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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전문가칼럼고기 먹는 것이 환경과 무슨 상관?임정예 기자 입력 2020년 02월 10일 17:35분4,811 읽음
- 글: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2019년 9월 20일과 21일 파리와 베를린, 뉴욕과 서울에 이르기까지 160여 개국 400여만 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후 파업을 주도했다. 또 미국 뉴욕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유엔 청년 기후 정상회의가 열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성세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거대한 물결의 최전선에는 열여섯 살의 환경운동가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서 있다.
올해 16살인 이 스웨덴 소녀는 무동력 소형 요트를 타고 거의 바람의 힘에만 의지해서 2주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요즘처럼 교통수단이 잘 발달된 세상에서 굳이 이렇게 한 것은 환경파괴의 주범 중 하나인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결기 때문이었다. 툰베리는 자신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오늘날 환경운동가들조차도 끊임없이 항공여행을 하고, 거리낌 없이 육식을 하는 행동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학교의 일상까지 위협하는 기후 위기 시대를 겪으며 최초로 학교 파업 시위를 벌였다. 2018년 8월의 일이다.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년과 지역이 이 같은 저항에 동참하도록 호소한 결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 유럽을 필두로 세계 전역으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9년 3월 15일과 5월 24일에도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규제하지 않는 온실가스로 파괴된 지구를 되돌려 놓으라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지난여름은 연일 37도를 오르내리며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과거 이맘때의 평균기온이 32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상 고온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에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역사상 가장 더웠던 5년으로 기록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 앞으로 온실가스 농도가 더 높아짐에 따라 기온의 상승도 더 거세질 것이라 봤는데, 이를 두고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아예 ‘대재앙’이라 표현했다.
세계적으로는 지구 평균기온이 100년 전보다 1도 오른 상태이며 2040년이 되면 1.5도 이상 상승에 도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고, 이대로 지속된다면 얼마 안 가 빙하가 사라진다는 NASA(미국우주항공국)의 발표는 주목할 만하다. 80%의 태양열을 반사하여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 빙하가 없어진다는 말이고 보면 지구온난화는 예측불허의 급격한 가속화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 결과로 영구동토층과 바닷속의 많은 양의 메탄이 동시다발적으로 대기 중으로 기화, 폭발하는 일이다. 2019년 7월 말 녹색당 주최 대중강연에서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앞으로 1도만 더 상승하면 지구가 스스로 온도를 높이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이후 2도 상승을 넘어서면 지구는 탄성력을 상실하게 되고, 지구가 스스로 온도를 높이는 ‘되먹임 구조’가 발생해서 지구멸망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심각성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인류를 위협하는 온난화 현상의 심각성 때문에 전 세계에서 연구를 거듭하면서 얻어낸 해결책도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낀다. 그것은 실제 원인을 파악하고 방향전환을 하는 것으로써,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막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길은 육식에서 채식으로의 식단 전환임을 밝혀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2006년 보고서는 고기를 매우 강력한 탄소 집약 식품으로 지목하면서 가축사육이 기후변화의 최대원인 중 하나이며 환경의 최대 위협이고,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차지,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의 총 배출비율인 13.8%보다 많다고 발표했지만, 다시금 2008년 IPCC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 ‘파차우리’ 의장은 그것은 저평가된 것이며 그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더욱이 2009년 2월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이 발간한 ‘식단변화가 주는 기후상의 이로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축산업의 전체 과정을 분석하고 기후변화 억제비용을 산정했는데, 전 세계가 10~15년 채식을 한다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2도 미만, 즉 2050년까지 온실가스 농도를 450ppm에 안정화하는 기후목표의 70%를, 완전 채식 (유제품과 달걀을 포함한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을 한다면 80%를 해결할 것이며 그만큼의 비용을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놀랍지 않은가?
단지 채식만으로 70%를, 그리고 완전 채식을 한다면 80%의 기후목표를 달성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같은 해 2월 유럽의회 기후위원회는 축산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임을 공식 인정했으며 메탄가스 억제를 위해 축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육류소비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이 이런 급속한 호전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축산업에서 주로 나오는 메탄과 아산화질소 같은 단기 온실가스와 관계가 깊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100년간 23배, 20년간 72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이며 아산화질소는 296배로 단기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양은 적으나 훨씬 강력한 온난화의 주범으로서 대기 중에 머무는 수명이 짧아 장기 이산화탄소 감축과 함께 조처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이 될 필요도, 모든 걸 버릴 필요도 없다. 단지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콩이나 두부로만 바꾸면 되는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에서 식물성 단백질로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고기 한 점 포기하는 일이 지구온난화의 위기로부터 자신과 가족, 지구촌의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대책임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채식의 상관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채식으로의 식단변화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생활 속의 실천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원되어 지구의 이상 징후들을 치유하며 푸르게 변화시켜야 우리 아이들에게도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월간암(癌) 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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