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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가 췌장암 유발한다
임정예 기자 입력 2019년 12월 10일 17:40분8,282 읽음
곰팡이 개체군와 변화, 종양의 개시와 성장 촉진해
최근 연구에서 곰팡이가 장에서 췌장으로 침입해서 개체 수를 1,000배 이상 늘려 췌장암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잡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된 이 연구는 췌장 내의 곰팡이 균계, 즉 각종 곰팡이의 혼합체가 정상적인 세포를 췌관 선암종(PDA)으로 변하는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런 유형의 암은 보통 2년 안에 치명적이다.

생쥐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는 각종 곰팡이가 췌관을 따라 췌장으로 침입하는 것을 발견했다. 췌관은 소화액이 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관인데 이 관을 타고 곰팡이가 거꾸로 올라오는 것이다. 논문의 저자들은 곰팡이가 이렇게 침투하면 장과 췌관 선암종이 있는 췌장에 비정상적인 곰팡이 개체군이 형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뉴욕 대학교 의대와 치대의 연구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강력한 항진균제로 생쥐를 치료하니 30주 동안 췌관 선암종의 무게가 20%에서 40%까지 줄어든 것도 발견했다. 우리가 과거에 실시한 연구들은 박테리아가 장에서 췌장으로 침투하는 것을 밝혔는데, 이번 연구는 곰팡이도 마찬가지이고 관련된 곰팡이 개체군의 변화가 종양의 개시와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공동 책임저자인 조지 밀러가 말했다. 밀러는 의사로 뉴욕 대학교 랑곤 의료센터의 펄머터 암 센터 종양 면역학 연구 프로그램의 공동 책임자이다.

미국 암 협회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와 기생충을 암의 유발 요인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곰팡이를 췌장암과 연관한 연구는 이전에는 없었다고 저자들을 말했다. 연구진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서 곰팡이 균계가 개편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췌장암에 걸린 생쥐와 건강한 생쥐의 배설물 표본을 30주 동안 분석해보았다. 그들은 존재하는 곰팡이의 종류들을 확인하고 개체 수를 세기 위해 게놈 기법과 통계 기법을 이용했다. 그들은 또 곰팡이에 발광 단백질을 부착해서 장과 췌장을 통해 이동하는 것도 추적했다.

생쥐 췌장에서 멜라세지아 속 곰팡이, 암 20% 더 빨리 성장해
연구 종료 시점에 연구진은 건강한 췌장과 비교해서 암에 걸린 췌장은 곰팡이 개체군의 규모와 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생긴 것을 관찰했다. 생쥐의 조직과 인간의 조직에서 개체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14개 종으로 구성된 멜라세지아 속 곰팡이였다. 연구진은 또 파라스타고노스포라 속과 사카로마이세스 속과 셉토리엘라 속의 곰팡이의 개체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도 발견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피부와 두피에서 발견되는 멜라세지아 속 곰팡이가 비듬과 몇몇 종류의 습진을 유발하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피부암이나 대장암과 연관을 짓고 있다고 공동 책임저자로 뉴욕 대학교 치대의 기초과학 및 두개안면 생물학 교수인 디팍 삭세나 박사가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멜라세지아 속 곰팡이가 췌장 종양에도 많이 있다는 증거를 추가하고 있다고 그는 부언했다.

곰팡이 개체군의 변화가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연구진은 강력한 광범위 항진균제인 암포테리신 B로 생쥐를 치료해보았다. 그 항균제 치료가 종양의 무게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췌장암으로 발전하는 초기 세포 단계인) 췌관 이형성의 발생도 20%에서 30%까지 감소시켰다. 곰팡이 절제술도 표준 항암제인 젬시타빈의 항암 효과를 15%애서 25%까지 강화시켰다고 공동 제1 저자로 밀러의 실험실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버크 아이쿠트가 말했다.

약물 치료로 생쥐들의 췌장에서 곰팡이를 대부분 제거한 후에 연구진은 특정한 종의 곰팡이만 췌장에 기생하도록 했을 때 그 곰팡이가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보았다. 그들은 흔히 기생하는 다른 종의 곰팡이들은 없고 멜라세지아 속 곰팡이만 기생하도록 한 생쥐의 췌장에서는 암이 20% 더 빨리 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곰팡이가 면역체계에서 예로부터 가장 먼저 반응하는 부위인 보체 연쇄반응을 활성화해서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런 메커니즘들이 감염과 싸우지만 감염증이 가라앉으면 치유 과정(세포 성장)도 유발한다. 그 과정에 (면역 작용을 보완해주는 물질인) 보체가 유전자 결함과 맞물리면 공격적인 조직 성장(암)을 촉진하게 되는 것이 이전의 연구들에 의해 밝혀졌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 연구진이 세운 1가지 목표는 어떤 종의 곰팡이가 암과 가장 큰 관련이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인데, 그렇게 해야 미래에 표적 항진균제로 종양 성장을 늦추고 부작용을 막을 길을 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공동 제1 저자로 뉴욕 대학교 치대의 연구 과학자인 스므루티 푸샬카르 박사가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 보건 연구소와 국방성과 독일 연구협회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참조:
B. Aykut et al., “The fungal mycobiome promotes pancreatic oncogenesis via activation of MBL" Nature, 2019; DOI: 10.1038/s41586-019-1608-2
월간암(癌)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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