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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인근 비료공장 원인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9년 12월 23일 17:25분4,365 읽음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주요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유해물질이라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11월 14일 전북 익산시 국가무령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발병 당시 환경부는, 발암물질 배출량과 주민 노출량을 파악하기 어려워 암과의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어렵다고 했지만, 이번 최종결론에서는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이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다.

조사결과 금강농산은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을 유기질 비료 생산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다. 금강농산의 비료공장은 2017년 4월부터 가동이 중단됐지만,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모의실험에서는 연초박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등 1급 발암물질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공장은 앞서 대기배출시설과 폐기물 처리 방식, 악취 등 여러 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전례가 있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바닥ㆍ벽면 등 내부를 조사했을 때도 역시 발암물질들이 검출됐다.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 분석결과에서도 총 15지점 중 5지점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반면 대조지역 5지점에서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공장 가동시기에 생육된 소나무 잎(2년생)에서는 공장 가동중단 이후 생육된 잎(1년생)보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농도가 높게 검출되는 등 금강농산에서 오염물질이 비산됐음이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해당 비료공장은 2001년 설립 이후,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다가 비료관리법 위반 등이 확인되면서 그해 말 폐쇄됐다.

공장이 가동되는 기간 동안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그중 14명이 숨졌다. 장점마을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샘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보다 2∼25배 높았다. 공장 가동 시기에 주민들이 거주한 기간이 길수록 갑상샘암을 제외한 모든 암, 담당 및 기타 담도암, 기타 피부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 가능한 질병)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비특이성 질환이란 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이어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월간암(癌)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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