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야초
[야생화계절여행] 고고한 자태 참나리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09월 29일 15:44분880,268 읽음

더운 여름이면 만날 수 있는 꽃
타오르는 대지의 열기쯤 아무것도 아닌 듯
검은깨 잔뜩 뒤집어 쓴 듯
긴 수술 바람에 흩날리며
무더운 여름을 부는 바람에 살랑이며
잘도 버팁니다.

처음 볼 때는 어찌 그리 어여쁘고도
장난스러워 보이는지
사진에 담으면서도 검은 점의 숫자를 세어 보기도 했습니다.

육지에 피는 꽃의 검은 점은 숫자가 약간 덜하고
섬에 피는 꽃에는 유난히 검은 점이 촘촘하고
더 선명합니다.

너무 탐스럽고 예뻐서 신이 장난으로 점을 찍어 놓았나?

덥다고 다들 난리쳐도
이 꽃은 한껏 더위를 즐깁니다.
바람아 불어라 하며 부는 바람에 흔들흔들 하면서도
곧게 서있지요.

참나리 소개
분류 :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 크기: 높이1~2m
개화기 : 7~8월 | 꽃말 : 당신의 사랑을 원합니다, 순결, 진실, 깨끗한 마음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사할린 등지

산야에서 자라는 다년초로서 7~8월에 꽃이 피며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4~20개가 밑을 향해 달린다. 나리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라고 관상용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비늘줄기는 흰색이고 지름 5∼8㎝의 둥근 모양이며 밑에서 뿌리가 나온다. 줄기는 높이가 1∼2m이고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점이 빽빽이 있으며 어릴 때는 흰색의 거미줄 같은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5∼18㎝의 바소꼴이며 녹색이고 두터우며 밑 부분에 짙은 갈색의 주아(珠芽)가 달린다.

꽃은 7∼8월에 피고 노란빛이 도는 붉은 색 바탕에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점이 많으며 지름이 10∼12㎝이고 4∼20개가 밑을 향하여 달린다. 화피 조각은 6개이고 바소꼴이며 뒤로 심하게 말린다. 밀구(蜜溝)에 털이 있고,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꽃 밖으로 나오며, 꽃밥은 짙은 붉은빛을 띤 갈색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 밑 부분에 있는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한다. 한방에서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진해·강장 효과가 있고, 백혈구감소증에 효과가 있으며, 진정 작용·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다.


<꽃에 얽힌 이야기>
옛날 한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고을엔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나쁜 짓만 골라서 했습니다.
그래도 보는 눈은 있었는지 마을의 그 예쁜 처녀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어느 날 그 못된 원님의 아들이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했지만 처녀가 끝내 거부하자 그 처녀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 후 원님의 아들이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 위에 나리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원님의 아들이 그 예쁜 꽃에 다가가니 꽃에서 역겨운 냄새를 내면서 원님의 아들이 오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꽃이 되어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킨 꽃, 그래서 순결을 지킨 처녀의 넋을 지닌 꽃이 나리꽃입니다.

사진과 글_김경희
꽃이, 산이 너무 좋아 야생화를 찍습니다. 남편은 다발성암으로 투병중입니다. 야생화전시회, 한산신문 야생화기고.

월간암(癌) 200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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