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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을 다스리는 제비꽃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3월 13일 14:58분885,915 읽음

**각종 암 및 염증을 다스리는 제비꽃

제비꽃과의 제비꽃은 들의 양지쪽 풀밭 혹은 산비탈에서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제비꽃과는 16속 850종의 식물이 열대와 아열대, 온대에 퍼져 있으며, 제비꽃속은 전 세계에 약 400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속 약 64종 이상, 9변종 이상이 분포되어 있다. 현재 원예종으로 개발된 종류가 많으며 외래종까지 꾸준히 들어오기 때문에 이들이 야생으로 계속 번질 때 그 종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추리해 볼 수 있다.

제비꽃은 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잎이 모여 나 옆으로 비스듬히 퍼진다. 잎은 세모진 달걀형이며 잎자루 위쪽에 날개가 있고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4~5월에 뿌리잎 사이에서 5~20cm 높이의 꽃줄기가 모여 나, 그 끝에 짙은 자주색 꽃이 옆을 향해 핀다. 맨 아래쪽 꽃잎 안쪽에는 흰색 바탕에 자주색 줄무늬가 있다. 삭과 열매는 익으면 3쪽으로 갈라지면서 씨가 튕겨나온다. 개화기는 3~5월이고 결실기는 5~8월이다.

제비꽃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제비가 올 때쯤 꽃이 핀다고 하여 ‘제비꽃’, 꽃모양이 아름다워서 ‘물찬제비’와 같다는 뜻에서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또, 이 꽃이 필 때쯤 오랑캐가 쳐들어 왔다고 해서 ‘오랑캐꽃’, 이른 봄에 어디에서나 어떤 땅에서도 거친 오랑캐와 같이 야생으로 피기 때문에 ‘오랑캐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병아리꽃’이나 ‘앉은뱅이꽃’은 식물체가 앙증맞고 작고 귀엽다는 데에서 얻어진 이름이며, ‘장수꽃’은 제비꽃이 놀이감으로 쓰였던 시절 고사리처럼 굽은 꽃 모가지를 마주 걸어서 양쪽에서 당긴 다음 먼저 목이 끊어지는 편이 지는 놀이에서 유래하였고, ‘씨름꽃’은 제비꽃이 길게 줄기가 올라온 것을 두 사람이 손으로 서로 어긋나게 걸어서 잡아다녀 줄기를 끊는 놀이에서 유래한다.
‘외나물꽃’이라는 유래는 어린잎을 나물로 이용한데서 유래되었으며, ‘반지꽃’은 꽃 밑에 붙은 줄기를 자른 다음 꽃대를 꽃 안에서 거꾸로 통과시켜 친구의 손가락 굵기에 알맞은 꽃반지를 만들어 끼워준 데서 이름하였다.

중국의 <수식거음식보>에서 여의초(如意草)라는 이름이 있는데, 제비꽃이 긴 줄기 끝에서 굽어 있는 모습이 마치 물음표(?) 머리같이 생긴 것을 여의(如意)에 비유한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본래 여의(如意)는 가려운 등을 긁을 때 쓰던 도구로 내 맘대로 어디든 척척 긁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뜻은 “만사가 생각대로 된다.”라는 것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화에 그려진 ‘제비꽃’도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길 축원하는 상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제비꽃을 자화지정(紫花地丁)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약초의 꽃이 자색이고, 줄기가 마치 단단한 못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남산 제비꽃은 우리나라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비꽃은 봄철에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며 식용, 약용, 아로마테라피, 조경, 허브 가든, 향료용으로 예로부터 이용되어 왔다. 잎은 초산을 매염제로 하여 황록색의 염료로 사용하여왔다. 제비꽃과 식물의 뿌리에는 사포닌이 있으며 살리실산, 메틸 배당체, 적은 양의 알칼로이드가 있는 것도 있다. 잎과 꽃에 정유가 들어 있어 향료로 쓰는 식물도 있다.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사향제비꽃에는 정유가 들어 있다.

제비꽃은 5~8월에 채취하는데 열매가 성숙하면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채취하여 흙을 털어 버리고 햇볕에 말린다. 미구대는 봄과 가을에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것을 그대로 쓴다. 화남용담은 봄, 여름에 채취한다. 꽃이 피면 전초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우리 약초를 지키는 생활한방>에서는 제비꽃의 성분에 대해 “특히 제비꽃잎에는 비타민 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그 양은 오렌지의 4배”나 된다고 적고 있다.
제비꽃의 맛은 쓰고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심, 간, 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습을 수렴하며 해독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억균작용, 소염작용, 청열작용, 항균작용, 부스럼, 화농성피부질환, 림프의 순환 촉진(임파선염, 임파선 결핵), 악성종양(각종 암, 위암, 후두암, 내장장기암 등), 독사에 물린 상처를 치료한다.

하루 19~37.5g, 신선한 것은 75~113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찧어서 즙으로 하거나 갈아서 분말로 쓴다. 외용 시 찧어서 바른다. 또는 끓여 졸여서 고제(膏劑)로 하여 붙인다.

주의사항으로 체질이 허한(虛寒)한 사람은 복용을 금한다.

제비꽃에 관해서 북한에서 펴낸 <항암식물사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제비꽃 전초는 위암을 비롯한 내장 장기암에 쓴다. 이때에는 제비꽃의 마른 전초 6∼15g을 하루 양으로 하여 물에 달여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제비꽃의 잎과 줄기를 짓찧어 종창에 붙이면 잘 낫는다.”

제비꽃의 일종인 향제비꽃을 암에 쓴다. 향제비꽃의 뿌리에는 약간의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으며 전초에는 정유, 카로틴, 아스코르빈산, 사포닌 등이 들어 있다.

향제비꽃은 오래 전부터 거담약으로 썼으며 암과 사마귀를 떼는 데 써왔다. 향제비꽃잎으로 만든 우림약은 암성 궤양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 연구자는 향제비꽃잎으로 탕약을 만들어 67세의 후두암 환자를 치료하여 완치시켰다고 발표하였다. 후두암 진단은 조직학적으로 확진된 것이며 치료는 여러 달 동안 계속하였다고 한다.

생활에서 적용하기 쉬운 제비꽃의 활용 몇 가지를 알아본다.

불면증, 변비
제비꽃 말린 뿌리 2g을 1컵의 물에 넣고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서 취침 전에 마시면 불면증, 변비에 좋다. [한국의 허브 284면]

습포 및 목욕
관절이 아플 때에는 말린 질경이와 섞어서 빻아 만든 즙으로 습포하면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질경이와 제비꽃을 같은 분량으로 넣고 물의 분량이 반으로 될 때가지 그 즙을 거즈나 천에 적셔 통증 부위에 따뜻하게 습포한다. 또는 따뜻한 욕탕에 즙을 넣고 목욕을 한다. [한국의 허브 284면]

유방염
제비꽃의 약효 성분은 일반 화농성 염증 질환을 비롯하여 종기, 악창, 유방염에 신통한 반응을 일으킨다. 유방염에는 제비꽃 잎을 채취한 뒤 건조시켜 분말로 만들고 식초에 개어서 환부에 붙이면 열을 내리고 부종을 제거하며 염증을 식혀준다. 또는 식초를 넣지 않고 생으로 찧어 환부에 붙여도 염증을 다스린다. [한국의 허브 284~285면]

제비꽃은 관상의 목적뿐 아니라 봄철 어린잎 및 꽃은 봄나물로 식용하며, 겨자 등으로 조리하고, 튀김을 만들어 먹으며, 꽃도 샐러드로 식용한다. 꽃잎을 따 모아 소금 한 줌을 넣은 물에 데친 후 물기를 잘 빼고 잘 게 썰어 밥에 섞으면 제비꽃밥이 된다. 항암약초, 각종염증 및 피부병, 향료용, 값비싼 향수 제조 등으로도 예로부터 이용되어왔으며 잎은 초산을 매염제로 하여 황녹색의 염료로 사용된다. 술을 담가서 먹을 수 있다.

지천에 흔하게 널려 있는 제비꽃을 볼 때마다 예사롭게 보아 넘기지 말고 앙증맞은 꽃을 감상하고 자세히 관찰하면서 제비꽃의 무한한 용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월간암(癌) 200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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