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에 좋다는 음식 중 유명하면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검은콩’은 모발뿐만 아니라 암과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다양한 먹거리로 활용되고 있는 만능 식품이다. 『항약집성방』에 따르면 ‘대두에는 검고 흰 두 종류가 있는데, 검은 것은 약으로 쓰고 흰 것은 쓰지 않는다. 단단하고 작은 것이 수컷 콩이고 약으로 더 좋다’고 한다.

이처럼 검은콩은 오랜 기간 양질의 영양 공급원으로, 약으로도 사용되어 왔다. 더불어 현대인의 고민 중 하나인 ‘탈모’, 특히 여성탈모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검은콩이 정말 탈모에 도움이 되는지, 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흑대두는 신장에 생긴 병을 치료하고, 수를 소통시키고 기를 내린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해부학적인 콩팥뿐 아니라 성 기능과 노화를 아우르는 호르몬 기능 또한 의미한다. 위 문헌을 통해 검은콩이 이뇨 작용을 돕고, 약해진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 뼈가 약해지고, 모발이 하얗게 변하고, 치아가 부실해지는 노화를 방지한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검은콩이 모발이 좋다는 것은 노화를 방지하는 맥락에서 그 유효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검은콩은 비타민 E, 안토시아닌을 포함한 항산화물질을 흰 콩의 4배나 함유하고 있어 노화를 막는 데에 영향을 준다. 또,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시스테인 또한 포함하고 있어 검은콩을 오랜 기간 섭취하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약대사전』에 ‘검은콩은 혈을 잘 순환하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풍을 제거하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 검은콩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청소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켜 모낭에 영양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도록 하여 모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검은콩이 여성 탈모에 특히 더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발머스한의원 목동점 신현진 원장은 “여성은 남성과 달리 여성호르몬의 농도가 약 28일 주기로 일정하게 변화한다. 그러나 특정 시기에 이르면 여성호르몬의 농도는 급격히 변화하는데, 임신과 폐경이 바로 그런 시기다.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 농도가 높게 유지되어 휴지기가 지연되면서 모발이 잘 빠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반대로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휴지기 모발이 크게 늘어나 탈모량이 늘고,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듯 여성호르몬의 농도에 따라 모발은 호전되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한다. 콩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섭취했을 때, 유사 에스트로겐으로 작용된다. 따라서 검은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여성호르몬 기능을 강화시켜 탈모 예방과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검은콩, 혈액 순환과 노화 방지, 그리고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기는 하다. 게다가 검은콩에 포함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유사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하여 호르몬 기능 저하로 탈모 탈모를 겪는 여성들에게 유용한 식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검은콩만으로 탈모를 치료하기는 어려우며, 콩은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섭취량에 한계가 있다. 즉, 검은콩 섭취만으로 탈모 치료나 개선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탈모 증상이 의심되거나 나타났다면 검은콩에 의지하기보다는 조속히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