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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어떤 작용을 할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4년 03월 26일 16:39분2,655 읽음
글: 김진목 | 파인힐병원 원장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및 파인힐병원장 역임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대한민국 숨은 명의 50에 선정
마르퀴스후즈후(세계 3대 인명사전) 평생공로상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등 다수 저술


요즘 유명 연예인들이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먹는 저탄고지를 실천해서 살을 뺐다고 고백해 저탄고지 유행이 불고 있다. 필자가 참여하는 여러 학회에서조차 많은 의사들이 저탄고지 유익성에 대해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암을 이기고 싶다면 저탄고지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물론 다이어트 목적 등 단기적인 효과는 분명 있지만, 오히려 지방 속에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이 많으므로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100배는 많다. 저탄고지에서 문제삼는 탄수화물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섬유질이 제거된 형태인 단순 탄수화물 즉, 단순당이 문제인 것이다. 단순당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데, 핏속의 포도당이 간과 근육 세포 속으로 들어가 글리코겐과 지방의 형태로 저장되게 된다.

문제는 포도당은 세포 속으로 들어갈 때 포도당 운반체에 실려서 이동하는데, 암세포에는 이 포도당 운반체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정상세포가 포도당을 1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암세포는 십수 개를 동시에 받아들여 먹어치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당은 암세포를 먹여 키우는 결과가 되므로 암세포를 없애고 싶으면 복합당 형태의 탄수화물 즉, 통곡물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필자는 아침식사는 먹지 않고 (조식폐지)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할 때 무조건 현미밥으로 섭취한다. 조식폐지는 간헐적 단식의 의미인데, 오늘의 주제는 아니므로 생략하고, 현미에는 섬유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음식 속에 섞여 들어온 중금속, 발암물질, 화학물질과 콜레스테롤 같은 나쁜 성분들을 이 섬유질이 흡착시켜 대변으로 배설시켜 주는 역할을 하므로 현미밥이 좋은 것이다. 소화가 안 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소화가 안 되는 성분인 섬유질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 외에도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 등도 현미 속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2끼 내지 3끼를 밥을 먹는데, 흰밥 대신에 현미밥을 먹는 것만으로 각종 영양소들을 모두 흡수하게 되니 쉽게 영양섭취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원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현미밥을 먹은 후에 가스가 많이 생기고, 배가 더부룩하며 불편하게 될 수 있는데, 이때에는 싹을 틔운 발아현미로 먹거나, 현미를 가루 내어 숭늉이나 미음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고, 흰밥에 현미의 껍질을 도정해서 모아둔 미강가루를 뿌려서 먹는 것도 괜찮다.

“식습관만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독자분들도 처음에는 알쏭달쏭했겠지만, 이젠 쉽게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현미밥, 채소와 과일이다. 잘 알고 있는 거지만, 맛있는 게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보니, 뻔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를 못 하는 건데, 아무리 어려운 일도 습관만 들면 쉬워진다. 딱 석 달만 투자해 보길 권유한다.

평소에 통곡자연식물식을 안 하던 사람이 하게 된다면 단 사흘 만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내 몸속에 이렇게 많은 대변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변기 가득 나오는 쾌변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1주일이 지나면 몸 컨디션이 가벼워지는 걸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면 이상이 있던 지병, 예를 들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었다면, 그 지병의 증상들이 눈에 띄게 호전되기 시작한다. 혈압이 떨어져서 복용하던 고혈압약을 줄여야 하고, 혈당이 떨어져서 당뇨약을 줄여야 하며, 콜레스테롤치가 떨어져서 더 이상 고지혈증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변화들을 여러분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치의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처방약을 줄여 줄 것이기 때문이다.

석 달만 채식해 보면, 습관이 되어서 그렇게나 맛있던 고기나 생선이지만 그다지 먹고 싶지 않게 될 뿐 아니라, 눈에 띄게 좋아진 건강을 다시 잃고 싶지 않아서 먹기 싫게 될 것이다. 필자의 경험이기도 하고, 채식을 처음 실천해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변화이다. TV에서 암 예방식과 암 치료식은 다르다는 얘기를 하는 어떤 교수를 보았다. 여러분 생각에 예방식과 치료식이 다를 수가 있을까? 똑같다. 그런데, 항암치료를 해서 체중이 줄고 면역이 떨어지는데도 채식만 고집하다가 독한 항암제를 견디지 못해서 항암치료에 실패하는 환자들이 꽤 많기 때문에 그 교수는 가리지 말고 뭐든 잘 먹으라는 것이고, 사실 필자도 암 환자들에게 채식이 원칙이지만 항암치료 중에는 가리지 말고 고기든 생선이든 잘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항암치료 종결 3개월 후부터 채식하도록 늘 강조하고 있다.

사실 채식이라고 하면 정확하지 않고 통곡자연식물식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가지 거대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의 3대 미세영양소가 있다. 거대영양소로부터는 살아갈 에너지를 얻고, 미세영양소는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하고, 신진대사 활동으로 생기는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섬유질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통해 들어오는 포화지방, 중금속, 화학물질과 발암물질 등의 나쁜 성분들을 흡착시켜서 대변으로 배설해 주는 고마운 작용을 해준다. 따라서,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 섬유질이 모두 살아 있는 통곡자연식물식을 하길 권유한다. 실제로 저탄고지를 강조하는 사람들도 통곡식은 아니지만 자연식물식은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월간암(癌) 202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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