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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한 탁월한 선택, 발효식품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10월 28일 15:27분4,518 읽음
우리나라의 전통발효식품, 건강지킴이
어느 시기가 되면 마트에 설탕과 매실, 그리고 담금 용기가 가득 진열되어 있습니다. 장 담그는 철이 되면 이번에는 메줏가루와 소금, 누름돌이 자리를 대신합니다. 계절마다 부지런히 발효식품을 담아둡니다. 매실이나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잎, 과실 등을 항아리에 담아서는 청을 만듭니다. 항아리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재료를 사용하며 또 같은 재료라 하여도 수확한 시기나 그 해의 날씨에 따라서 모두 맛이나 향이 다르기 때문에 발효식품을 담그는 재미가 기대 이상입니다.

예전에는 각 가정에서 콩을 발효시켜 메주를 만든 뒤 간장이나 된장을 만들었고 고추장과 청국장도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일들이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주로 사먹는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시골에 가면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 중에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는 집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청이나 장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발전시켜 온 전통 발효식품입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된장이나 고추장을 보면 신기하게 여기 듯 우리도 외국의 발효 음식을 보면 신기하게 여기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발효식품은 각 나라와 문화마다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음식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수천 년 이상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효식품도 기원을 같이 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인류가 만든 최고의 문화유산입니다.

아주 오래 전 우리의 조상 중에 한 명은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발효라는 방법을 찾았을 것입니다. 곡식과 야채, 육류, 우유 등의 식재료는 땅을 파서 그 아래에 넣거나 혹은 서늘한 동굴에 보관하면 식재료가 상하지 않고 발효되어 건강에 이로운 식품이 된다는 조상들의 발견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인류의 식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발효의 원리를 대부분 알게 되었으며 점점 더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식재료를 발효시키면서 알코올이나 젖산, 아세트산과 같은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물질들은 나쁜 균의 서식을 막아 식재료가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그에 더해 식재료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를 분해하여 인체에 흡수되기 알맞은 상태로 만들어 작은 양으로도 많은 영양소가 인체에 흡수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발효식품은 군인이나 선원 등 야외에서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는 사람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유용한 식품이었지만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는 건강식품의 역할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가령 우유에는 ‘락토오스’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다량의 우유를 섭취하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유를 발효시키면 락토오스는 소화하기 쉬운 유산으로 변하여 인체에서 쉽게 소화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콩도 소화가 안 되는 식재료 중에 하나이지만 발효 후에 섭취하면 소화가 쉽게 되는 작물입니다. 그래서 우유나 콩을 이용한 발효 식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발효균에 따라서 제품의 질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어떤 막걸리 회사는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균을 사용하여 막걸리를 제조하는데 이런 균은 특허를 얻어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기도 합니다. 또 어떤 집안에서는 대대로 내려오는 균을 이용하여 독특한 발효음식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발효균이나 발효방법에 따라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하나의 기호식품이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에는 생존을 위해서 식재료를 발효시켰다면 현대 사회에서 발효식품은 기호에 따라 취향을 정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발효시키는가에 따라서 영양 성분들이 다양해집니다. 이는 단순히 맛과 인체의 효능을 정하는 것이지만 과학적으로 근거를 밝히려면 영양학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암과 투병하며 영양소들의 이름과 역할을 어느 정도 공부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오메가3 지방산, 디스뮤타제, GTF크롬, 글루타티온, 베타글루칸 등의 이름은 다들 한 번씩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모두 인체에서 면역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들인데 발효식품은 이런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합니다.

재료에 원래 섞여 있는 영양소도 있지만 발효과정에 생기는 부산물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분이거나 암과 투병 중이라면 발효식품의 섭취를 반드시 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섭취하는 발효식품은 살아 있는 균이 그대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옵니다.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 속에는 유산균과 같은 유익한 균들이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살균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발효과정에서 생긴 균들은 모두 사라집니다. 영양소만 남기고 균을 죽임으로써 유통기간을 늘리고 안전하게 가정으로 보내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으로 정한 살균 방법이 있으며 그에 따르지 않으면 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정을 거칩니다.

이런 이유로 살아 있는 발효식품을 섭취하려면 집에 직접 만들어야 제대로 된 발효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발효식품을 섭취하려는 목적이 기호를 넘어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하려는 것이라면 좋은 균으로 만들어진 식품을 그대로 섭취할 때 원하는 목적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살균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습관이 되었습니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고 자주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대하여 철저한 관리가 감염병을 예방한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균을 죽일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대항하는 균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발효되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체에 유익한 균들이 해로운 균들을 몰아내고 번식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식재료가 부패하지 않고 발효가 된다는 것은 그 식재료 속에 있는 균들의 전쟁에서 유익한 균들이 승리하여 완전히 점령하였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 인체에도 매우 많은 균이 나와 함께 생존하고 있으며 해로운 균이 들어왔을 때 유익균이 해로운 균을 몰아내고 건강을 유지시켜 줍니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발효음식을 가까이 할 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초가 됩니다.

다행히 한국인의 식탁에는 발효식품이 언제나 밥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바로 김치입니다. 사스와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김치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에 실제 우리나라 연구진이 전통발표식품인 김치에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으며 인플루엔자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하여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각종 김치, 지역마다 다른 토속주, 각종 젓갈류, 다양한 식초 또한 발효식품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식혜 등 음료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전통발효식품은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이기도 합니다.

월간암(癌)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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