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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분석으로 암 식별하다
임정예 기자 입력 2020년 06월 08일 12:15분6,667 읽음
혈액 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분석으로 암 여부 및 유형까지 식별 개발
그레고리 푸어는 대학 1학년 때 건강해 보이던 할머니가 췌장암 말기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할머니는 12월 말에 췌장암으로 진단을 받고 1월에 사망했다. 할머니는 어떤 조짐이나 증상도 없었다고 푸어는 말했다. 할머니의 암이 왜 더 일찍 발견되지 않았는지, 왜 치료에 내성이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그는 덧붙여 말했다.

푸어가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암은 전통적으로 유전체 질병으로, 우리 유전자의 돌연변이들이 세포가 죽지 않고 증식해서 종양을 형성하도록 허용해서 생기는 질병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푸어가 2017년에 학술잡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된. 어떻게 세균들이 대부분의 췌장암에 침입해서 환자에게 투여하는 주요한 항암제를 분해할 수 있는지를 밝힌 논문을 보았을 때, 그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암에서 지금까지 생각하던 것보다 더 큰 역할을 수행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푸어는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미생물군 혁신센터의 소장 겸 교수인 롭 나이트의 실험실에서 졸업 논문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푸어와 나이트 교수는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간단하게 혈액에 있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DNA 패턴을 분석해서 암이 있는 사람을 식별하고 흔히 어떤 유형인지도 식별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암을 어떻게 간주해야 할지 또 어떻게 암을 진단해야 할는지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혈액 속 미생물 데이터만으로 많은 유형의 암 초기에 식별 가능
나이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전의 연구는 거의 모두 다 종양을 세균이 없는 무균환경으로 추정해서, 인간 암세포가 인체 안팎에 사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나 여타 세균들과 일으킬 수 있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무시했다. 인체 내 미생물 유전자의 수는 인간 유전자의 수보다 훨씬 더 많아서 미생물 유전자들이 우리 건강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연구진은 우선 환자의 종양 수천 개에 대한 게놈 정보와 여타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인 암 게놈 지도로부터 입수할 수 있는 미생물 데이터부터 살펴보았다. 연구진이 알기로는 인간의 염기서열 데이터에서 미생물 DNA를 확인한 연구로는 이것이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한다.

33가지 상이한 암을 가진 환자 10,481명의 종양 표본 18,116개에서 특유한 암 유형과 관련이 있는 뚜렷한 미생물 특징이나 패턴이 나타났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와 자궁경부암이나 두경부암 간의 연관성과 푸소박테리아와 소화기암 간의 연관성 같은 것은 일부 예견되었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암 유형들 간에 뚜렷하게 구분되는, 미생물 특징도 확인했다. 예를 들면 대장암과 다른 암의 차이점은 페칼리박테리움 속 박테리아의 존재 여부였다.

수천 개 암 표본의 미생물 프로필로 무장한 연구진은 그 다음에는 특정한 미생물 패턴과 특유한 암의 존재를 연관시키기 위해 수백 개의 기계학습(머신 러닝) 모델을 훈련시키고 테스트했다. 기계학습 모델들은 환자의 혈액에 있는 미생물 데이터만 이용해서 암의 유형을 식별할 수가 있었다. 연구진은 3기와 4기인 고등급 암은 데이터 세트에서 제외시켰는데, 이제는 오로지 혈액에 들어있는 미생물 데이터만 가지고도 많은 유형의 암을 초기에 여전히 식별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 연구 결과는 심지어 표본에 대해 미생물 데이터의 90% 이상을 제거하는 가장 엄격한 생물정보학적 오염 제거 방법을 거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미생물의 그런 패턴들이 현실적으로 유용할지 밝히기 위해 나이트와 푸어와 동료 연구원들은 (실험에) 동의를 한 전립선암 환자 59명과 폐암 환자 25명과 흑색종 환자 16명에서 채취한 혈장 표본을 분석해보았다. 이 혈장 표본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핼스의 무어스 암 센터의 공동 연구원들로부터 제공받았다.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도구들을 사용해서, 연구진은 암환자 개개인의 표본으로부터 미생물 특징들의 정보를 읽어내어 특징을 서로 비교하고, 또 에이즈 바이러스에 음성인 건강한 지원자 69명의 혈장 표본과도 비교해보았다. 그 혈장 표본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의대의 HIV 신경행동 연구센터로부터 제공받았다.

외과적 생검-침습적이고 비용 비싸,액체생검-혈액 속 암 특이 유전자 돌연변이 탐지, 신속 진단
연구진의 기계학습 모델들은 대부분의 암이 있는 사람을 암이 없는 사람과 구별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폐암이 있는 사람은 86% 민감도로, 폐질환이 없는 사람은 100% 특이도로, 정확히 식별할 수가 있었다. 기계학습 모델들은 어떤 참여자가 3가지 암 유형 중 어떤 암을 가지고 있는지를 흔히 식별했다. 예를 들면 전립선암 있는 사람과 폐암이 있는 사람을 81% 민감도로 정확히 구분할 수가 있었다.

종양학자이며 무어스 암 센터 실험치료학 공동책임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산디프 프라빈 파텔을 이렇게 말했다. “종양의 DNA의 포괄적인 프로필뿐만 아니라 환자의 미생물군의 DNA까지도 단 1개 혈액 튜브 속에 가질 수 있는 능력은 말하자면 암에서 숙주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더 잘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진일보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장기적으로 그런 변화들을 모니터할 가능성이 있다. 진단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학적 모니터링까지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만약 이번 연구 결과들이 추가적인 테스트를 통해 계속 확인이 된다면 이는 암 환자의 가료와 암의 조기발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파텔에 의하면 현재 대부분의 암 진단은 외과적 생검, 즉 암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표본을 떼어내서 특정한 암과 관련이 있는 분자적 표지자를 찾아내는 전문가가 그 표본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 접근방법은 침습적이고 시간도 걸리고 비싸다. 몇몇 회사가 현재 액체 생체검사를 개발하고 있다. 액체생검은 간단하게 피를 뽑아서,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순환하는 DNA 속에 들어있는 암 특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탐지해내도록 해주는 기술을 이용해서, 특정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몇 가지 유형의 암의 경우 종양의 진행을 모니터하는데 이미 사용할 수가 있지만, 아직 진단용으로 FDA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

액체생검 유전체 변이 알려지지 않거나 탐지되지 않는 부위는 암 못 찾아내
샌디에이고 정밀 면역치료센터 부소장인 파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액체생검과 암 조기발견 분야에 놀랄 정도의 진전이 있었지만, 현행 액체생검이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유전자 변이와 초기 암을 확실하게 구분해낼 수가 없고, 유전체 변이가 알려지지 않았거나 탐지되지 않은 부위에서는 암을 잡아낼 수가 없다.”

이것이 현행 액체생검이 질병 부담이 낮은 상황에서 거짓 음성이라는 검사 결과를 내놓을 위험이 흔한 이유이다. 파텔은 부언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드문 세포에서 아주 드문 인간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간과하기가 쉬어서 실제로는 암이 있지만 암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가 있다.”

연구진에 의하면 순환하는 인간 종양 DNA와 비교해서, 미생물 DNA로 암을 발견하는 방법의 1가지 장점은 상이한 인체 부위에 있는 미생물 DNA의 다양성이라고 한다. 반면에 인간의 DNA는 몸 전체에 걸쳐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드문 인간 유전자 변화에 의존하지 않음으로서 이번 연구는 현행 액체생검 검사보다 혈액의 미생물 DNA 판독이 초기에 암의 유무와 유형을 정확하게 탐지해내고 액체생검으로 유전자 변이를 탐지해낼 수 없는 암도 탐지해낼 수 있는 듯한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혈액의 미생물 DNA 판독이 암의 징후를 놓쳐 거짓 음성이란 검사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그러나 그들은 더 많은 데이터로 자신들의 기계학습 모델들을 더 잘 다듬으면 자신들의 새로운 방법이 갈수록 더 정확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생물 DNA 판독은 거짓 음성이 나오는 일이 덜 흔한 듯하지만 거짓 양성 즉 암이 없는데도 암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 것은 여전히 위험부담이다.

파텔은 단지 암이 조기에 탐지되었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가 항상 필요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어떤 DNA 변화는 노화와 관계가 있는 비암성으로 해가 없거나 자연히 사라진다. 그런 변화는 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더 많은 조기검진과 더 많은 암 진단이 항상 좋은 일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고, 전문적인 임상의들이 결정해야만 한다고 파텔은 말했다. 연구진은 또 비록 미생물 판독이 암을 가리킬지라도 환자는 진단을 확인하고 병기를 결정하고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사들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혈액 기반 미생물 DNA 판독법, 특허 신청 및 회사 설립
나이트는 자신의 연구진이 이런 초기 관찰들을 FDA가 승인하는 암 진단 테스트로 개발해내는 데 있어서 여전히 많은 난제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더 다양한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들은 많은 다양한 사람에게서 “건강한” 혈액 미생물 판독이 어떤 것일지를 규정지을 필요가 있다.

그들은 또 자신들이 인간의 혈액에서 탐지해낼 수 있는 미생물 조짐이, 살아있는 미생물로부터 나오는지 아니면 죽은 미생물로부터 나오는지 아니면 죽은 미생물이 터져 그 내용물이 흩어져서 나오는지를 밝혀내려고 한다. 이는 그들의 접근방법을 다듬고 개선하는 것을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혈액 기반 미생물 DNA 판독 방법을 법적인 승인을 받고 상업화하고 진단 테스트로 임상에 적용하는 단계로 하나씩 추진해나가기 위해, 나이트와 푸어는 특허를 신청했고 (제이콥스 공대의 겸임교수 겸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미생물 혁신센터의 사무국장으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산드린 밀러-몽고메리와 함께 마이크로노마라는 별개의 회사를 설립했다.

푸어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연구가 암 생물학 분야에 중요한 변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미생물학자들이 자신들의 실험에서 오염을 제어하는 많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그런 방법이 암 연구에서는 역사적으로 매우 드물게 사용되었다. 우리는 이번 연구가 미래의 암 연구가들이 미생물을 의식하도록 만들 것을 희망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 새로 발견된, 암과 관련이 있는 혈액 미생물에 있어서 암 진단은 오직 시작일 뿐이라고 시사했다. 밀러-몽고메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생물 집단이 암과 함께 변화하는 방법에 대한 이 새로운 깨달음은 완전히 새로운 치료 방향을 열어줄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미생물이 그곳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들이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이런 미생물을 조작하거나 모방해서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인가?”

참조:
G. D. Poore et al., "Microbiome analyses of blood and tissues suggest cancer diagnostic approach"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2095-1


월간암(癌)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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