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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면역항암치료 중 급성진행 현상 규명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0년 10월 30일 19:10분3,924 읽음
면역항암치료 전 혈액검사로 간암 급성진행 현상 예측
차세대 항암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면역항암치료’ 일부 간암 환자의 암 진행을 빠르게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졌다. 간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시 주의해야 할 환자군 선별에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전홍재ㆍ김찬 분당차병원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과 함께 간암 면역항암치료 이후 암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급성 진행 현상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10년 전부터 폐암, 간암, 신장암 등 15가지 이상의 암 치료에 사용되는 3세대 항암치료법으로, 부작용이 적고, 고령의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 2015년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피부암 말기에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통해 완치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치료 반응률이 20∼30%에 불과하고, 극소수 환자에서 치료 이후 오히려 암이 빠르게 악화되는 급성진행 현상(hyperprogression)이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에서 면역항암제 사용 후 급성진행 현상이 일어나는지, 만약 발생하면 어떤 임상적 특성이 있는지, 어떤 간암 환자군에서 급성진행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치료를 받지 않은 국내 간암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189명 중 24명(12.6%)에서 급성 진행 현상이 확인됐다. 이에 반해 표적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륩에선 급성 진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급성진행 환자에서 면역항암체 치료 전후 암 성장률과 암성장 키네틱(운동)이 모두 4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환자들은 치료 시작일로부터 사망일까지의 평균 기간이 59일에 불과할 정도로, 나쁜 예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일반 혈액검사가 이 같은 급성진행 현상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면역항암치료 시작 직전의 혈액검사에서 ‘호중구 대 림프구 비율(NLR)’이 높을수록 치료 반응률은 급격히 줄고, 급성진행 확률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NLR이 2미만인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률이 21%, 급성 진행률은 0%였지만, NLR이 6보다 크면 치료 반응률이 7.7%, 급성 진행률은 46%로 급증했다.

호중구/림프구 비율은 혈액 내 면역반응에 중요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와 림프구의 상대적인 비율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전홍재 분당차병원 교수는 “모든 치료에는 명과 암이 있는데, 면역항암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치료 시점에서 NLR이 높은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급성진행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세심한 관찰을 통해 면역항암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최근 유럽 간 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에 게재됐다.
월간암(癌)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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