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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종양 성장과의 연관성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1월 27일 12:32분4,964 읽음
비만,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연로를 빼앗기 위해 서로 경쟁하도록 만들어
비만은 12가지가 넘는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예후와 생존이 더 나쁜 것과도 연관되어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과학자들은 대사 변화나 만성 염증처럼 종양 성장을 부추기는 비만과 관련 있는 과정을 확인했지만, 비만과 암의 상호작용을 자세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이제 동물실험 연구에서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암 면역치료에 놀라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퍼즐의 1조각을 새로 찾아냈다. 비만은 암세포가 종양을 죽이는 면역세포와 연료를 둘러싸고 서로 경쟁하도록 만드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진은 고지방 음식이 종양 속에서 중대한 유형의 면역세포인 CD8+ T 세포의 수와 항종양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을 밝혔다.

이는 암세포들이 이용 가능한 지방이 증가하는데 반응해서 에너지가 풍부한 지방 분자를 더 잘 먹기 위해, 자신들의 물질대사를 근본적으로 개편하여 그 결과 T 세포의 연료를 빼앗고 종양 성장을 가속화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 블라바트닉 연구소의 세포 생물학 교수로 논문의 공동 책임저자인 마르시아 하이기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동일한 종양을 비만한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에 놓아둔 결과 암세포들이 고지방 음식에 반응해서 자신들의 물질대사를 개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발견은 어떤 환경에서는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치료법이 다른 환경에서는 그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을 시사하며, 우리 사회에 비만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런 점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지방과 관련이 있는 물질대사 개편을 차단하면 고지방 먹이를 먹는 생쥐에서는 종양 용적이 상당히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CD8+ T 세포는 면역체계를 활성화해서 암에 대항해 싸우도록 하는 면역치료가 사용하는 주무기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치료법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시사해준다.

고지방 먹이 준 생쥐에서 종양 훨씬 빠르게 성장
하버드 의대의 비교 병리학 교수 겸 블라바트닉 연구소 면역학과 과장으로 논문의 공동 책임저자인 아렌 샤프는 “암 면역치료들은 환자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T 세포와 종양 세포 간에 물질대사를 둘러싼 다툼이 있고 이 다툼은 비만과 함께 변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런 상호작용을 조사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이는 우리가 암 면역치료들과 병용요법들에 대해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줄 수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대장암, 유방암, 흑색종,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암에 대한 생쥐 모델에 비만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공동 제1 저자인 알리슨 링겔과 제프트 드리즈베르스의 주도하에 연구진은 생쥐에게 정상적인 먹이나 고지방 먹이를 먹여보았고, 고지방 먹이가 체중을 늘리고 여타 비만과 관련이 있는 변화를 일으켰다.

그 다음에 그들은 종양의 내부와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유형의 세포와 분자들 즉 종양의 미세환경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연구진은 정상적인 먹이를 먹는 생쥐와 비교해서 고지방 먹이를 먹는 생쥐에서 종양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 다량의 면역세포를 내포할 수 있고, 면역체계가 더 쉽게 인식할 수 있고, 면역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큰 - 면역원성을 띄는 암 유형에서만 일어났다.

음식에 따라 종양 성장에 차이가 나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죽일 수 있는 면역세포인 CD8+ T 세포들의 활동에 달려있는 것이 실험을 통해 드러났다. 만약 생쥐에게서 실험을 통해 CD8+ T 세포를 제거하면 먹이가 종양의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두드러진 점은 고지방 먹이가 종양의 미세환경의 CD8+ T 세포의 수는 감소시켰지만, 인체의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종양에 남아있는 CD8+ T 세포들은 덜 튼튼해서 더 느리게 분열하고 표지자들의 활동이 감소했다. 그러나 이들 세포를 분리해서 실험실에서 배양하니 정상적으로 활동해서 종양에서는 무언가가 이들 세포의 기능을 저해하는 것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또 외견상 모순된 것도 발견했다. 즉 비만한 동물에서는 비만에서 예상되듯이 인체의 다른 부위에는 지방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종양의 미세환경에는 주요한 세포 연료 공급원인, 핵심적인 유리 지방산이 고갈되어버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단서들은 연구진이 정상적인 조건과 고지방 음식 조건에서 종양 내의 여러 가지 유형의 세포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 전모에 관한 종합적인 지도를 만들도록 압박했다. 분석해본 결과 암세포들은 이용 가능한 지방의 양의 변화에 반응해서 적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 대사에 브레이크 작용하는 PHD3 단백질 증가하면 종양 느리게 성장
고지방 음식 하에서는 암세포들이 지방의 흡수와 활용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의 물질대사를 개편할 수가 있었지만 그 반면에 CD8+ T 세포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결국은 종양의 미세환경에 특정한 지방산이 결여가 되어 T 세포들이 필수적인 연료의 부족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하이기스의 실험실의 박사후 연구원인 링겔은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런 모순적인 지방산 고갈이 이번 연구의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이다. 이것이 정말로 인상이 깊어서 우리가 분석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비만과 전신 대사가 종양의 여러 가지 세포들이 연료를 활용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고, 이제는 우리가 작성한 물질대사 지도로 그런 과정을 자세히 분석하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단일 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과 대규모 단백질 조사와 고해상도 영상을 포함한 몇 가지 다른 접근법을 통해 연구진은 종양의 미세환경에 있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대사경로에 음식과 관련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별히 흥미로운 것은 정상적인 세포에서는 과도한 지방 대사에 브레이크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진 단백질인 PHD3였다. 암세포들은 정상적인 환경에 있을 때와 비교해서 비만한 환경에서는 PHD3의 발현이 상당히 더 낮았다. 연구진이 종양세포들이 PHD3룰 과잉 발현하도록 강제하자 비만한 생쥐에서 지방을 섭취하는 종양의 능력이 감소하는 것을 그들은 발견했다. 그러자 종양의 미세환경에 핵심적인 유리 지방산의 이용가능한 양을 복원시켰다.

PHD3 단백질의 발현 증가는 종양에서 고지방 음식이 면역세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대부분 뒤집었다. 비만한 생쥐에서 PHD3의 발현이 낮은 종양과 비교해서 PHD3의 발현이 큰 종양은 더 느리게 성장했다. 이는 CD8+ T 세포의 활동이 증가된 직접적인 결과였다. CD8+ T 세포가 부족한 비만한 생쥐에서는 PHD3 발현의 차이로 종양의 성장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

비만,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항종양 면역성 감소시켜
연구진은 또 인간의 종양 데이터베이스도 분석해보았고 PHD3의 낮은 발현이 면역학적으로 “차가운” 종양들과 관련된 것을 발견했다. 차가운 종양은 면역세포의 수가 적은 것을 말한다. 이들의 관련은 종양의 지방 대사가 인간 질병에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또 비만이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항종양 면역성을 감소시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샤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CD8+ T 세포는 백신과 CAR-T 같은 세포 치료법을 포함한 많은 유망한 정밀 암 치료법의 핵심이다. 이 접근법들은 암세포를 죽이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T 세포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종양이 성장할 연료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T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역동적이고 결정적인 메커니즘들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놀랄 정도로 포괄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크게 보면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이 암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과 환자의 물질대사가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PHD3가 가장 좋은 치료 표적물이라고 말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물질대사의 약점을 통해 암과 싸우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길을 열어준다고 연구진은 부언했다.

하이기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암 성장을 방해하고 항종양 면역기능을 증가시키기 위해 잠재적인 표적물로 이용할 수 있는 경로들을 파악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우리 연구는 비만과 종양 면역성과 면역세포와 종양세포 간의 혼선과 경쟁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고해상도 물질대사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된 많은 유형의 다른 세포들과 연구해볼 경로들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참조:
A. E. Ringel et al., "Obesity Shapes Metabolism in the Tumor Microenvironment to Suppress Anti-Tumor Immunity" Cell, 2020; DOI: 10.1016/j.cell.2020.11.009


월간암(癌)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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