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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폐암, 뇌전이 투병 중에 찾아온 행운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2월 01일 13:22분9,164 읽음

채도순(여 48년생) | 폐암

나는 1948년생으로 만 72세이다. 고향은 대구 반야월이다. 중고등학교를 대구에서 다니고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27년간 근무했다. 대학 시절 대학생 성경 읽기에서 만난 대학교수와 결혼하였다. 교회 장로인 남편과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친손자 외손자를 한 명씩 두고 있다. 교직 생활에서 은퇴하고 연구교수인 남편을 따라서 호주에서 일 년 동안 생활한 적도 있다. 교회에서는 바이올린 주자로 13년간 성가대 대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교회 제자학교 교장이었던 남편을 도와 간사로서 4년간 섬겼다. 제자학교를 정신없이 섬기다가 만 66세에 생애 전환 건강검진에서 폐에 이상이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결국 2014년 10월 대구에 있는 영남대학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다.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담배를 피우거나 탄광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지도 않은 나에게 폐암이 오리라고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는 오랜 교직 생활 때문에 분필가루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진단 받은 병원에서는 간단하게 수술하면 된다며 수술 날짜를 늦게 잡아 주었다. 폐에 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하루 빨리 몸에서 없애고 싶었는데 수술은 두 달 쯤 후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너무 속이 상했다. 하는 수 없이 집에서 거리가 있지만 일산에 있는 국립암센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시 정밀 검사를 하고 우폐 중엽절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끝난 후 몸이 회복되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생겼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그 모습을 보며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며 겁을 주었다. 그 때 의사 선생님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는데 암은 이미 늑막과 뇌로 전이되어 있는 폐암 4기의 환자였던 것이다.

표적치료제 타세바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치료효과가 매우 좋아서 뇌에 전이된 종양이 눈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설사와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이 심해 체중이 많이 줄었고 위와 대장내시경 검사까지 했다. 종양이 줄어드니 의사선생님은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오랫동안 복용한 탓인지 부작용이 점점 더 심해졌다. 얼굴의 발진이 심하고 온몸이 부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되었고 내 상태를 보고는 깜짝 놀라며 타세바 약을 일시 중단하고 피부과 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그렇게 약을 중단했더니 부작용은 줄었는데 문제는 종양이 커지기 시작했고 특히 뇌에 있던 종양이 커졌다. 결국 전뇌 방사선 치료를 열 번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아무 효과가 없어 허무하였다. 완전 탈모가 생겨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고 뇌의 암덩이는 점점 커졌다.

타세바 약은 내성이 생겨 이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한 내용을 담당 의사선생님에게 듣고는 앞이 캄캄해졌다. 뇌종양은 조직 검사가 불가능하여 암유전자를 파악 못하면 다른 표적 치료제를 복용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유전자 검사가 안 된 상태에서 다른 표적치료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았다. 한 번에 오백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치료효과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크게 실망하였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타세바 약을 두 달 정도만 더 복용해 보라고 권하면서 처방해 주었다.


사랑하는 남편은 전심으로 옆에서 투병을 도왔다. 암이 손쓰기 힘들 정도가 되자 병원 외의 방법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쏠투비 제약에서 개발한 운모가루약을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어 티시바이오에 직접 문의해서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항암제는 내성이 생겼으며 다른 표적치료제로 변경을 하려면 뇌에 있는 종양의 유전자 검사가 되어야 보험 적용이 될 텐데 병원에서는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으므로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쏠투비운모가루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일본은 삭제해주세요) 임상실험을 통해 국제적으로도 검증이 되었고,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한약재로 허가를 받았다기에 신뢰가 되어 복용을 결정하였다.

타세바 약과 함께 복용하고 3주 만에 검사를 받으러 가니 MRI에서 종양이 줄어들었다는 소견이 나왔다. 담당 교수님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재차 확인을 했다. 분명히 종양이 커졌으리라 생각했지만 커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에 의아해 했으며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기적과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담당 교수님은 타세바 약이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두 달 분을 처방해 주었다.

두 달 후에 다시 가서 검진한 결과 역시 종양이 줄어들었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세 달을 처방해 주었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내 얼굴을 빤히 보면서 “약을 잘 복용하고 있지요?”하고 묻는다. 내가 어물어물 “예”라고 답변을 못하자 “귀가 먹었어요?”라고 타박을 주면서 다시 재차 확인하면서 약을 제대로 복용하느냐고 묻는다. 이번에도 어물어물 답을 못하자 나보고 치매가 왔느냐고 했다. 그래도 결과가 좋으니 석 달 후에 보자고 하면서 타세바를 처방해 주었다.

차마 담당 의사선생님에게 처방받은 타세바를 먹지 않고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약도 짓지 않고 왔다. 왜냐하면 타세바를 복용하면 부작용 때문에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힘들기 때문이며 암이 줄어든 이유가 쏠투비 운모가루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암이 줄어들고 타세바 약을 끊으면서 몸에 변화가 생겼다. 처음으로 밥맛이 있고 체중도 늘었다.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게 되니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잘 먹고 화장실 잘 가고 밤에 잠 잘 잔다. 피부가 갈라지는 것도 사라졌다. 타세바를 복용할 때는 손가락 끝이 갈라져서 항상 반창고를 붙이고 지냈고 온 몸은 가렵고 비늘이 생겨서 뱀가죽 같았는데 이제 그런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 세상이 편해졌다. 무엇보다 내 머리 속에 있는 종양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너무나도 감사하다. 새로운 희망으로 살고 있다.

폐암환자는 25%만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수술을 받은 것이 나에게 큰 행운이고, 수술 후 5년 생존자는 장기 생존자로 인정되는데 내가 그 확률이 들어가서 행운이며 이제 운모가루약을 통해 또 다른 삶의 시간을 누리는 기쁨 속에서 지내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다.

2014년 11월 25일 수술 후 만 6년이 지나고 이제 7년째가 된다. 지금까지 나의 암 투병일기는 18권이나 된다. 2021년에는 운모가루 약을 통해 완전히 암세포가 소멸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기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암과 투병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다시 건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월간암(癌)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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