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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종별 국가 암검진을 자세히 알아보자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4년 01월 22일 16:59분3,149 읽음
글: 김진목 | 파인힐병원 원장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및 파인힐병원장 역임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대한민국 숨은 명의 50에 선정
마르퀴스후즈후(세계 3대 인명사전) 평생공로상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등 다수 저술


우리나라의 남자가 평균수명인 79.7세까지 살 때 5명 중 2명이, 여성이 평균수명인 85.7세까지 살게 되면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세 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는 셈이다. 너무나 빈번히 발생해서 어떤 의미로는 친근하기까지 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친근한 질병이 결코 쉬운 질병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제1의 사망원인 역시 암이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년 7만여 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다행히 의학의 발달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암이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은 것)은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 암 등록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7%로 지난 2006~2010년(64.1%)에 비해 6.6%나 올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의 30%는 5년 안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암 치료법은 쉬지 않고 개발되겠지만, 당장 암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치료법이 나타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현재로서도 암종에 따라 90% 이상의 5년 생존율 예후를 보이는 기적적인 치료 방법은 존재한다. 바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암을 치료할 때 병기에 따라서 예후가 무척 다른데, 예를 들어 1기 이하의 병기에서 치료하면 위암은 90%,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80% 환자가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 물론 암종에 따라 간암처럼 41.9%(자료: 2008~2014년 주요 암의 5년 평균 생존율 추이)의 낮은 5년 생존율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병기가 높아질수록 생존율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암 검진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주기적인 암 검진으로 암을 미리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 그것이 암으로 인한 비극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암 검진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수 암이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스스로 이상 증상을 느껴서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주변 조직으로 암이 침투해서 치료 과정이 어려워지거나 심지어는 손 쓸 수 없이 심각할 지경에 이른 후이기도 하다. 그래서 암 검진은 자각증상을 느끼기 전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낄 때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호발 나이에 있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검진 주기를 놓치지 않도록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검진 주기는 암의 종류와 검진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각 학회나 의료기관별로 각 암에 맞는 암 검진 권고안을 내놓고 있으므로 참조하면 좋다. 국가에서는 국민이 잘 걸리는 6개의 암종에 대한 암 종별 검진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종의 암에 대한 검진 주기와 검진 방법, 그리고 검진에 신경 써야 할 검진 대상을 지정한 암 종별 검진 권고안으로 우리나라 국민이면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보편적인 암 검진들이다.

대상자에게는 연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검진확인서가 발송된다. 짝수년도 출생자는 짝수년, 홀수년도 출생자는 홀수년에 대상자이다. 확인서의 안내를 따라 근처 병원에서 검진을 예약한 후에 신분증과 검진확인서를 지참하고 검진을 받으면 된다. 연초에 검진확인서를 받지 못했다면, 거주지의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콜센터(1577-1000)와 홈페이지(//www.nhic.or.kr)를 통해 대상자인지 확인한 후 검진확인서를 다시 발송 받을 수 있다.

1. 위암
40세 이상의 남녀는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장 조영검사를 받을 수도 있는데, 위장 조영검사에서 위암이 의심될 때는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이 비용의 전액 또는 일부를 부담한다.

위염이 만성이 되어 위 점막이 얇아지고, 주름이 지는 것을 '위축성위염'이라고 하고, 여기서 더 발전해서 위축된 위 점막에 장 점막의 상피세포가 생기는 것을 '장상피화생'이라고 한다. 이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흔히 위암으로 발전하는 전 단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위염 혹은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는 사람은 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위에 양성종양이 발견되거나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의 소견이 심한 사람은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검사 간격을 줄일 수 있다.

2. 폐암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1갑씩 30년을 피운 사람) 이상의 폐암 고위험군이면서 54세 이상 74세 이하의 남녀에게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제공한다. 폐암은 2019년 8월에 검진 프로그램에 추가된 항목이다. 흡연자 등 폐암 고위험군은 스스로 폐암 검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인 흉부 X-선 촬영으로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발견하기 어려워 조기 검진 방법으로 적당하지 않다. 40세 이상이면 저선량 흉부 CT 촬영을 이용해 검진하고, 흡연하거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폐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유방암
40세 이상의 여성에 대해 2년마다 유방촬영을 시행한다. 유방암 검진에 사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을 확인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뛰어난 검진이지만, 방사선이 조사되므로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큰 나이가 아닌 젊은 여성들에게 권하지 않는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생리 주기에 의한 유선의 팽창으로 정상 유방임에도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면 유방 초음파 검사를 먼저 해 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유방 초음파 검사는 자칫 작은 종양을 놓칠 수도 있으므로 발생 가능성이 큰 나이인 40대 이상의 여성은 매년 꼭 유방촬영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자궁경부암
20세 이상의 여성에 대해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시행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맞았다면 자궁경부암 위험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주사에 앞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꼭 확인하자.

5. 간암
만 40세 이상의 남녀 중 간암 발생 고위험군 (간경변증,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 양성,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번씩 간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는다.

6. 대장암
50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며, 그 결과 ‘잠혈반응 있음’으로 나오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다. 대장내시경검사 중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하며 전액 또는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한다. 대장암은 상당 기간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장암 대상자 10명 중 3명만 대변검사를 받고 있다고 하며, 또한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통보받은 사람 중 54%는 후속 정밀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대장암은 1기에는 수술만 해도 90% 이상 완치율을 보이지만, 3기 이상 진행됐을 경우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해도 완치율이 60%로 떨어진다. 대장암 검사 대상자라면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는 것을 권유하며,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꼭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며, 40세 이상 성인이면 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
월간암(癌)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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