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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희망을 건져내다 - 두번째 이야기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3월 30일 16:36분881,861 읽음

최근수(남, 74) 가명. 담도암

희망을 넘어 기적을 만들다
고민스럽고 두려웠지만, 기왕 선택했으니 한 번 해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를 위한 가족 최상의 배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죽을 때 죽을망정 해볼 건 다 해보고 죽자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일단 원장님께서 하란 대로 하기로 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집도 못 잊어서 입원은 힘들고 집에서 치료하기로 했다. 입원해서 맘 놓고 있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우리 집도 시골인지라 물 좋고 산 좋고 공기도 좋아 안성맞춤일 거란 생각도 들었다.

집에 와 보니 내 전 재산이나 다름없던 벌통들이 몇 통 안 남았다. 이미 상의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나마 몇 통도 내가 부탁해서 남겨놓은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내게 남은 마지막 잎새 같은 것이었다.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누굴 원망하겠는가! 건강해져서 다시 예전처럼 벌통 수를 늘리리라 마음먹었다.

집에 온 날부터 탕약과 쑥뜸, 죽염, 마늘, 청국장 등 시키는 대로 열심히 먹었고 내가 직접 생산한 무공해 꿀과 프로폴리스를 병행해서 복용했다. 탕약과 마늘 복용을 조금씩 늘려갔고 특히 마늘은 독성이 있어서 구워서 죽염을 찍어서도 먹었고 다량을 먹기에 좀 버거워 마늘을 살짝 삶아서 꿀에 섞고 청국장과 같이 먹으니 마치 빵의 앙꼬처럼 먹기도 좋았고 질리지도 않았다.

죽염은 음식을 먹을 때 항상 같이 먹었지만 아예 장을 담글 때 메주와 죽염 20병을 섞었고 고추장도 마찬가지로 10병을 섞어서 담갔다. 모든 음식의 간은 죽염으로만 맞췄다. 또, 아내와 아이들과 상의해서 일명 <필생 건강회복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매일 매일 그대로 실천을 했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 간

실천사항 및 식단

비 고

기상 후

프로폴리스 복용

*건강을 회복하는 최고의 비결은 밝고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좋은 것만 바라보시고 좋은 것만 생각하시고 마음속의 모든 욕심 또한 다 버리시고 모두 다 용서하세요!

*운동 꼭 열심히 하세요!

5:00

탕약 복용 후 운동

6:30

녹즙

8:00

아침식사 후 운동

9:30

약차 마시기/쑥뜸

11:00

청국장/마늘/간식/약차 마시기

12:30

점심

13:00

탕약 복용 후 운동

14:30

약차 마시기

16:00

청국장/마늘/간식/약차 마시기

17:00

도라지 물

18:30

저녁식사 후 운동

20:30

약차 마시기

21:00

탕약 복용

취침 전

프로폴리스 복용

몇 달을 열심히 실천했다. 약이 떨어질 때면 민속한의원에서 약이 왔고 그 외 보조식품과 아울러 열심히 먹고 운동했다. 아내는 회사에 다녔는데 퇴직하고 내 병간호에만 매달렸다. 또한, 들에서 요즘은 그리 흔하지 않은 돌나물을 캐다가 솔잎과 섞어 즙을 만들어 주었다. 5개월간을 그리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세월이었다. 나도 애썼지만 내 아내가 참 애썼다. 너무 고맙다.

민속한의원을 이용한 지 5개월쯤 지났을 무렵 가족들은 방사선과에서 사진을 찍어보자고 했다. CT를 찍고 결과를 보시는 의사선생님 표정이 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좋아진 것 같다며 MRI 촬영을 해보잔다. 기다려서 찍고 또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도 길게만 느껴진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결과가 나왔단 말에 잔뜩 긴장하고 들어갔다. ○○○병원에서 수술 후 찍었던 사진과 번갈아 가면서 보시더니 깜짝 놀라신다. “암세포가 안 보이네요. 이런 경우는 저도 본 적이 없어요. 저도 믿을 수가 없네요. 이건 기적이네요.”

1년 살기도 어렵다던 내 몸속에서 암세포가 사라졌단다. 절대 안 죽고 날 괴롭힐 것만 같았던 암세포가 안 보인단다.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다시 물어도 똑같은 대답이었다. 그제야 그동안 꾹꾹 참았던 한 맺힌 눈물이 솟아났다. 너무 기뻐서 나도 울고 아내도 울고 아들도 울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 같았던 그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두어 달 후에 다시 한 번 사진 찍어보고 싶다는 의사선생님의 기분 좋은 말을 뒤로하고 나왔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병원에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채혈을 했고 일주일 뒤 담당교수님을 만났다. 차트를 보시고 나를 보시더니 반가운 얼굴로 “그간 어느 병원 다니셨어요?”하신다. 혹 또 나쁜 말이 나오면 어쩔까 하는 걱정으로 바라보았고 그간의 상황을 말씀드렸다. 표정이 약간 놀라는 듯 굳어지는 듯하다. 그분 말을 안 듣고 한방치료를 한 데 대한 불쾌함도 섞여 있었을 것이다. 이해할 것도 같다. 처음 한방치료를 시작할 때 나 자신도 그랬으니까!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하신다. 배의 수술자국을 보시더니 왜 이렇게 피부가 검으냐기에 쑥뜸을 해서 그렇다고 했다. 그나저나 많이 좋아져서 기쁘다고 하신다. 좀 미안한 마음이 생기긴 했다. 3개월 후 다시 외래진료를 갔더니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시며 거의 완치됐으니 앞으론 6개월에 한 번씩만 오라 하신다.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그 후로 6개월마다 외래진료를 하고 있고 그때마다 이상 없다는 기분 좋은 소견을 듣고 있다.

당신도 암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백신은 “희망”입니다!
암 진단을 받은 지 3년이 되어간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내겐 참으로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나의 ‘마지막 잎새’였던 벌통들은 어느새 예전 상태로 늘어났다. 나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있다. 암은 완치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만큼 사후 관리가 중요하단 얘기일 것이다.

다 나았다고 사후관리에 소홀하다가 재발 또는 단시간에 사망하는 분들을 여러 명 봤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지금도 어김없이 ‘건강회복 프로그램’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며 산다. 식이요법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리할 것이다. 나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누라 등쌀에 어렵게 다시 찾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귀찮을 만도 하건만 정성스레 잊지 않고 챙겨주는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

1년이면 12만 명이 새로이 암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암을 만성질환이라고도 한다는데 그건 이 고통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어차피 생긴 질병이라면 약해지지 말고 독하게 이겨갔으면 좋겠다. 겪어보니 “암은 죽여 없애는 게 아니고 잘 구슬려서 다스려야 하는 질병”이라고 하신 민속한의원 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내 몸에 암세포가 침투해 있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괴롭고 싫겠지만, 어차피 내 몸에 들어왔으니 한 집 식구라는 마음으로 더불어 살면 암세포는 더는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라고 TV에서 봤던 어떤 분의 말씀도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님을 알 듯하다.

내 경험으로 자신하건대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의 백신은 ‘희망’과 ‘긍정’이라고 생각한다. 희망과 긍정의 마음으로 자신을 더욱 사랑한다면 머지않아 수많은 분들이 내가 그랬듯 “기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월간암(癌) 201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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