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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파온열치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12월 09일 19:14분5,952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현대인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의 체온은 1℃ 가까이나 떨어졌다고 한다. 반세기 전의 평균 36.8℃에서 지금은 3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

이런 ‘저체온’은 문제가 없는 걸까? 일본에서 ‘전직 수상과 의사들을 치료하는 의사’로 유명한 이시하라 유미 박사. 그는 체온이 1℃ 떨어지면 면역력은 30%나 낮아지고, 반대로 체온이 1℃ 올라가면 면역력은 5배나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한때 크게 주목을 받았던 ‘체온 면역요법’의 골자이다. 체온을 1℃만 올려도 면역력이 크게 높아져 감기나 대상포진, 아토피는 물론 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류머티즘, 우울증, 비만 등 현대인들의 ‘건강 고민’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손발이 차다’, ‘소화가 잘 안 된다’, ‘빈혈기가 있다’, ‘오전 중에는 힘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자신의 몸이 차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문제는 자신의 몸이 차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매일 측정해야 할 것은 체중이 아니라 체온이다.

체온 저하는 기력 저하나 권태감, 어깨 결림, 요통뿐 아니라, 부인병이나 갱년기장애, 심장병, 암, 뇌졸중, 당뇨병, 심근경색증과 우울증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몸이 차갑게 되는 주된 이유는 몸에 해로운 음식물을 섭취하는 데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입맛에만 맞는 음식을 선호하며, 이것은 영양 불균형과 저체온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저체온’이 만병의 근원이 되는 셈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약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수술로 치료하라. 수술로도 안 되는 병은 열로 치료하라. 열로도 안 되는 병은 영원히 고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기원전 2,500년경에 작성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파피루스에는 유방의 종괴(혹 덩어리)를 고온의 열로 치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옛날 임금들도 온돌방에서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궁 안에 구들방 초가를 만들어놓고 자주 이용했다. 광해군은 황토방에서 종기를 치료했다.

최근에는 암 치료와 예방에도 온열요법이 적용되고 있다. 국내 유수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고주파 온열치료’는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직접 궤멸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사실 열에 약해서 42.5℃ 정도면 괴사가 일어나는데, 정상 세포는 열 손상에서 회복능력이 있고 암세포는 없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괴사하게 된다.

암세포는 저체온일 때 왕성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체온을 올려야 한다는 말도 있으니, 어쨌든 암 환자는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체온을 올리려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요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온열 매트가 가장 보편적이고, 반신욕, 각탕, 주열치료, 찜질방, 숯가마, 원적외선, 근적외선 등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온열요법에는 전신 온열요법과 국소 온열요법이 있다. 몸 전체를 데우는 방법과 암이 있는 곳만 열을 가하는 방법이다. 전신 온열요법은 혈액순환 촉진, 면역 증강, 근육 이완, 통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으며, 국소 온열요법은 암세포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암세포는 42.5℃ 이상의 온도라야 죽기 시작하므로 그 이상의 온도가 필요한데, 신체 외부에서 열을 가해서 몸속 깊숙한 곳에 있는 암세포에 42.5℃ 이상을 가하려면 피부에는 적어도 45℃ 이상의 온도로 한 시간 이상 가해야 해서 사람이 견딜 수 없으므로 전신마취를 하고 온열요법을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매번 전신마취를 하는 것은 부담되므로 원적외선이나 근적외선처럼 피부에는 온도를 높이지 않고도 몸속으로 침투할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역시 침투 깊이가 깊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이고, 요즘에는 대개 초음파나 고주파를 활용한다.

초음파를 여러 방향에서 쏘아서 원하는 부위에 고집적 시켜 암을 파괴하는 것이 HIFU (하이푸)이고, 고주파를 쏘아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고주파 온열치료이다. 고주파 온열치료는 최근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장비를 출시하고 있지만, 작동 방식이 서로 다르므로 제대로 치료받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신 온열요법으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지는 못하지만 열에 의해 생성된 HSP (열저항 단백질)이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암세포에 대한 공격성을 활성화하므로, 전신 온열요법은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파괴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 HSP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에 내성을 가지므로 온열치료의 문제점으로 해석되었고, HSP를 중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약제들이 개발되어 사용했지만, HSP에 의해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된다는 기전이 새롭게 밝혀져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인식되는 추세에 있다. HSP에 의해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기전은 매우 복잡하고 너무 전문적이라 생략한다.

온열요법 이외에도 체온을 올리려는 시도는 매우 많으며 음식과 운동으로 체온을 올릴 수도 있다. 체온을 상승시키는 음식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인삼, 생강, 계피, 대추, 구기자, 부추, 마늘, 양파, 파, 당근, 사과, 우엉, 연근, 마 등인데, 이런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몸을 차게 하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몸을 차게 하는 음식으로는 동물성 식품, 밀가루 음식, 설탕, 과자류, 초콜릿, 케이크, 우유, 맥주, 콜라, 사이다, 커피 등이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한데,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증강 운동이 열을 올리는 데는 더 효과적이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근육이 있지만, 부피와 크기가 큰 근육일수록 강화하고 크기를 키우기 쉬우므로 큰 근육들을 운동시키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

그 근육들은 대퇴사두근, 대퇴이두근, 대흉근, 이두근과 삼두근 등인데, 대퇴사두근은 허벅지 앞쪽의 근육으로 이 근육을 운동시키려면 쪼그려 앉는 자세인 스쿼트가 좋다. 앉을 때 무릎이 앞으로 나오면 안 되고 허리는 가능한 한 펴고 엉덩이를 뒤로 빼서 균형을 잡도록 한다. 허벅지가 바닥 면과 평행이 될 때까지 자세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근육에 자극을 많이 줄 수 있다.
월간암(癌)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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