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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양면성 - 암 유발도 하고 암 치료도 하고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0년 02월 11일 14:28분7,674 읽음
만성염증으로 암 유발하는 흡충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이 열대산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 그들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고 기생충과 관련이 있는 영양부족의 영향으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그런 나라에서는 기생충이 몇 가지 암 발생 케이스의 대다수를 유발하는 점이다.

기생충과 관련이 있는 악성 종양에 관한 특별주제 논문 모음으로 출간된 최근의 연구는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아마도 기생충을 암에 대적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생충은 100만 개가 넘는 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들의 공통적인 단 1가지 특징은 기생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편집자로 포르투갈의 국립 건강연구소에 근무하는 모니카 보텔호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기생충은 종류가 많지만 모두 다 어떤 방법으로든 숙주에 해를 끼친다. 사람의 경우 기생충은 장관이나 요로나 혹은 혈류 속에서 살면서 영양실조로부터 장기부전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병을 유발할 수 있다.”

2015년에 좀 별난 감염 케이스로 기생충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에이즈 환자 1명이 몸속에 있는 촌충이 암에 걸려 몸 전체로 전이가 된 후 죽었기 때문이다. 이 케이스는 그런 사례로 기록된 유일한 케이스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기생충이 인간의 세포를 암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3종의 기생충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고 보텔호는 말했다. 그 기생충은 모두 지정된 흡충이다. 흡충이란 영어 단어(trematode)는 숙주의 뱃속에 달라붙어 영양분을 빨아먹는 소름끼치는 흡입강을 표현한 라틴어 명칭에서 나왔다. 흡충은 일상 회화에서는 플루크(fluke)라고 한다.

특정한 지역,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는 흡충이 방광암과 간암 케이스의 대다수의 원인이라고 베를린 샤리테 의대 부교수인 보텔호와 함께 공동 편집인인 요아힘 리히터 박사가 말했다.

그런데 기생충이 어떻게 암을 유발할까? 연구 모음에 의하면 기생충의 영양분 흡입과 번식 습성이 원인인 듯하다고 한다. 리히터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흡충은 흡입강으로 달라붙고 장기를 파고들고 방광벽에 알을 낳으면서 끊임없이 숙주에게 상처를 입히고 또 입힌다. 그런 상처를 인체가 끝없이 치유하려고 시도하면서 만성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는 많은 세포 분열을 의미하고 감염된 동안 암 유발 돌연변이가 쌓일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 더해 흡충의 유독한 배설 습관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리히터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생충과 기생충 알은 만성 염증을 악화시키는 단백질을 분비해서 세포분열과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혈관 성장을 더 촉진한다.”

흡충 감염과 초기 암은 흔히 증상이 없고 그래서 구충제를 이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흔히 너무 늦게 병원을 찾아 치료할 수 없게 된다. 다행히 흡충은 약점이 있다. 흡충은 사람에게 감염을 하기 전에 민물 달팽이를 제1 중간숙주로 삼아야만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경제 개발과 달팽이 서식지를 메우고 배수를 해서 흡충을 성공적으로 제거해버렸다고 리히터는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간흡충 감염과 담도암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태국에서는 현재 박멸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에티오피아 같은 일부 고위험 국가들은 흡충과 관련이 있는 암을 감시하거나 예방하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이 없고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리히터는 부언해서 말했다.

숙주 면역반응 향상시키는 간질충
박멸 노력은 차치하고 기생충과 암의 별스러운 세상에는 뜻밖의 또 다른 반전이 있다. 기생충이 악성 종양을 치료하는 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보텔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간흡충인 간질충 같은 일부 기생충을 포함한 많은 기생충이 시험관 실험에서 암 성장을 억제한다. ‘과도하게 활발한 촌충’이라 명명된 또 다른 기생충은 인간 숙주의 암 발생률이 크게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이 촌충뿐만 아니라 간질충도 생산하는 단백질이 암세포를 바로 죽일 뿐만 아니라 종양에 대한 숙주의 면역 반응을 향상시키기도 하는 듯하다. 암을 촉진하는 흡충 단백질조차도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제로 이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새로운 혈관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 당뇨병 환자나 흡연자나 노인들의 치유되지 않는 만성적인 상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조:
M. C. Botelho & J. Richter “Editorial: Parasites and Cancer” Front Med (Lausanne). 2019 Mar 22;6:55. doi: 10.3389/fmed.2019.00055.


월간암(癌) 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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