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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전문가칼럼암 치료에 한약이 필요한 이유임정예 기자 입력 2021년 07월 05일 12:18분10,132 읽음
글: 장성환 | 한의학 박사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임상에서 암환우들을 상담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의사선생님이 한약을 절대 먹지 말라고 했어요”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데요” “한약을 먹으면 암이 커진다고 들었어요” “항암제와 상호작용으로 항암제 약성이 떨어진다고 해요” 등등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암치료에 한약이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게 된다.
일본 의사들의 암환자 한약 사용비율 92.4%
의학과 한의학이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중국은 의료가 일원화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2001년부터 모든 의과대학에서 한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8년 조사(Moschik 등, 2012)에 의하면 전체 의사 약 30만 명 중 83.5%가 한약을 실제 처방하고 있고 과별로 보면 내과(88.8%), 산부인과(86.7%), 외과(84.7%)에서 사용비율이 높았다.
한약 처방시 해당 의사들의 79.8%가 양약과 한약을 함께 처방하였고, 한약을 단독으로 처방한 경우는 20.2%였다(특히 산부인과에서는 한약만을 단독으로 처방한 비율이 44.1%나 되었다).
암치료에 의사들의 한약 사용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연구(Ito 등, 2012)에서는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일본 전국의 암치료 병원 124곳에 근무하는 900명의 의사들에 대한 설문결과 92.4%가 한약 처방경험이 있고 73.5%에서는 암치료와 관련된 목적으로 처방한 경험이 있다고 하였다.
일본 의사들은 암환우들에게 한약을 처방시 한약의 능력 기대를 5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항암제의 부작용 개선 70.4%, 삶의 질 향상 67.9%, 방사선 부작용 개선 64.9%, 면역자극 효과 55.6%로 3등급 이상의 기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암치료 전체 영역에서 한약의 적용과 효능
이렇듯 실제 의사들이 암치료에 한약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처방의 유효성이 여러 영역에서 보고(Fanghua Qi 등, 2015)되고 있다.
이는 현대의학이 포기한 말기 단계에서 완화요법으로서 뿐만 아니라 암치료 전체 주기(예를 들면 수술 후 회복단계,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화학요법 단계, 전이재발 억제 단계, 말기암 단계)에서 한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한약은 림프 부종, 장폐색과 같은 수술 후 증상들을 개선시키고, 항암화학 또는 방사선 요법과 병행하여 이들에 의해 유발된 여러 부작용들과 합병증들을 줄이고 효능을 증진시키며 면역력을 부활하고 미세염증환경을 개선하여 암의 재발·전이를 억제하며 말기 암 호스피스단계에서도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암 보조요법에서 한약의 역할
암치료, 특히 항암요법 중에는 오심ㆍ구토, 소화불량, 설사, 변비, 체중감소, 피로, 통증, 저림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감소 및 예방하는 관리를 “암 보조요법”이라고 한다.
카나자와의과대학 종양내과학 모토오 요시하루 주임교수는 실제 자신이 경험한 한약의 유용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양의학 암 보조요법이 불충분하여 항암제의 부작용이 심해서 복용 항암약물을 줄이거나, 중단한다면 약의 감량, 휴약이 계속되며 치료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이 약물은 효과 없었다라고 판단되면, 다음 항암약제, 요법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때 암 보조요법 ‘예비선택지’ 하나로써 한약을 사용합니다. 근거가 있는 양의학 표준 치료가 그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여, 암을 공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암 보조요법의 하나로써 한약이 신체 방어의 역할을 맡습니다. 즉 ‘표준치료를 완수시킨다’는 것 자체가 암치료에 있어 한약을 사용하는 목적입니다.”
암치료에 한약이 필요한 이유
일본의 암치료 전문의 27명이 공동 저술한 ‘동서의학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암치료’에서는 암치료에 한약이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근래 서양의학이 크게 진보하였으나 최첨단 의학을 시행해도 치료되지 않는 환자는 아직도 많다. 그러한 환자 대부분에게 한방치료는 유용하다. 또한, 최근 한약의 기초와 임상연구에 의한 근거도 서서히 축적되고 있다. 서양의학적 표준 치료가 주효하지 않는 경우에 ‘의학의 한계 상태이므로 포기하세요’라고 할 것이 아니라 ‘서양의학으로는 무효하더라도, 한방이 유효한 경우가 있으니까, 여러 대책을 찾아 봅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서양의학적 표준 치료가 효과가 없는 진행성 암 환자에게 일본의 암 전문의 대부분은 당연하다는 듯 ‘표준 치료는 효과가 없으니, 앞으로는 완화케어를 받아보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나 가족 대부분은 그 시점에도 암에 대한 적극적 치료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암에 대한 바이블’이나 인터넷(근거 없는 대체의학)을 찾아나서고, 어떻게든 도움 받을 방법을 구하러 다니며 표류하는 ‘암 난민’이 되어 버리며, 오히려 돈이나 갈취하려는 건강식품이나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환자는 어떤 치료법이든 병의 증상이 개선되면 좋다고 생각하며, 서양의학만으로 치료해달라고 말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 서양의학에 추가하거나 대체적으로 한의학을 필두로 한 여러 치료법을 조합하는 ‘통합의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의학을 구성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가 한방치료이다. 서양의학 외에도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자는 근거가 없는 한약이 암 환자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암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유효성이 발표된 근거 있는 한약은 암환자와 국내 의료진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암치료에 한약이 필요한 이유는 표준 치료를 완수시켜 최종적으로 환자를 구하는 것이고, 의학과 한의학이 융합된 통합의학은 “환자 중심 미래의학”의 비전이고 희망이기 때문이다.
참조
E.C Moschik, et al. Usage and attitudes of physicians in Japan concerning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kampo medicine): a descriptive evaluation of a representative questionnaire-based survey.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2;2012:139818.
A Ito, et al. First nationwide attitude survey of Japanese physicians on the use of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kampo) in cancer treatment.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2;2012:957082.
Fanghua Qi, et al. The advantages of using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s an adjunctive therapy in the whole course of cancer treatment instead of only terminal stage of cancer. Biosci Trends. 2015 Feb;9(1):16-34.
모토오 요시하루. 한약 암치료 근거를 기반하다. 청홍. 2020. p16-53
마사키 기타지마 등. 동서의학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암치료. 신흥메드싸이언스. 2014. p27-28월간암(癌)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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