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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결과 확인할 수 있는 EGFR 폐암 유전자 검사 가능해져
김진아 기자 입력 2021년 01월 30일 23:07분3,465 읽음
EGFR 유전자 변이는 국내 폐암 환자의 30~40%에서 발견되는 가장 중요한 폐암 유전자 변이로 양성으로 판정되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능이 탁월한 경구용 EGFR 표적항암제 치료가 투여된다. 따라서 폐암이 진단되면 반드시 시행해야 할 필수 유전자 검사 항목이다.

국내 유일의 액상생검실을 운영하는 건국대학교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가 기관지폐포세척-액상검사(BALiquid Biopsy)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EGFR 폐암 유전자 검사를 시작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유전자 검사 방법으로 EGFR 표적 유전자 치료가 필요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검사하며, 97%의 정확성으로 1~2일 내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은 “유전자 검사는 조직검사를 이용해 암세포를 확인 후 DNA를 추출해 진행하며 대략 2주가 소요된다.”라며 “환자로서는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을지, 세포독성화학요법 치료를 받을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검사기 때문에 길고도 불안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계영 센터장은 “더욱이 2주라는 시간은 전이성 폐암 환자의 경우, 병세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더욱 절실한 기다림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EGFR 유전자 변이 폐암은 비흡연자, 여성, 말초성 폐암, 선암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침습적인 경피적폐생검을 통하여 조직을 얻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위치가 깊은 경우는 조직검사가 위험한 경우도 적지 않고, 조직을 얻기 위해 때로는 수술적 방법을 동원하는 때도 있다.

이계영 센터장은 “폐암 조직검사는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침습적 진단검사의 대표적인 예”라며, “현재로서는 필수적이기에 환자로서는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검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계영 센터장은 “최근에는 조직검사를 두 번, 세 번 시행해야 하는 재조직검사의 요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라며 “1,2세대 EGFR 표적항암제를 1년 정도 사용하면 획득 내성이 발생하는데 T790M이라는 내성 EGFR를 찾아야만 타그리소(Tagrisso)라는 효과적인 3세대 표적항암제를 처방받을 수 있기에 재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년 정도 표적항암제를 복용하고 나면 종양도 작아지고 암 주변에 섬유화가 발생해 조직검사를 시행해도 암세포를 채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T790M 유전자변이를 찾아내는 비율이 예상보다 높지 않아 환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혈액에서 순환 종양 DNA를 이용한 액상생검이다. 혈액을 채취하여 검사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감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T790M 양성 환자의 50-60%에서만 혈액을 이용한 액상생검에서 발견되는 실정으로 보조적인 방법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된 방법이 기관지폐포세척-액상검사(BALiquid Biopsy)다. 기관지 내시경을 해야 하지만 검사 정확성이 조직생검과 대등하거나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못하는 환자에게서도 시행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이 좋고 1–2일 이내에, 97% 이상의 일치도를 보이는 유전자 검사법이다.

기관지폐포세척-액상생검은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인 이계영 교수가 직접 개발했다.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종양이 위치한 부위에 접근해 식염수로 세척하면 폐 세척액을 얻을 수 있다. 이계영 센터장은 폐암 환자의 폐 세척액에는 폐암 및 종양미세환경에서 분비된 세포 성분과 세포밖소포체 혹은 엑소좀과 같은 나노입자가 액상으로 존재하며, 분리한 세포 밖 소포체에 EGFR 유전자 변이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해 국제 저명학술지인 Molecular Cancer에 발표한 바 있다.

또 이계영 센터장은 이를 기반으로 시행한 중개 임상연구를 통해 72명의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조직검사를 기준으로 폐세척액상생검 EGFR 유전자 검사가 100%의 민감도를 보인다는 결과를 Translational Lung Cancer Research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어 최근 개최된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224명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조직검사와 비교하여 97.8%의 민감도, 96.9% 특이도, 그리고 97.7%의 일치도를 보이면서, 유전자검사 결과를 1~2일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학술상(제1저자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인애 교수)을 수상했다.

덧붙여 이계영 센터장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세포 밖 소포체 DNA를 이용한 기관지폐포세척-액상생검을 통하여 폐암 환자에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암 진단 검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여 유력한 국제 학술지 TLCR(Translational Lung Cancer Research)에 게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계영 센터장은 “향후 수년 내 EGFR 유전자 검사를 뛰어넘어 모든 폐암 유전자 검사로 확장할 것”이라며 “이는 물론, 초기 폐암이 의심되는 폐결절 환자에서 폐세척 액상생검으로 90% 이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는 유전자진단법을 개발해, 궁극적으로는 침습적인 폐생검 없이 폐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오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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