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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칼럼] - 염증때문에 생기는 암, 양날의 검과 같은 면역반응

이 기사는 임정예 기자가2020년03월09일 11시39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2110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글: 김민정 한의사(김민정 한의원장)

Tumor-promoting inflammation: 암을 유발하는 염증
암을 발생하게 하는 두 번째 근원적인 요인으로 이 논문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염증을 들고 있습니다. 이것을 살펴보기에 앞서 염증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때에 체내에서 일어나는 방어반응입니다. 외상이나 화상, 세균 침입 등에 몸이 반응을 일어나 충혈, 부종, 발열,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방어기전은 혈관 안에 면역세포가 일하는 것이므로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 조직에는 염증반응이 있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혈관이 존재하는 모든 조직은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가 없더라도, 자가면역기전이나 물리적 힘, 자극 물질 등에 의해서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염증반응은 손상된 조직의 재건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조직에 손상을 준 미생물, 독소 따위의 원인 물질 제거와 손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괴사된 세포, 조직 등을 제거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합니다.

염증반응은 크게 혈관의 작용과 세포의 작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혈관은 염증 부위로 혈류를 많이 보내도록 하고 해당 부위의 혈류 속도를 느리게 하고 면역세포가 혈관을 잘 통과하게 하여 혈관을 흘러 다니던 면역세포들이 염증부위에서 혈관을 잘 통과하여 염증부위에 모이게 됩니다. 면역 세포들은 혈관에 잘 달라붙고 손상된 조직으로 적절하게 이동하여 염증을 일으킨 물질이나 손상받은 세포를 제거합니다.

염증은 단계에 따라 2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직에 상처나 감염이 생겼을 때 염증시작 단계와 상처난 조직과 감염을 치료 후 복구하는 단계입니다. 세포들을 부르는 신호중 특히 면역세포를 부르는 것을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고 합니다. 병원체 침입 등의 이유로 조직이 손상되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면역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사이토카인을 분비합니다. 주로 감염된 곳에 있던 대식세포(macrophage)가 감염을 인식하고 염증을 일으키는(proinflammatory) 사이토카인을 분비해서 다른 면역 세포를 불러 모으고 염증을 발생시킵니다. 염증시작단계와 치료 후 복구 단계에서 각각 다른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들이 사용됩니다.

염증시작단계에서는 마크로파지중 M1마크로 파지가 역할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세포에 여러 가지 신호전달 물질들이 작용합니다. TNF알파, IL-1, IL-12, IFN감마, iNOS, ROS등이 작용합니다. 이들의 역할은 염증반응(붓게하고 열나게하고 빨갛게 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반응)과 미생물을 죽이는 작용, 주변조직을 녹이고 파괴하는 작용을 합니다. 치료 후 복구 단계에서는 마크로파지중 M2 마크로파지가 역할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 세포에 신호 전달하는 물질은 IL-10, TGF베타, MMPs, Arg1, TIMPs, VEGF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염증억제와 혈관생성 조직복구입니다.

암과 염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병리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암 조직에는 면역세포들이 침범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암 주변 조직은 염증반응이 일어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염증반응은 면역세포가 암을 제거하기 위해서 활동한 것으로 이해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활동이 역설적이게도 암을 발생하게 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 2000년대 이후 밝혀지게 됩니다. 조직 손상물질을 없애고 조직을 재건하는 우리 몸의 염증기전이 암세포가 성장하고 암주변미세환경이 암을 일으키도록 돕는 것을 조장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성장인자와 세포분열신호, 세포를 죽지 않게 하는 신호, 혈관생성 인자, EMT를 일으켜 암전이가 일어나게 하는 등으로 염증반응이 암세포가 성장하고 전이하는 것을 돕습니다. 중요한 것은 염증이 미세암의 초기에 큰 역할을 하고 미세암이 확 성장하도록 돕는 다는 것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는 특히 ROS라는 물질을 발생시키는데 발암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주변 암세포가 더 빨리 악성으로 변하도록 돕습니다. 이런 점에서 염증 반응은 암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며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암 미세환경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암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암의 특성 2가지 DNA의 취약성, 염증 반응은 우리 몸이 생존하고 살아가는 근원적인 기전과 연관이 있습니다. 암세포는 우리가 외부환경에 적응해서 진화하는 기전, 외부물질에 의한 손상을 제거하고 조직을 재건하는 기전을 이용해서 암 고유의 특성을 가지며 성장합니다. 우리 생명에 가장 근원적인 기전과 암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전이 암을 발생시키는 기전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암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 몸에 내재되어있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암을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암을 치료한다는 것은 우리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암의 2가지 특성
Deregulating cellular energetics : 세포 에너지활용의 변화(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대사를 합니다)
암세포는 성장과 분열을 일으키는 연료물질을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정상세포와 차이가 납니다.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정상세포는 글루코즈(당)를 사용하여 에너지(ATP)를 만들어내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는 우리가 발효라고 부르는 과정이 세포에서 일어납니다.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보다 적은 ATP를 만들어내고 대신 젖산과 같은 중간 산물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1930년 Otto Warburg라는 과학자가 암세포의 이상한 에너지 대사를 발견했습니다. 암세포는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와 같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다시 말하면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도 발효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암세포는 이런 기전을 통해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도 정상세포에 비해 적은 ATP(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정상세포보다 많은 글루코즈(당)을 이용해야 합니다. 글루코즈(당)을 세포내로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세포표면에 수용체인 GLUT1을 많이 발현시킵니다. 암세포의 이런 특성은 암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이용되기도 합니다. PET 스캔이라는 과정인데 FDG라는 방사성물질이 붙은 글루코즈(당)을 몸이 흡수하게 하고 당을 많이 흡수하는 조직을 PET을 통해 찾아내 암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이용하는 기이한 에너지 대사는 암유발유전자인 RAS, MYC의 활발한 활동과 암억제유전자인p53 의 억제활동과도 관련 있습니다. 암 유발하는 유전자가 활발해지고 암억제유전자가 억제되면서 암세포는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도 발효과정과 같은 에너지 대사를 합니다.

과학자들은 분열속도가 정상세포보다 훨씬 빠른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효율이 훨씬 떨어지는 에너지대사를 이용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런 의문은 후에 암세포가 이런 방식의 에너지 대사를 이용하면서 생기는 중간산물에 대해서 밝혀지면서 풀립니다. 이 중간 산물들은 핵산이나 아미노산등입니다. 중간산물들이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데 재료로 쓰이는 것입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분열을 빨리하므로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가 많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기전은 발생하는 세포(태아기 세포)같이 빨리 분열하는 세포에 쓰이는 기전입니다. 암은 이렇게 우리 몸의 기전을 이용하는 세포입니다. 암세포가 에너지대사를 변형시키면서 생기는 중간 산물 중 대표적인 것이 PHGDH입니다. 이 중간 산물은 암들이 성장하고 분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흥미 있는 것은 암조직안에 암세포가 2가지로 나눠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산소가 있음에도 발효 같은 과정을 일으켜 젖산을 만드는 암세포 다른 하나는 그 젖산을 이용하는 암세포입니다. 암세포가 산소가 있어도 발효과정같이 산소 없이 일어나는 과정을 에너지 대사로 이용한다는 사실은 암세포가 자라는 환경은 산소와 관계없다는 것입니다. 산소가 적게 공급되거나 공급되지 않더라도 암세포는 자랄 수 있습니다.

Avoiding immune destruction : 면역파괴(면역세포가 암세포 죽이는 것)를 피함
암의 형성을 둘러싼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이슈는 면역계가 암세포가 성장하고 전이하는 것을 막는 역할입니다. 면역 감시(면역계가 암세포를 감시하고 죽임)라는 오래된 이론에서는 세포와 조직은 지속적인 면역체계의 감시를 받는 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면역감시가 숨어있는 암을 찾아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로 보면 발생하는 고형암은 면역감시를 피해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면역체계가 파괴된 환자들에게서 폭발적으로 암이 나타는 것으로 그 근거를 삼았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의 암은 바이러스로 인해서 유발되는 암입니다. 바이러스는 암이 아니더라도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제거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암이라 바이러스와 관계없이 면역계가 암 자체를 감시한다고는 볼수 없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시스템을 손상시킨 쥐 실험을 통해서 이 이론을 증명하였는데 바이러스가 아닌 발암물질로 암을 일으킨 뒤 면역시스템이 손상된 쥐와 손상되지 않은 쥐를 비교하였습니다. 면역시스템이 손상된 쥐에서 암이 빠르게 발생하였습니다. (면역시스템중 CTL과 NK, CD4 Th1세포를 손상 시킨 쥐에서 더욱 빨리 암이 생겼습니다.) 유명한 실험이 있는데 면역시스템을 손상시킨 쥐에서 생긴 암과 면역시스템이 정상인 쥐에서 생긴 암을 각각 면역시스템이 정상인 쥐에 주입하여 관찰하는 실험입니다. 면역시스템이 손상된 쥐에서 추출한 암은 두 번째 쥐에서 암을 못 일으키지만 면역시스템이 정상인 쥐에서 추출한 암은 두 번째 쥐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암세포중 면역반응을 크게 일으키는 세포는 초기 우리 면역시스템을 통해서 제거됩니다. 그리고 우리 면역시스템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일어난 암세포가 살아남아 암세포를 키우는 것입니다. 면역시스템이 손상된 쥐는 면역감시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면역반응을 크게 일으키는 암세포가 자랍니다. 면역시스템이 정상인 쥐의 경우는 면역감시가 일어나 면역반응을 크게 일으키는 암세포는 죽고 면역감시를 피하는 암세포가 자란 것입니다. 두 번째 쥐들에 각각 암세포를 주입했을 때 면역반응을 크게 일으키는 암은 즉시 면역반응을 통해 제거되어 암이 발생하지 않고 면역감시를 피해 변이가 일어난 암(면역감시를 적응한 암)의 경우 두 번째 쥐에서 암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면역세포가 암을 제거 한다는 것은 대장암과 난소암을 가진 환자들을 관찰하면서 연구되었습니다. 대장암과 난소암을 가진 환자들중 CTL과 NK세포(둘 다 면역세포입니다)가 암세포에 크게 침입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예후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장기이식을 할 때 이식된 장기가 손상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면역을 억제 합니다. 이 경우 이식받은 환자에게서 암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식해준 사람에게서 숨어있던 암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에서는 발현되지 않던 암이 면역세포의 작용을 억제 했을 때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예를 보면 면역작용이 암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작용(면역감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합니다. 예를 들면 암세포는 TGF베타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면역세포(CTL, NK세포)를 마비시킵니다. 더욱 정교한 방법으로는 염증기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염증반응은 조직손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하고 조직을 복구하는 반응이기 때문에 면역세포를 통한 물질제거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면역세포를 멈추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Treg(T세포를 중지시키는 세포)나 MDSCs(1차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세포)를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중단시킵니다. 암세포는 이런 식으로 우리 면역세포가 암을 파괴하는 과정을 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