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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투병수기[투병이야기] 사구체신염에서 위암까지 ② 47번째 생일을 감사하며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7월 14일 13:22분883,421 읽음
이종숙 | 위암
◆ 마흔일곱 번째 생일을 맞는 나의 마음
수술 후 의사선생님은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하였지만 남편과 저는 암과 관련된 책을 읽고 인터넷의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항암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자연치유 요법으로 내 몸 자체의 면역을 높여 스스로 암세포를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항암치료 없이 수술 후 8일간의 입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퇴원 후 집에 돌아오니 마음도 편하고 환경도 안정되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금방이라도 기운을 차리고 수술하기 이전과 같이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집 근처 들판이나 야산을 걸으며 운동도 하고 책을 읽으며 터득한 식이요법을 위해 남편의 주문에 따라 어머님과 동생이 갖가지 만들어 주는 자연식 음식도 잘 먹어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위를 60% 이상을 절제한 상태에서 생각처럼 음식을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많이 먹으면 속에서 부대끼고 덤핑증후군증상이 와서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가 되고, 열심히 먹은 음식을 토해버리는 날이 많았고 뿐만 아니라 먹는 양이 너무 적다 보니 변비가 심해져 힘들거나 때로는 탈이 나서 설사가 심해지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가 되니 나의 몸은 건강해지기는커녕 점점 야위어 입원 당시 68kg이었던 체중이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43kg까지 줄어들었고 하루 중 대부분 기운이 없어 누워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급기야 영양실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빈혈로 인해 자주 어지러웠고 어느 날인가 거울 속에 있는 나는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이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피부는 거칠고 탄력을 잃어 하루가 지날수록 늙어가는 것이 여실히 보였고, 늘 입안이 헐고 잇몸은 약해져서 이가 흔들리다보니 금방이라도 빠질 것 같았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치과를 찾으니 잇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풍치가 되어 이가 저절로 빠질 것이며 그 후에는 틀니를 할 수밖에 없다 시며 영양제를 먹어 영양을 보충하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퇴원할 때 자연요법으로 면역력을 키워 암과의 전쟁에서 멋지게 승리의 깃발을 꼽겠다는 야심찬 포부는 온데간데없고 허물어지는 건강 앞에 저와 남편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퇴원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들을 보충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약국에 가서 천연 성분으로 된 여러 가지 비타민제와 조혈제 등을 사와서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영양 보충제를 먹을수록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면서 몸의 상태는 더욱 안 좋아지기 시작하였고 심한 안구건조증으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아프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자가면역 결핍이 원인이 되었는지 갑상선 항진 증세가 심해지면서 몸은 처지고 신경은 날카로워져서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버겁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의 면역체계가 큰 혼란을 겪는 상태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자궁암 정기검진에서 자궁에 변형세포로 의심되는 것이 발견되어 정밀 검사를 하자는 청천병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우리 부부는 이러다 자궁암까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불안과 걱정으로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져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새벽마다 하나님께 나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고 남편은 다시 암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저는 저 나름대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용기를 내 병마와 싸우기 위해 낮에는 찬양하고 들길을 걸었고, 밤에는 학교운동장을 걸으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하고 내속에 깊이 감추어 놓았던 슬프고 속상했던 마음, 미워했던 마음, 염려되고 두려운 마음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 하나님께 또박또박 소리 내어 기도로 솔직한 내속의 나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내속에는 또 다른 내가 살고 있었습니다.이렇게 하나님과 대화하며 운동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안해지고 마음속에 쌓여있던 더러운 쓰레기를 청소한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면서 깊은 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났을 때 남편은 자연 식이요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해 보자며 암을 이긴 사람들 중에는 복잡한 생활환경을 떠나 자연과 가까운 곳으로 들어가 생활하며 생채식과 녹즙을 먹은 사람들이 많으니 이제부터 집과 아이들은 신경 쓰지 말고 좋은 요양시설에 가서 생채식과 녹즙으로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직 어린 아이들을 놔두고 집을 떠나기는 마음이 허락지 않아 집에 있으면서 식이요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어머니께서는 식사 외에도 집에서 옛날식으로 직접 두부와 ,묵, 떡 등을 만들고 과일과 무, 고구마, 감자, 토란, 당근, 마, 오이 등 밭에서 직접 기른 먹거리들을 한입 크기로 준비해 집안 곳곳에 담아놓고 오며 가며 수시로 먹을 수 있도록 손이 닿는 곳에는 늘 먹을 것이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니 하루 종일 조금씩 먹으며 위에 무리가 가지 않았고 먹는 양도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유기농 채소로 녹즙을 준비했습니다. 바쁜 중에도 매일매일 신선한 유기농 채소 구입부터 녹즙을 짜기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들어 주는데 막상 먹으려 하면 비릿한 풀 냄새와 역한 맛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버릴 때가 많아 미안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이렇게 온 가족이 너무 고생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건강은 빨리 회복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이 염려가 되었는지 해외에 있는 거래처 바이어들에게 아내가 위암 수술한 것을 알리며 암 치료와 건강회복에 도움이 될 것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 일본의 거래처 사장님께서 청즙 청록소를 보내주시면서 일본에서는 많은 암환자들이 청즙을 먹고 좋은 효과를 보고 있고 실제로 본인 자신도 청즙 청록소를 먹으면서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이 들어서까지 일을 할 수 있다며 추천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보기에는 채소를 분말로 갈아놓은 것 같아 일본 거래처 사장님께서 그렇게 자신 있게 추천하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녹즙을 준비하느라 애쓴 남편과 비릿한 풀 냄새와 역겨운 맛 때문에 먹기 어려웠던 녹즙을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어 마셔보니 청록소는 고급 녹차보다 더 부드럽고 맛있어 먹기가 좋았습니다. 암환자에게 녹즙은 하루 1,000ml 이상을 마셔야 한다는데 한 잔 짜서 먹기도 힘든 것을 청록소를 2~3포를 먹으면 되고, 그 양이 녹즙으로 치면 1,500ml 정도라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간편하고 맛도 부담이 없어 매일매일 편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청록소를 2개월 이상 먹으면서 식이요법과 운동, 기도를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편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누워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거울에 비치는 얼굴이 예전과는 달리 초췌하지 않고 생기가 있어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교회에 가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예뻐졌다, 좋아 보인다 하며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보이는 것뿐 아니라 몸에도 실제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첫째로 안구건조증으로 늘 빨갛게 충혈 되어 아팠던 눈이 어느새 맑아지고 통증도 없어졌고, 술술 빠지던 머리카락이 덜 빠지면서 잔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나기 시작했습니다. 늘 헐어있던 입안의 염증이 사라지고 잇몸이 약해 혀로만 밀어도 밀리던 이들이 단단해져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현재 저의 잇몸이나 이는 염증 없이 아주 단단하게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답니다.더 놀라운 변화는 자궁에 생겼던 변형세포가 지금은 없어져 6개월마다 받던 검사도 지금은 1년에 1번씩 검사하고 있고 갑상선 항진증도 많이 좋아져 약도 안 먹어도 될 정도가 되었고 위암 수술 후 3번째 검사 때까지 위 절제 후 남아있는 부분에 염증이 있어 조직 검사를 해왔는데 4번째 검사에서는 위에 남아있던 염증이 많이 없어져서 조직 검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내 몸이 새로워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건강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점점 약해지던 모습에서 이제는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수술이전 보다 더 예뻐진 모습으로 활기차게 남편의 사업을 도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현대인들 대부분이 식생활에서 영양균형이 깨진 것이 원인이 되어 암이나 당뇨, 고혈압, 아토피, 심지어는 ADHD 같은 정신질환까지 생기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동안 아마도 저의 식생활에서 채소가 많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어딘가에는 저처럼 간편한 방법으로 녹색채소의 영양소만이라도 충분히 섭취하면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하게 살 수 있을 사람들도 많을 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부디 희망을 잃지 말고 너무 조급하게 암만을 없애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나무에 물을 주고 정성껏 보살피듯이 무심했던 우리의 몸에 정성을 쏟고 힘을 길러주면 암은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저와 같이 건강해 지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하며 지금의 자리야말로 가장 행복하고 꼭 있어야 할 나의 자리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월간암(癌) 200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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