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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근에 생명을 살리는 느릅나무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3월 11일 13:40분899,789 읽음

사진과 글 · 전동명 | 약초연구가,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장(//www.jdm0777.com)

쌍떡잎식물 쐐기풀목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 교목으로 춘유(春楡) 또는 가유(家楡)라고도 하는데, 높이는 20m, 지름은 60m이며, 나무 껍질은 회갈색이고, 작은 가지에 적갈색의 짧은 털이 있다. 봄에 어린 잎은 식용하며 한방에서 껍질을 유피라는 약재로 쓰는데, 치습·이뇨제·소종독에 사용한다. 목재는 건축재·기구재·선박재·세공제·땔감 등으로 쓰인다. 봄에 어린 잎은 식용한다. 한국·일본·사할린·쿠릴열도·중국북부·동시베리아에 분포한다.

항암작용을 하고 구황작물인 느릅나무
느릅나무속은 전 세계에 약 2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6종이 분포되어 있다. 종류를 보면 당느릅나무, 느릅나무, 난티나무, 왕느릅나무, 큰잎느릅나무, 참느릅나무, 비술나무가 있다.
높이가 20~30미터까지 자라며 산골짜기 축축한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진한 회색이고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가지에 코르크의 돌기가 발달한 것을 ‘혹느릅나무’라고 부른다. 개화기는 3~4월이고 결실기는 5~6월이다.

느릅나무는 매우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줄기껍질 및 뿌리껍질을 유백피, 잎을 유엽, 꽃을 유화, 열매 또는 종자를 유협인, 열매를 발효시켜 가공한 것을 무이, 느릅나무 열매를 밀가루로 만든 장을 유인장, 열매를 면국(면과 누룩) 등과 함께 가공하여 만든 것을 무이장이라고 하여 모두 약용한다.

느릅나무 뿌리를 유근피, 느릅나무의 열매를 무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유근피(楡根皮) ; 느릅나무뿌리껍질
느릅나무의 뿌리껍질을 말린 것이다. 이른 봄과 가을에 뿌리를 캐어 물에 씻은 다음 겉껍질을 버리고 속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부종을 내리며 대변을 통하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앤다. 부종, 소변불리, 변비, 해소, 옹종, 단독, 유선염 등에 쓴다. 하루 12~30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무이(蕪荑); 느릅나무열매
느릅나무의 익은 열매를 말린 것이다. 이른 여름 열매가 노랗게 익어 저절로 떨어지기 전에 털어 모아서 며칠 동안 쌓아두어 발효시킨 다음 햇볕에 말린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평하다. 살충하고 풍습을 없앤다. 하루 5~9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환을 짓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비위가 허약한 환자에게는 주의하여 써야 한다.

느릅나무에 대해서 안덕균 씨가 쓴 <한국본초도감>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유백피; 느룹나무과의 비술나무, 느릅나무의 나무껍질과 뿌리껍질
소변을 잘 못 보고 때로는 통증을 느끼며 소변에 피가 섞이고 몸이 붓는 증상을 치료한다. 종기, 악창, 옴, 버짐, 단독(丹毒) 등에 내복하거나 외용한다. 민간에서는 암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느릅나무의 줄기 껍질 또는 뿌리껍질인 유백피는 봄 또는 8~9월에 오래된 가지를 잘라내고 내피를 벗겨 햇볕에 말린다.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자궁수축, 등에 생긴 종기, 각종 암(자궁암, 유방암, 위암, 간암 등), 단독(丹毒), 옴을 치료한다. 하루 6~11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혹은 갈아서 복용한다. 외용약을 쓸 때는 달인 물로 씻거나 짓찧어 바르거나 가루 내어 개어서 바른다.

느릅나무 잎을 유엽이라 하는데 <본초강목>에서는 “느릅나무잎을 햇볕에 말려 가루를 낸다. 이 가루를 묽은 소금물에 섞어 불에 쬐거나 햇볕에 말려 반찬과 섞어 먹으면 매운맛이 수기(水氣)를 내려 보낸다.”라고 적고 있다.
주의사항으로는 낙태될 수 있으므로 임산부는 복용을 금한다.

느릅나무의 열매인 유협인은 맛은 약간 맵고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능이 있다. 부인의 백대하, 축농증, 중이염, 위장에 종양 같은 응어리가 생긴 통증, 복부에 생긴 암, 위암 등을 치료한다. 하루 6~11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환을 만들어 먹는다.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위암에 느릅나무를 사용했었는데, 최근에 느릅나무가 각종 암 특히 위암, 자궁암, 유방암, 복수를 동반한 간암에 효험이 있다고 밝혀져 항암약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귀중한 구황식물이자 가정상비약으로 활용
느릅나무는 우리 민족이 흉년이 들 때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는 귀중한 구황식물이었다. 나무줄기 껍질이나 뿌리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놓으면 코처럼 끈끈하면서 흐물거리는 액이 생기는데 그것을 먹을 수 있으며, 솔잎의 변비를 막는데 유백피를 우려낸 물을 섞어 변비를 해소하는데 썼다고 알려준다.

분말을 만들어 쌀과 섞어 죽, 떡, 전병, 술, 간장 등을 만들어 먹는다. 어린 싹은 나물로 국에 넣어 먹으며 밥에 섞어 먹든지 가루를 묻혀 튀김도 만들어 먹으며, 유엽병(楡葉餠)이라고 하여 어린 싹을 찹쌀가루나 밀가루와 섞어 느릅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씨는 날개와 외피를 제거하고 볶아서 깨소금처럼 양념으로 쓰기도 하였고, 7할 정도 여물었을 때 따서 조림도 만들고 가루를 묻혀 떡을 만들어 먹었으며 때로는 느릅나무 가루를 접착제로서 기왓장이나 돌을 붙이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어린 가지의 속껍질은 질긴 섬유질로 되어 있어서 대마의 대용으로 쓰거나 새끼를 꼬아 짚신을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북한의 평북, 함경도의 산간벽지에서는 온돌에 까는 깔방석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느릅깔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느릅나무는 물속에서 잘 썩지 않는 내휴력이 있어 선박재나 교량재로 귀히 쓰였으며 영국의 브릿지나 런던브릿지의 교량재가 느릅나무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관을 만드는 나무로도 쓰여 장례의 나무로도 불린다.

느릅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산골짜기, 도랑가 습지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나무껍질이나 뿌리껍질을 평소에 채취하여 잘 말려놓았다가 가정상비약으로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월간암(癌) 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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