을 미루게 되면서 만들어지는 내면적인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암을 치료할 때 명상이나 심상요법 등이 도움이 됩니다. 남이 해주는 결정대로 따르는 삶은 나의 참다운 모습이 아니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왜곡된 모습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스트레스의 강도가 더해져 결국 몸과 마음이 지치고 병이 듭니다.

월간 암(癌)에서 매월 진행하는 “사이먼튼 암프로그램”의 모토는 “당신의 삶을 치유하라”입니다. 치유의 대상은 암이 아닌 바로 ‘삶’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주 생소한 프로그램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수많은 사례를 갖고 있는 과학적인 암치유 프로그램입니다. 첫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참여한 암환자는 각각이지만 병이 생긴 공통점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공통점을 파악하여 대처한다면 암이라는 병에 걸렸다 해도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바로 사이먼튼 박사가 말한 대로 “삶을 치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삶을 치유하는 가장 첫걸음은 위에서 말한 ‘결정선언문’대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건강에 대한 지식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 해도 지금 이 순간부터의 결정을 내가 온전히 하게 된다면 투병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됩니다. 더 늦기 전에 나의 내면에서 나오는 순수한 결정을 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월간암(癌)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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