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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천년 죽어 천년가는 나무 주목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1월 15일 19:58분883,557 읽음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가는 주목

주목은 주목과 주목속에 속하는 늘 푸른 바늘잎나무이다.
키는 약 17미터까지 자라며 가지는 사방으로 뻗고 큰 가지와 줄기는 적갈색을 띤다. 개화기는 4월이고 결실기는 8~10월이다. 씨를 싸고 있는 붉은 껍질을 ‘헛씨껍질’이라 하는데, 붉게 익으면 단맛이 나고 먹을 수 있다.
울릉도와 북부지방에서 자라며 잎의 폭이 3~4mm로 좀 더 넓은 것을 ‘화솔나무’라고 하며, 원줄기가 곧게 서지 않고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나와 관목 형태로 옆으로 퍼져 자라는 것을 ‘눈주목’이라고 하며 원줄기가 비스듬히 누워 자라면서 땅에 닿은 가지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은 ‘설악눈주목’이라고 부른다.
원예종으로 새로 돋는 잎이 황금색을 띠는 것은 ‘황금주목'이라고 부른다’ 주목은 재질이 아름답고 튼튼하여 각종 가구재 및 기구재로 귀하게 대접받고 있다.

주목을 가리켜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말이 있다. 주목은 매우 느리게 자라는데 10년 동안에 약 2.5m 정도 자란다고 한다. 가지 치는 힘이 세고 오랫동안 사는데 최고 1,500년 산다고 전해진다. 주목은 추운 곳을 좋아하는 아한대성 수종이다. 주목은 장구한 세월을 말없이 견디어 살아온 끈질긴 생명력이 있는 나무이다. 암수가 있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가을에 주목의 열매가 열리면 대단히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어린 소녀의 입술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색깔이다. 그 모양이 옛날 학교에서 치는 종 모양을 하고 있는데, 두껍게 살이 찐 육질을 가지고 있고 그 속에 검은 갈색의 종피를 볼 수 있다. 간혹 이 씨앗이 가종피의 열린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주목의 열매는 맛이 달므로 아이들이 즐겨 따 먹는데 특히 아이누 족은 건강에 좋다는 신앙적인 민속이 있어 각기의 약으로 상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약으로 통경, 이뇨약 등으로 잎을 사용했다. 그러나 잎과 씨에는 유독성분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유럽에서도 민간약으로 열매는 설사 및 기침약으로 쓰고, 잎은 구충제로 사용했다 하나 가끔 중독을 일으켰다고 한다.
옛날부터 주목 씨에 독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을 말해주는 것은 유명한 희곡, 『햄릿』에서 선잠이든 왕의 귀에 동생인 구로데이스가 작은 병의 독약을 부어 넣어 죽게 하는데 이 독이 유럽 주목의 씨에서 얻은 것이라 한다.

이쯤 되면 주목 씨는 경계를 요하는 유독식물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주목에서 뽑아낸 ‘택솔’ 항암제
탁솔은 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항암제이다. 이 택솔이 바로 주목의 잎과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충남 태안에 거주하는 향토명의인 이창우 옹은 주목으로 암환자 20명을 넘게 고쳤다고 전하는데, 주목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 한 <참고문헌>에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주목은 1백년 넘게 자란 것이라야 하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효가 더 높다. 주목 줄기를 대패로 얇게 깍아 내어 그늘에서 잘 말린 다음 5~10밀리리터 길이로 잘게 썬다. 가마솥에 이 약재 1킬로그램에 물 18리터를 붓고 유정란 8개를 넣고 불을 때서 끓인다. 불을 때기 전에 천으로 만든 보자기로 주목약재와 계란을 싸서 넣는 것이 중요하다. 물이 끓어 솟구치는 힘에 달걀껍질이 깨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12시간쯤 끓여 약물이 9리터쯤 되었을 때 주목 약재를 건져서 버리고 달걀은 땅에 파묻는다. 행여 누군가가 그 달걀을 먹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약물을 한번에 100cc씩 하루 세 번 마신다.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수가 있으나 다른 부작용은 없다고 한다. 주목의 독성을 달걀이 다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끓이는 도중에 달걀이 터져 법제가 제대로 안된 약을 먹으면 열이 심하게 오르거나 머리가 몹시 아픈 등 부작용이 생긴다.

금기사항은 술, 담배, 커피, 콜라, 사이다 같은 음료수와 녹두, 무,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 쇠고기를 뺀 일체의 고기, 너무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등이다. 갖가지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음식과 인스턴트 식품도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환자가 결코 충격을 받아 놀라거나 화를 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금기사항은 약물을 복용하고 나서도 적어도 3개월은 지켜야 한다.

북한에서 연구 발표한 것에 따르면 택솔 성분이 미국 주목보다 무려 22배 이상 많다고 하였다.

**장수하고 생명력 강한 주목
주목은 충북 단양의 소백산 산정의 주목 군락지가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고 강원도 홍천의 수타사 경내에는 어느 스님이 꽂은 지팡이가 싹이 나 자란 것이라는 500년 된 노목이 있으며 강원도 정성군 동면 간이에는 1백 50년 된 높이 15m, 둘레 2.5m의 노목이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옛날부터 오늘까지 불교계에서는 불상이나 담주를 만드는데 옛날의 수도승은 돌같이 굳은 이 나무로 부처를 깍으며 자신을 수양했던 것이다. 또 뒤틀리지 않고 습기에도 강하며 문지르면 광택이 나므로 고급가구나 기구재로 귀히 쓰였는데 문갑, 필현갑, 담배갑, 바둑판, 장기판, 단장, 얼레빗 등을 만들었다.

주목이 품위있는 가구나 기구재로 쓰인 데는 그 빛이 붉어서 목재에는 드문 귀한 재료로 붉은 빛은 악귀를 쫓는다는 주술적인 벽사의 민속이 신앙처럼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주술적인 효력을 믿는 심리적인 작용도 다분히 컸던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목은 장수하는 나무로서 노인들은 주목단장(지팡이)을 짚고 다니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김과 동시에 벽사에 힘입어 무병하게 연년익수한다고 믿어 위안도 받았다는 것이다. 주목단장을 선사하는 것은 효도인 동시에 장수를 기원하는 뜻도 되었다고 한다.

주목의 생명력이 질기고 오래 사는 나무로 알려지면서 도심지에서 정원수로 또는 가로수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도 주목처럼 살아가면서 온갖 고난과 역경이 닥친다 하더라도 대기만성으로 끈질긴 인내력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월간암(癌)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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