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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마약 실태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4년 10월 21일 12:53분697 읽음
글: 김경인 (성균관대학교 행동 신경약리학 박사, 생명공학 연구원 머스큘로이드 대표)
이 번호에서는 보건복지부 국립 정신건강센터에서 주관하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수행한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5년 주기)를 바탕으로 국내 마약류 사용자와 마약의 실태를 엿보는 기회를 가져 보겠습니다.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는 마약류 사용 및 중독 현황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되었습니다. 2021년 5월 20일부터 2022년 5월 31일까지 만 18세 이상의 마약류 사용자 540명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와 자기 보고식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진 이 보고를 중심으로 요약 정리하고, 조금의 의견으로 우리 사회의 마약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용자 특성
조사 결과, 마약류 사용자는 남성이 77.4%, 여성이 22.6%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가 전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20대 사용자의 비율이 30.7%로 가장 높았지만, 10대와 60대 마약류 사용자도 있었습니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48.3%로 가장 많았고, 전문대학 졸업 이상의 고등교육자가 전체 사용자의 29.1%를 차지하였으며, 직업으로는 서비스종사자가 27.9%로 가장 많았으나,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관리자, 판매 종사자, 사무종사자, 학생, 주부 등 직업군과 상관없이 마약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결혼 상태는 미혼이 59.1%, 이혼이 20.3%의 비율이었으며, 가족, 부모, 배우자, 자녀 등과 함께 사는 경우가 62%로 혼자 사는 사용자 30.8%의 두 배에 달했고, 보호시설에 사는 사람의 비율은 3.9%로 마약류 사용이 특정 사회적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경제적 상태
고용 상태는 전일제 근무자가 30.9%, 최근 30일간 근무일 수가 7일 이하인 사용자는 55.6%로 나타났고,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사용자가 54.4%로, 상당수 사용자가 경제적, 직업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위소득 30% 이하인 월 50만 원 미만(52.2%)의 수입을 가지고 있지만, 월수입 200만 원 이상인 경우도 34.1%로 나타나, 다양한 사회경제적 집단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지만, 마약류 사용자는 직장을 잃고, 수입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마약에 돈을 다 사용해서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다는 것을 짐작게 합니다.

사용 동기와 경로
마약류 사용의 주요 동기로는 호기심, 다른 사람의 권유, 스트레스 해소가 꼽혔습니다. 특히 호기심과 다른 사람의 권유로 마약류를 사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는 우리 사회의 마약에 대한 인식 부족과 상호 유대감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약류를 처음 사용한 시기는 주로 20대이지만, 20세 이전에 시작했다는 답변이 18%로 약 5명당 1명이 10대에 마약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습니다. 마약류를 사용하는 이유는 욕구와 갈망이 68.1%로 가장 높았고, 우울감과 금단증상이 그 뒤를 이어서 마약류를 접한 후 참을 수 없는 중독이 심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약류 구입 경로로는 친구나 지인을 통하는 경우가 57.6%로 가장 높았고,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28.1%를 차지하여 가까운 사람들과 추적이 어려운 경로를 통하여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체 및 정신 건강
신체 증상 이상에서는 신체질환 입원경력(43.4%), 현재 약물 복용 중 (32.7%)이며, 심장질환(15.1%)과 근골격계질환(17.4%)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정신 건강에서는 마약류 오남용 이전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응답자는 26.7%, 오남용 이후는 73.3%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57%입니다. 또한 사회참여와 일상생활 활동 영역에서 기능 손상이 가장 심했고, 상당수가 유년기 외상적 경험이 있었습니다.
또한, 평생 50% 이상의 마약류 사용자가 자살사고와 조절할 수 없는 폭력성을 경험하였고 심각한 우울과 불안 증상도 지난 1년 기준 60% 이상으로 정신질환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독 및 치료 현황
스스로 마약류 중독을 인정하는 정도는 59.4%였고, 마약류 사용자 10명 중 9명이 단약경험이 있었으나 1년 안에 2/3가 마약류 사용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정신의료기관을 이용한 경험은 외래가 60%, 입원이 38%였고, 평생 치료 횟수는 20회 미만으로, 마약류 사용자가 치료를 시도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많은 사용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치료 서비스의 접근성 부족, 사회적 낙인, 경제적 어려움 등이 꼽혔습니다. 이는 중독자 치료 및 재활 서비스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마약류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필요함을 나타냅니다.

사회적 영향
마약류 사용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조사 결과, 마약류 사용으로 인한 가족 갈등 및 해체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사용자가 실직 및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마약류 사용이 개인의 경제적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마약류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마약류 인식 실태
최근 식약처에서 보고한 ‘23년 마약류 폐해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36.5%, 청소년의 32.4%가 마약류나 약물남용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성인의 43.8%, 청소년의 42.2%가 마약류가 유발하는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마약류 관련 지식을 물어본 결과 성인 75%, 청소년 69.7%의 정답률로 마약류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고 교육이 미흡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마약류 문제의 심각성과 다각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및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의 필요성과 중독자 치료 및 재활 서비스의 접근성 강화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약류 중독자를 단순히 범죄 문제가 아닌 치료 및 재활 문제로 파악하여 접근하는 시도를 통해, 중독자들이 치료와 재활을 위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식약처에서 실시한 마약류 관련 지식 테스트를 아래에 공유하니 한 번씩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조:
1. 이해국, 임현우, 정현숙 외,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 연구 용역, 2022. 05. 31.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2. 권대근과 고대웅, ’23년 마약류 폐해 인식 실태조사, 2024. 4. 12.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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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암(癌) 202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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