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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에세이인류의 활동이 멈추고 생겨난 변화들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0년 05월 11일 16:28분5,813 읽음
맑은 하늘과 깨끗한 바다, 그리고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청정한 공기는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꿈꾸어 오던 것들입니다. 인류의 활동, 엄밀히 따지면 인간의 경제활동이 멈추고 불과 몇 주가 지났을 뿐인데 환경은 급속도로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지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증명되었습니다. 이번 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끝났을 때 다시 예전처럼 황폐한 환경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해야 될 시점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을 꼽으라면 아마도 인도와 중국의 대도시들일 것입니다. 평상시 우리나라의 대기질과 비교해 보면 10배 이상 높은 오염수치가 나오는 장소이며 언제나 안개처럼 대기 중에는 환경오염 물질이 자욱합니다. 지난 3월 25을 기해서 인도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국가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집밖으로 외출을 강제로 금지시켰으며 모든 사람의 이동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만에 언제나 잿빛으로 보이던 하늘은 파랗게 변했고 미세 먼지에 가려졌던 산과 푸른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불과 10미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오염된 공기는 사라지고 쾌적한 공기로 변했습니다. 중국의 대도시도 마찬가지로 오염 물질이 줄어 공기질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구 전체의 오염도가 많이 줄었으며 우리나라도 여느 해보다 상쾌하고 청정한 공기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카고 도심에서는 코요테와 같은 야생동물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외신은 전합니다. 남미와 호주 등 대도시에서도 사람이 없는 사이 야생동물들은 도시 한복판을 활보하거나 쇼핑센터와 같은 건물에서도 그 모습이 자주 포착됩니다. 아마도 사람이 집에만 머물고 있는 틈을 타서 야생동물들은 본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또한 바다 오염도가 낮아지면서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바다의 해양 생물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특히 플랑크톤과 같은 미세한 생물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바다는 청정한 상태로 변했습니다. 그에 대한 단면이 멕시코의 해변에서 포착되어 트위터 등의 SNS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세 플랑크톤에 함유된 생물발광물질이 많아지면서 밤에도 바다는 황홀한 푸른빛을 띠며 출렁입니다. 뿐만 아니라 바다에 서식하는 수많은 생물들이 활동이 왕성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의 전염병이 사람에게 전염되고 나서 현재까지 지구 전체의 나라들에 전파되었습니다. 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최초 중국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무서운 감염 속도로 주변 국가를 거쳐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이제 남반구에 있는 아프리카와 호주 등지의 나라까지 전염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놀라운 전파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사람의 활동, 경제활동이 멈추었습니다. 그 덕분에 인간이 경제를 위해서 자연을 망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재앙이 지구와 그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는 축복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활동이 멈추고 불과 며칠 사이에 지구는 놀랍도록 빠르게 자가치유를 하고 있습니다.
오염도가 심한 지역일수록 치유효과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대기오염은 인공위성으로 변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포착되기 때문에 과학적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공기의 질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자동차와 공장 그리고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오염물질이 줄어들면서 대기질은 좋아졌으며 그에 맞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도 좋아졌습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공격해서 사망하게 만들지만 오염물질은 대부분 몸에 서서히 축적되고 서서히 건강을 잃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현재 개선된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중국과 인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치가 획기적으로 줄었거나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들보다 대략 20배 이상 넘어서는 사람들이 개선된 환경 때문에 생존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아마도 지금처럼 청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암발병률 또한 획기적으로 줄어 들것입니다. 환경오염 또한 암 발병의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각국에 GDP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겠지만 건강상태는 더 나아질 듯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을 주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러 과제를 남겼습니다. 바이러스 자체가 주는 위험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구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어떻게 개선해야 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경제논리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있으며 인류 공동체뿐만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 그리고 그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를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그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찾아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전에 무엇이라도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태어나서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할 권리가 있습니다. 현대의 산업화가 시작되고 경제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생존수단이 되면서 우리는 스스로 건강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오염된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으려 모든 사람이 집안에 갇히면서 경제보다 더 중요한 환경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태 만들어온 경제논리는 야만적이었으며 파괴적이었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강제로 또 너무 급격하게 생긴 변화 때문에 살림살이 걱정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사업이나 장사하는 분들은 매출이 줄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과 건강에 대한 경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해 같았으면 요즘 같은 봄날, 미세먼지 걱정이 앞섰을 텐데 올해는 그런 걱정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깨끗해진 지구의 변화를 체험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인류와 자연의 건강에 대한 선택을 해야 될 시점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선택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맑고 청정한 자연이 우선 되어야 할 것입니다.
월간암(癌)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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