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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투병수기[투병 이야기] 김경희의 간병기 ⑩ 깊어지는 병, 꺼지지 않는 배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6월 09일 16:19분882,649 읽음
김경희(44)|미용업. 야생화사진.
남편(48)|혀암. 식도상피내암. 위상피내암. 간암. 간내담도암. 비장비대증. 간섬유종. 간세포암.이 글은 2년 동안 암에 걸린 남편과 함께 생명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기록들입니다.
간병기를 쓴다고 하나 아내입장에서 쓰다 보면 이야기가 자꾸 곁가지로 빠지지나 않을까 겁이 납니다. 병은 늘 예고가 있었는데 그냥 지나쳐버린 내 무지까지 들추어내야 하기에 힘든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나와 같은 사람, 우리 부부처럼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장두석 선생님을 만나서 무사히 입소를 했고 저는 가게로 돌아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지요. 처음에 한두 번씩 연락이 오더니 점차 돈이 필요할 때에만 전화합니다. 무엇을 사야 한답니다. 남편이 볼 때 전부 다 필요한가 봅니다. 이것저것 다 필요하다고 합니다. 상쾌효소와 팔곡가루, 유산균제제,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제 생각엔 다 필요 없어 보이는데…. 포기하지 않는 남편과 입씨름을 해야 했습니다.입소 비용도 겨우 마련했는데 남편 욕심껏 사주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아쉬운 대로 한 80만 원 정도 물품을 샀고 나머지는 정신교육을 하자고 했습니다. 단식을 하면서 합장운동, 붕어운동, 풍욕도 하고, 시간마다 선생님들의 강의, 그리고 장두석 선생님의 정신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퇴소 후 남편은 하늘을 나는 듯 가볍고 속을 비우니 신선이 부럽지 않다고 합니다. 8일 단식 후 보식을 배로 해야 한다고 해서 16일을 죽과 녹즙으로 하기로 하여 주변에서 도와주고 저도 한 삼일 머물면서 남편을 도왔지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남편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어찌하여 병은 남편의 모든 것을 지배하려고 드는 걸까. 그 뒤 잘 지낼 것 같은 남편은 며칠 안 되어 전화가 왔습니다. 큰일 났다고 합니다. 망설이며 하는 말이 배가 또 나왔는데 이제는 발까지 퉁퉁 부었다네요. 보식하는 내내 복수는 나타나지 않았고 혈액 순환도 잘 되었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피부에 윤기가 돌고 좋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을 알 수가 없었는데 뜻밖에도 엉뚱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남편은 마그밀을 쭉 먹고 있었고 (신장애자, 설사환자, 고마그네슘혈증 환자에게는 좋지 않음) 미네랄 워터를 만들어 먹었다고 하네요. 아는 분이 가져온 책에 나와 있는데 죽염과 물을 섞어 마시는 것인데 온몸에 염증을 다스려 준다고 했답니다.
남편의 한쪽 다리는 코끼리 다리요, 다른 쪽 다리는 조금 덜 하지만 마찬가지였지요. 손으로 살을 눌러보니 들어간 자리가 그대로 푹 파인 채이고 살빛은 한참 지난 후에야 돌아옵니다.
급한 마음에 우선 호박을 고아서 마시게 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비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솔잎 1킬로 200그램에 엉겅퀴 600그램, 뽕잎 1킬로 200그램, 양파 20킬로를 구해 여기에 물을 넣지 말고 고라고 합니다. 호수에 있는 섬에 가서 옆방 아줌마랑 솔잎을 따고, 교회 옆 야산에서 엉겅퀴를 구하고, 집 옆에서 꾸지뽕잎을 따서 주인집에 부탁해서 달여 달라고 했습니다.
그 사이 남편은 냉온수로 몸을 제독하고 관장하고 비파찜질을 했지요. 일단 발의 붓기는 빠르게 빠졌는데 배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그즈음 암환자지원센터에서 캠프를 남편이 묵는 <가고파라>산장으로 가고 싶다고 하여 실장님과 함께 남편을 보러 갔습니다. 실장님과 동행한 분은 이엽 선생님으로 대체의학에 밝은 분이셨습니다. 또 귀한 분이 남편 곁으로 다가왔지요. 남편에게 죽염을 함부로 먹지 못하게 하고 집에서 담근 발효간장을 쓰도록 했습니다. 녹즙거리를 준비하며 친정아버지를 만나 남편 상태를 물어보았더니 답을 쉬이 안 주십니다.
한숨만 쉬시더니 포기할 수는 없지 않으냐, 다시 길을 찾자, 사람 목숨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라는 말만 하셨지요. 친정을 뒤로하고 남편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찌합니까. 별스럽지 않게 남편에게 말을 건넵니다. 또 고비네? 응. 같이 또 넘자. 응.
저녁에 올라오기 전에 이엽 선생님께 환자에게 마음가짐이나 식이요법의 중요성, 제독이 왜 필요한지를 잘 좀 알려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저와 실장님은 산장에 있는 작은 찜질방에 누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며 들려오는 계곡 바람 소리와 산에서 내려오는 향기에 흠뻑 취했습니다.
밤이 깊어 남편과 헤어져 올라오는데 마음은 스산했지만,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동행이 있어 밤 운전이 피곤한지 몰랐지요. 그다음 주에 가보니 복수는 80% 정도 빠져 있었고, 몸이 많이 가벼워 이제는 산에 올라갈 수 있다고 했지요. 그러나 그 말은 저를 안심시키려고 한 말이었고 실제는 단 한 번도 계곡에 몸을 담근 적이 없었습니다. 낙엽이 썩어서 흘러서 물이 좋지 않다, 산 위에 소 똥물이 내려온다, 물이 좋지 않다는 등의 남편 변명에 산꼭대기에 가서 짚어 내려오니 자연 정화가 충분히 잘 되어 물이 깨끗했지요. 남편은 두려움 반, 겁 반으로 피하고만 싶어 했습니다.
저는 억지를 써서 남편을 계곡까지 데리고 와 물에 몸을 담그게 했습니다. 날이 더운데도 남편은 너무도 춥다합니다. 옷을 벗기고 남편의 고환을 보니 복수 상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구나 싶은 맘이 듭니다. 막상 계곡 물에 몸을 담그고 보니 무척 좋아합니다. 남편 별명이 물개인걸요. 이리 좋은 것을 왜 하지 않았을까 하며 물속에서 시원하고 좋다며 놉니다. 늘어졌던 고환도 다시 탱탱해졌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물 밖으로 나와 햇빛에 몸을 말리고는 건포 마사지를 시키고 다시 물에 잠수, 다시 햇볕을 쬐고 건포 마사지를 반복하다가 돌아와서 호법을 했습니다. (호법- 네발로 엎드린 상태에서 걷기)
문제의 복수. 사라지는 듯하지만, 또 언제 나타날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산에는 산딸기, 버찌, 복분자까지 가득하고 남편은 산에서 나는 열매로 끼니를 채워간다는데 이번 복수는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배가 영 꺼지지 않을 때면 일부러 완행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아서 온다고 하네요. 신장 기능을 좋게 하는 것도 안 듣고, 무엇을 해도 쉽지 않았지요.
모든 사람들이 긴장하기 시작했고, 남편은 안으로만 꼼짝하지 않고 자신을 가두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방문을 거의 열지 않고 밖에 잘 나오질 않아서 주인 부부의 애간장을 태웠지요. 시간을 흘러 열매는 거의 시들어가고 암환자 캠프가 있었지요. 그곳을 다녀오신 분이 저를 붙잡고 독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리 혼자 두느냐고 핀잔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주인아저씨가 산에서 삼을 캐왔는데 가족삼입니다. 무척 많이 캐서는 저보고 빨리 와서 보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좋은지 어떤지 한번 봐 달라시는데 제가 볼 때는 매우 좋았지요. 지나가는 말로 우리 남편 한 뿌리라도 먹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며칠 뒤에 삼이 우리 남편 몫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사람이 와서 삼 감정하기를 660만 원이 나왔다는데 주인아저씨가 넘기지를 못했습니다. 뒷방에 있는 우리 남편이 영 걸려서요. 우리가 언제 돈 보고 살았나, 우리 집에 환자가 있는데 환자가 먹는 게 좋지 않겠나 하고 두 분이 상의하셔서는 이른 아침에 연락이 왔습니다.
돈을 안 받기도 그렇고 그냥 드리기도 그렇지만 남은 더 못 주겠노라 시며 알아서 값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기뻤지만 돈이 없었지요. 솔직하게 돈은 없지만 삼은 남편에게 먹이고 싶다, 외상으로라도 주면 잘 먹고 돈은 나중에 갚겠다고 했습니다. 다섯 뿌리를 받고 남편은 감격하여 금식을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진심으로 감사하며 잘 먹었지요. 남편은 한 뿌리는 친정아버지 드렸다고 합니다. 그동안 당신 간병에 아버지도 지치셨을 거라고요.
그런데도 배는 쉬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삼 덕분인지 주위 사람들의 정성때문인지 기운은 맑아지고 눈빛도 선명해져 갔지요.
월간암(癌) 200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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