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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특집기사두렵지만 타인에게 생명을 나누는 확실한 방법, 장기기증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3년 10월 31일 10:29분1,706 읽음
- 글: 양진명 (인턴기자)
장기이식은 간, 신장, 각막 등 장기가 손상되거나 기능을 상실한 환자에게 건강한 장기를 이식하는 치료법입니다. 다른 사람 장기의 기능 회복을 위해 대가 없이 자신의 특정한 장기를 제공하는 행위이며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공동체를 구할 수 있는 숭고한 행동입니다.
장기기증에는 생체장기기증과 뇌사 시 장기기증, 사후장기기증 등이 있습니다. 장기기증자가 다른 사람에게 기증할 수 있는 장기는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골수 및 각막 등 7종류입니다. 하지만 기증희망자가 살아있을 때 기증할 것인지, 뇌사상태에 빠질 때 또는 사후에 기증할 것인지에 따라서 다릅니다.
- 살아 있을 때 기증할 수 있는 장기(신장 정상적인 것 2개중 1개, 간장 일부, 골수 일부)
- 뇌사상태 시 기증할 수 있는 장기(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각막)
- 사후에 기증할 수 있는 장기(각막)
뇌사 기증은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 사후 기증은 사망한 후 기증하는 경우, 살아 있는 사람의 간 기증은 친족간·타인 간의 신장, 간, 췌장, 폐, 골수, 말초혈 등의 기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구 이식이란 손상되거나 정지된 안구의 기능 회복을 위해 이식합니다. 안구는 사후 6시간 이내에 채취할 수 있고, 다른 장기와 달리 최대한 2주까지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구는 혈관 및 신경 등이 포함된 하나의 장기로써 공막 이식 및 녹내장 수술 등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뇌사 시에는 각막 2개, 폐 2개, 신장 2개, 심장, 간, 췌장 등 9개의 장기를 기증하여 한 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으로 최대 9명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뇌사는 대뇌, 소뇌, 뇌간의 모든 기능이 정지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뇌사 판정은 뇌사 판정 신청→ 1·2차 뇌사 조사 → 뇌파검사 → 뇌사 판정위원회 → 장기기증으로 이뤄지며, 뇌사 판정위원회는 의사 2명 이상과 비의료인 위원 1명 이상을 포함한 출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판정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뇌사 판정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엄격하게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증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료계에선 까다로운 뇌사 판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체조직기증은 뇌사 또는 사망 후 인체조직기증(피부, 뼈 등)을 통해 시각장애, 화상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기증됩니다. 현재는 기증자의 수가 부족해 국내에서 필요한 이식재의 80%를 수입에 의존합니다. 불의의 사고 또는 만성 질환으로 많은 사람이 장기이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지만, 대기자보다 실제 장기기증자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환자들은 길게는 10년까지 장기이식을 기다립니다.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2022년 10월 기준 한국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4만 500여 명이고, 기증자 수는 500여 명이었습니다. 장기이식 대기자의 평균대기 시간은 약 5년 4개월이며, 2021년에는 이식 대기 중 하루에 6.8명, 환우 2,480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24년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장기이식 및 기증에 대한 제도가 발전하고 인식도 개선되어왔습니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장기이식 수술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수는 170여만 명이며 인구 대비 장기기증 희망 등록률은 약 3%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장기이식 희망 등록자 수가 적은 가장 큰 이유는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입니다. 「장기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인식조사」에 의하면 2020년 국민 10명 중 약 6명이 장기·인체조직 기증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지만, 실제 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한 비율은 15%에 불과했습니다. 2021년 장기기증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이 37%, 막연한 두려움이 27% 절차 이외의 정보(사후처리, 예우 등) 부족이 16% 순이었습니다. 또 다른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는 장기기증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장기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www.konos.go.kr)에서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우편, 팩스, 또는 장기이식 등록기관 방문 등록도 가능합니다. 장기이식 등록기관으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www.konos.go.kr)홈페이지에서 조회하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장기기증보다 장기이식 대기자가 많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장기기증 의사표시 방식을 변경하는 등 장기기증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기증 의사표시 방식 변경 찬성 측은 스페인이 추정적 동의 방식 제도를 도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장기기증을 많이 하는 국가가 됐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 장기기증자에 대한 사회적인 예우를 더 강화하고자 2021년 ‘장기·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기본계획’에서 기증 과정부터 기증 후 장례까지 전담 인력이 예우를 지원하고, 유가족 지원 서비스 표준을 마련해 장례 보조비, 진료비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기증자 가족에게 소홀함이 없도록 기증 후에도 상담, 복지서비스 등이나 유가족 예우 사업을 운영합니다. 또한 생명나눔 증서 발급 및 온라인 기증자 추모관 운영, 순천만 국가정원 내 ‘생명나눔 주제 정원’을 조성하는 등 사회적인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증인의 의미 있는 나눔을 기억하고 유가족이 위로받을 수 있도록 서울 보라매공원 내에 국내 최초로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매년 9월 두 번째 주간을 ‘생명나눔 주간’으로 지정하고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학교·사회단체·직장 내 장기기증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장기기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 그리고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수혜자의 이야기를 공유해 장기기증의 숭고함과 가치를 알림으로써 기증등록을 원하는 사람과 유족에게 긍정적 영감과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2000년「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국제장기 기증 및 이식 등록기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 명당 장기기증자는 8.7명으로 스페인(48.9명), 미국(36.9명) 등을 크게 밑돌고 있다. 또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뇌사자 보호자의 장기이식 동의율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시기에는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30% 정도 감소했습니다. 장기기증이 활성화된 미국,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장기기증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나라는 opt-out 제도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장기기증 대상자로, 장기기증을 거부하는 경우 미리 신고해야 하는 제도)를 통해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교적 국민 정서 및 의료시스템상 opt-out 제도를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이처럼 장기기증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구축해 장기기증에 관한 관심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장기기증에 관한 관심을 높이려면 가족 간의 생존 시 장기기증, 뇌사 시 장기기증 및 소아 장기이식 수술 등 다방면으로 장기기증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긍정적인 미디어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얼마 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온라인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늘어난 데에는 장기기증에 대한 미디어의 역할, 소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뇌사 또는 사망 전 장기기증에 동의한 경우나, 반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을 땐 유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한 경우에만 기증할 수 있습니다. 장기기증의 날은 뇌사 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심장, 간장, 신장 2개, 폐장 2개, 췌장, 각막 2개 기증)을 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1997년부터 매년 9월 둘째 주를 장기주간으로 정해 홍보하던 것을 2018년부터 정부에서는 ‘생명나눔 주간’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홍보 기간뿐 아니라 언제나 꾸준히 생명나눔의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월간암(癌) 202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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