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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젊은 환자에게 면역치료가 잘 반응하지 않는 이유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0년 11월 05일 16:01분4,977 읽음
여성과 젊은 암 환자, 발암성 유전자 돌연변이 더 많이 축적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게 해주는 암 면역치료는 일부 환자들에게는 큰 희망을 준다. 그러나 다른 환자들에게는 면역치료가 아예 효과가 없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의대의 연구진은 젊거나 혹은 여성인 환자가 왜 어떤 유형의 암 면역치료에 대해 특별히 반응률이 낮은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젊은 환자와 여성 환자의 전형적으로 강건한 면역체계가 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잘 하지만, 살아남은 암 세포들은 면역체계에 쉽게 발각되지 않아서 어떤 유형의 면역치료는 효과가 없어져 버리는 것을 시사한다.

책임 저자로 샌디에이고 의대의 의학 조교수인 하나 카터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우리는 왜 어떤 환자가 면역치료에 똑같이 잘 반응하지 않는 이유를 알기 때문에 우리는 치료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더 정통한 접근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시작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환자에게 효과가 없거나 나쁠 확률이 높을 것 같은 면역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그 환자의 가능한 반응을 결정하는 예측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것을 시작할 수가 있다.”

암성 세포나 감염된 세포는 일종의 분자 깃발들을 흔들어서 문제가 통제불능이 되기 전에 면역체계가 그런 세포를 제거하도록 경고를 한다. 그 깃대들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의 분자들로, 인체 내 대부분의 세포의 표면에 세워져 있다.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는 세포 속의 모든 것에 대한 정보인, 항원 깃발들을 게양해서 손상된 세포나 감염된 세포를 빈번히 점검하는 감시병 면역세포에게 그 깃발을 보여준다.

종양 세포들은 많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깃발들 중에 자주 등장하고 그로 인해 면역체계가 종양 세포들을 발견해서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종양 세포들은 면역체계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깃발들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하는 정지 표지 분자를 내세워서 면역체계를 회피한다. 바로 여기에 면역관문 억제제가 필요한 것이다. 즉 이런 유형의 암 면역치료는 항원들을 이용해서 종양 세포가 환자의 면역체계에 한 번 더 보여서 발견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기능은 나이나 성별에 차이 없어
그렇다면 왜 사람의 나이나 성별이 면역관문 억제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면역반응이 성별과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오래전부터 관찰되었다. 예를 들면 여성은 독감 백신에 대한 항체 반응이 남성보다 2배나 더 강하고, 자가 면역질환에 훨씬 더 잘 걸린다. 또 인간의 면역체계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다. 그러나 만약 여성과 젊은 사람이 대부분의 경우 면역반응이 더 강력하다면 암 면역치료가 그들에게 더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카터의 연구진은 국립보건 연구소 산하 암 게놈 지도로부터 입수한 거의 10,000명의 암 환자와 국제 암 게놈 컨소시엄 데이터베이스와 발표된 연구로부터 입수한 다른 유형의 종양에 걸린 환자 342명의 게놈 정보를 살펴보았다. 연구진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의 기능은 나이나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늙은 암 환자와 남성 암 환자에 비해 젊은 암 환자와 여성 암 환자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가 면역체계에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없는 종류의 발암성 유전자 돌연변이를 더 많이 축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었다. 이는 젊은 사람과 여성의 강건한 면역체계가 잘 파악된, 돌연변이가 된, 자가 항원을 보여주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은 더 잘하지만,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돌연변이들에 더 많이 의존하는 종양 세포들은 방치해버리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카터는 말했다.

이런 선택 압력은 면역 편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만약 종양 세포가 애초에 눈에 잘 띄는 돌연변이가 된 자가 항원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관문 억제제가 면역체계에 그런 항원들을 공개하도록 도와줄 수가 없다고 카터는 부언해서 말했다.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 암과 질병 진화에 중심적 역할
이번 연구에 참여한 샌디에이고 의대의 의학교수 겸 동대학 무어스 암 센터의 면역학 실험실 책임자인 모리지오 자네티는 이렇게 말했다. “이는 암 게놈과 면역체계의 적응력 간의 상호 작용이 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점을 보여주고, 단순하지만 중요한 2가지 변수인 나이와 성별이 그런 상호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또 그런 상호 작용의 결과를 유발하는 데 있어서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의 지배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개인과 인구집단의 차원에서 암을 포함한 질병의 진화에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재확인했다.”

카터는 유전자적으로 말하면 소아 종양은 성인의 종양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에 대한 이번 연구 결과가 반드시 어린이들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대부분의 게놈 데이터베이스와 마찬가지로 이번 연구에서 이용한 데이터베이스들도 주로 백인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번 연구 결과가 모든 인구집단에 대해 일반화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카터는 말했다.

카터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암은 그냥 한 가지 질병이 아니다. 그래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을 수가 없다. 관문 억제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종양이 면역체계로부터 숨기 위해서 설치하는 포괄적인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종양과 면역체계 간의 상호 작용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게 되면 우리가 개별적인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를 그만큼 더 잘 맞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조:
A. Castro et al., "Strength of immune selection in tumors varies with sex and age" Nat Commun. 2020 Aug 17;11(1):4128. doi: 10.1038/s41467-020-17981-0.
월간암(癌)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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