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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독 유방암 치료에 도움 될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0년 11월 05일 16:05분5,090 읽음

꿀벌 독 멜리틴이 유방암 세포 파괴
해리 퍼킨스 의학연구소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시아라 더피 박사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퍼스시와 아일랜드와 영국의 꿀벌과 뒤영벌(호박벌) 312마리에서 추출한 벌 독을 사용해서 삼중 음성 유방암을 포함한, 치료 방법이 제한된 유방암의 임상적 아형들에 대한 벌 독의 영향을 조사해보았다. 연구 결과 꿀벌 독이 삼중 음성 유방암과 HER2 양성 유방암 세포를 신속하게 파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피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상이한 유형의 유방암 세포에 대한 꿀벌 독과 그 1가지 구성 성분인 멜리틴의 항암 성질을 조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이한 모든 아형의 유방암 세포와 정상적인 세포에 대해 꿀벌 독이나 멜리틴이 미치는 효과를 비교한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정상적인 유방암 세포와 임상적 아형 유방암 -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 의 세포에 대해 벌꿀 독을 테스트해보았다.”

더피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꿀벌의 독에는 멜리틴이라는 양전하를 띈 아주 작은 펩티드가 들어있는데, 우리는 그런 펩티드를 합성해서 만들 수가 있었고 그 멜리틴을 테스트해보았는데, 합성해서 만든 멜리틴이 꿀벌 독의 항암 효과를 대부분 반영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꿀벌 독과 멜리틴이 둘 다 삼중 음성 유방암과 HER2 양성 유방암 세포의 생존능력을 의미심장하게 선별적으로 신속히 감소시킨 것을 발견했다. 벌 독은 효능이 아주 세다.”

특정한 농도의 꿀벌 독은 정상적인 세포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면서 100%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우리는 멜리틴이 60분 안에 암 세포막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더피는 말했다. 꿀벌의 독의 멜리틴은 또 다른 놀랄만한 효력도 발휘했다. 즉 20분 안에 암 세포의 성장과 분열에 필수적인 암 세포들의 화학적 신호 전달을 크게 감소시킬 수가 있었다.

더피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꿀벌 독과 멜리틴이 암 세포의 성장과 번식에 필수적인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암 신호 경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고, 그런 신호 경로들이 아주 신속하게 차단되어버리는 것을 발견했다. 멜리틴이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는 보통 과잉 발현되는 수용체인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의 활성화를 억제해서 유방암 세포의 신호 전달을 조절했고, HER2 양성 유방암에서는 과잉 발현되는 HER2 유전자의 활성화를 억제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수석 과학자인 피터 클린켄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꿀벌의 독의 주요 성분인 멜리틴이 치명적인 암 세포 특히 삼중 유방암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발견이다. 의미심장한 점은 이 연구가 멜리틴이 어떻게 유방암 세포들의 신호경로를 방해해서 세포 증식을 감소시키는지를 증명한 것이다. 이 연구는 자연의 성분들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놀라운 실례를 제시해준다.”

멜리틴 투여 방법과 독성 정식 평가하는 연구 필요
더피 박사는 멜리틴이 유방암 세포막에 구멍들이 생기도록 해서 잠재적으로 다른 치료약이 암 세포 속으로 침투해서 암 세포의 사멸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멜리틴이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 제제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해보았다.

더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멜리틴을 작은 분자나 혹은 도세탁셀 같은 화학요법 약물과 함께 사용해서 아주 공격적인 종류의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멜리틴과 도세탁솔의 병용은 실험동물에서 종양의 성장을 줄이는 데 극도로 효과적이었다.”

더피 박사의 연구는 박사 논문의 일환으로 퍼스시의 해리 퍼킨스 의학연구소에서 이루어졌고, 암 후성유전학 실험실에서 필라 블란카포트 교수의 감독 하에 실시되었다. 더피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퍼스시의 꿀벌 독을 모으기 시작했다. 퍼스시의 벌은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벌에 속한다. 탄산가스로 벌들을 잠들게 한 후 얼음 위에 올려놓고, 복부에서 침을 뽑아낸 후 조심스럽게 절개해서 벌 독을 뽑아냈다.”

벌은 2만 종이 넘지만 더피 박사는 퍼스의 꿀벌의 독과 아일랜드와 영국의 다른 꿀벌 개체군의 독과 뒤영벌의 독의 효과를 비교해보려고 했다. 더피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아일랜드와 영국의 유럽꿀벌(양봉꿀벌)은 정상적인 세포들과 비교해서 유방암에서 거의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뒤영벌의 독은 아주 높은 농도에서조차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없었다.”

벌 독의 효과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 중 하나가 1950년에 학술잡지인 네이쳐를 통해 발표되었다. 그 내용은 벌 독이 식물의 종양 성장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꿀벌 독이 여러 가지 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을 불과 20년 전부터라고 더피 박사는 말했다. 미래에 멜리틴을 투여하는 최적의 방법과 독성과 최대 내약용량을 정식으로 평가하는 연구들을 실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조:
C. Duffy et al., "Honeybee venom and melittin suppress growth factor receptor activation in HER2-enriched and triple-negative breast cancer" NPJ Precis Oncol. 2020; 4 (1) DOI: 10.1038/s41698-020-00129-0
월간암(癌)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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