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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응급실을 찾아야 될 상황 4가지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12월 09일 18:52분9,388 읽음
일반인이라면 몸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면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열이 조금 난다고 해서 바로 응급실로 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감기가 왔구나 생각하면서 견디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약국에서 해열제나 종합감기약 등을 구입해서 복용하고 계속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동네 병원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몸은 원상태로 복구되고 언제 아팠나 싶어진다.

하지만 암환자는 일반인이었을 때를 생각하며 열이 나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암환자에게 열, 오한, 구토, 통증, 설사, 우울감 등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몸의 변화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

병원의 치료가 진행되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스스로도 음식과 운동 등으로 몸을 각별히 보살피고 스트레스나 과로에도 적절히 대처하기 때문에 암환자는 암을 진단받기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무리하지 않고 건강에 대한 겸손을 유지하면서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치료가 잘 되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이 없더라도 암환자는 면역력과 근력이 일반인과 큰 차이를 나타낸다. 약간의 미열로도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된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별것 아니라고 여겨지겠지만 면역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래에 제시한 4가지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위험해 질 수 있으므로 응급실 이용에 참고하자. 또 아래의 4가지 외에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응급센터를 방문하자.

첫째, 호흡이 곤란하고 숨이 가빠질 때
운동을 하거나 활동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가빠진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들면 잠시 후에 저절로 호흡은 평상시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활동량과 관계없이 호흡이 가빠진다면 이는 위급상황에 해당된다. 숨은 단 5분만 멈추어도 목숨이 위태로워지므로 재빨리 조치를 취해야 위급한 상황을 쉽게 넘길 수 있다. 숨이 차오르는 데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간이 지나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처할 수 있으므로 가만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차는 느낌이 든다면 우선 병원이나 응급실로 출발해야 된다.

사레에 걸렸을 때는 기도에 부종이나 염증이 생기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단순히 기도가 좁아져서 생기는 문제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기도가 아예 막혀 버리면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항암화학요법이 진행 중일 때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생겨도 곧바로 조치가 가능하지만 치료가 끝나고 몸에 부종이 생기면서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면 곧바로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집에서 갑자기 위급한 상태가 되면 보호자가 인공호흡 등의 조치를 하면서 응급실로로 이동한다.

둘째, 열이 오를 때
병원의 치료를 받을 때나 아니면 치료가 끝난 후에도 암환자는 정상적인 면역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잘 알다시피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몸의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주고 면역세포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로 생활해야 한다.

이럴 때 외부의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감기로 열이 난다면 상황이 급박하게 나빠질 수 있다. 무균실에서 생활하는 게 안전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환자 개개인이 스스로 주의 하는 수밖에 없다. 암환자에게 감기는 때에 따라서는 무서운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몸에 약간의 미열이 나거나 조금이라도 감기 기운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거나 응급실로 향하는 것이 안전하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생기는 감기는 폐렴을 유발하거나 심할 경우에는 패혈증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고열이 주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열이 심해지면 집에 구비하고 있는 해열제를 이용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열을 내릴 수 있지만 암환자는 아무 약이나 섭취하기 곤란하며 행여 해열제를 복용했다고 해서 약의 효과가 일반인과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도저도 아닌 곤란한 상황에서 열이 계속해서 올라간다면 역시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감기 기운이 느껴지거나 열이 조금만 높게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을 이용하는 게 현명하다.

셋째, 기침을 심하게 할 때
사레나 감기에 걸리거나 폐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기침을 한다. 기침을 조금 하다가 멎으면 다시 평온한 상태가 되겠지만 지속적으로 기침을 하게 되면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병원이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된다. 특히 기침과 함께 각혈이 보인다면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신호이다. 몸속에서 생기는 출혈은 무엇이던 위중해지므로 빠른 시간 안에 대처를 해야만 위급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더구나 폐암 환자이거나 폐로 전이가 된 상황이라면 각혈과 함께 기침이 나올 수 있다.

기침의 원인을 파악하면 현재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도 병원이나 응급실 방문이 필요하다. 가령 사레 때문에 기침이 나왔다면 이물질을 제거하는 간단한 처치로 기침이 멎을 수 있지만 폐에 문제가 생겨서 기침이 나왔다면 더욱 정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기침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생기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향하는 것도 투병의 지혜이다.

넷째, 정신적으로 혼란이 오거나 자해 충동이 생길 때
암 때문에 혹은 치료과정에서 통증에 시달리다 보면 쾌활하던 사람도 조금씩 우울해진다. 심리적인 우울감을 제대로 다스리거나 치료하지 않는다면 암이 완치가 된 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의료선진국은 암 치료에 필수적으로 심리치료가 포함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 못지않게 심리적인 면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울감이 어느 경계를 지나서 병적으로 진행되면 자살이나 타살과 같은 심리적 충동에 휩싸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의 통계자료를 보면 암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의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암 투병은 어쩔 수 없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병원의 치료가 한창 진행될 때는 외모의 변화도 생기고 수술과 같은 외과적 치료 때문에 상실감은 매우 깊어진다. 긍정과 희망의 마음으로 변화된 몸을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심리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지만 국내의 암환자 중에서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약하다.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투병한다는 게 현실에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문제는 환자 스스로가 해결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암과 투병하면서 우울감이나 절망감 때문에 혼란이 오거나 견딜 수 없는 충동을 느낀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월간암(癌)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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