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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된 암치료의 최강자, 중입자 치료기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3년 10월 31일 11:00분26,314 읽음
글: 양진명(인턴기자)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D사가 수입 품목 허가 신청한 치료용 입자선 조사장치를 국내 첫 ‘탄소 이온 중입자 치료기’(이하 중입자 치료기)로 3월 21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모델명은 ‘CI-1000’이다.

중입자 치료는 무거운 탄소 입자를 사용한 방사선치료법이다. 기존 양성자 치료기처럼 빔에너지가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 부어서 암세포를 죽이고, 급격히 사라지는 현상인 ‘브래그 피크(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탄소 입자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존 ‘양성자 치료기’ 대비 무거운 탄소 이온을 가속화한 후 암세포에 조사하기 때문에 암세포 파괴력이 더 크다.

현재 세계적으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이며 그 중 회전형 기기가 도입된 일본 2곳, 독일 1곳이다.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 중입자 치료기는 연 면적 2928㎡,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다. 공사에만 4년 3개월이 걸렸다. 연세의료원이 약 3,000억 원을 들여 도입한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고정형은 빔이 한 곳에서 조사되는 반면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도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그동안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가는 국내 환자들도 많았던 만큼 국내에서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기존 방사선치료에 사용되는 X-선은 몸속 암세포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생체 조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상 세포의 손상을 감수해야 했지만, 중입자는 목표한 암 조직에만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 만큼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 일정하게 단단한 모양인 악성 종양 고형암 치료에 X-선보다 2~3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혈병처럼 형태를 취하지 않는 혈액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양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고형암은 △전립선암 △골연부육종 △두경부암 △폐암 △췌장암 △간암 △자궁암 등이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중입자 치료기의 최대 장점은 적은 치료 횟수이다. 통상 양성자 치료기가 30회에 걸쳐 치료받아야 하는데 반면 중입자 치료기는 12회로도 같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시간 자체도 길지 않아 환자 부담이 적다. 중입자 치료기는 한 번 치료에 1분 30초~2분가량 빔을 조사하고 자세를 잡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1회 치료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다.

의료관계자는 "중입자 치료기는 가벼운 입자를 사용하는 양성자 치료기보다 필요한 치료 횟수가 적어 환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편의성 측면에서 현재까지 치료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르면 오는 12월 다양한 암종에 대한 치료로 2대의 가동을 추가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며 회전형 치료기는 폐암이나 간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전립선암 대상 중입자 치료 비용은 5,000만~5,500만 원 정도이다

기존 입자 가속기형 치료기인 양성자 치료기보다 약 1.5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등재 전까지는 비급여로 치료가 진행되며 현재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으므로 모두 환자 부담이다. 중입자 치료기를 개발한 일본에선 전립선암 기준 총비용이 1,600만 원 정도가 들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건 전체의 10~30%인 160만~480만 원 선이다.

중입자 치료는 일반 방사선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X선 및 양성자보다 암세포 사멸 능력이 높아서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다수의 대기 환자들이 있다. 또 암 부위를 정확하게 조준해서 에너지를 조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고, 식욕부진, 설사, 두통 등 방사선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어, 그나마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치료가 이뤄진 환자의 독성 잔여 정도나 종양 완치율을 확인하기 위해선 4~5년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고, 또한 양성자 치료기와 비교했을 때 치료 예후가 더 우수한지 지켜봐야 하지만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고통의 난치성 암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간암(癌) 202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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