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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한 채식과 생식,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임정예 기자 입력 2019년 11월 04일 15:05분6,762 읽음
고기를 줄이고 채식이나 생식을 하면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여깁니다. 또 채식 중에서도 생식 위주의 식습관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트의 식품 코너에 가보면 그와 관련된 제품들이 여럿 있습니다. 곡류는 생식환이나 생식 가루 등이 있으며 갖가지 야채들도 건조되어 가루, 혹은 환의 형태로 제품화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생으로 된 상추와 깻잎, 마늘 등과 함께 쌈을 싸서 먹습니다. 지금이야 사시사철 원하는 야채와 과일을 구할 수 있지만 냉장고와 비닐하우스가 없던 옛날에는 어땠을까요? 오직 제철에 나오는 것들만 섭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와 냉장고 덕에 제철 식품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졌으며 기호에 따라서 언제든 원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식을 좋아한다면 한겨울에도 마트에 가서 생으로 된 야채와 과일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생으로 된 음식을 섭취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분들에게 갑자기 기온이 내려갔을 때 위험할 수 있다는 방송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은 외부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심부 체온이 낮은 사람은 특히나 신경 써서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여름과 같이 차가운 물이나 음료를 마시거나 냉장고에 보관한 차가운 과일을 냉기가 가시지도 않은 채로 바로 먹거나 주스, 혹은 즙으로 바로 만들어 마시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의 식생활을 살펴보면 채식과 생식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날이 무더운 날이면 과일과 야채를 따서 생으로 섭취했지만 겨울이 되면 과일과 야채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채소를 말려서 나물로 만들어 놓거나 장에 담가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겨울이면 땅속이나 장독에 저장한 것들을 꺼내어 된장국의 재료로 사용하였습니다. 익혀서 섭취했다는 것이지요.

또 생식을 할 때 우리가 알아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흡수율입니다. 식이섬유가 대부분인 야채들은 인체에서 흡수하는 양보다는 변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하는 양이 월등히 많습니다. 초식동물은 위의 구조가 몇 단계로 만들어져 있어서 식이섬유를 소화해서 에너지를 만듭니다. 초식동물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이 풀을 씹고 되새김질을 하는데 사용됩니다. 삼켰다가 다시 꺼내서 씹기를 몇 번 반복하면서 식이섬유를 완전히 분해하여 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만듭니다. 사람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생야채의 식이섬유가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습니다. 장청소를 해서 몸의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에너지로 활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기운을 내지 못하지만 다양한 효능이 발견되면서 제6의 영양소라고 불릴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식이섬유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있습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위장 속 음식물이 오래 머물러 혈당이 서서히 상승하도록 도와 혈당 관리에 좋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높여 식사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보다는 생야채의 영양소를 더 원한다면 주스를 만들 수 있는 기구가 유용합니다. 식이섬유를 어느 정도 걸러내기 때문에 위의 부담이 덜하고 생야채와 과일이 주는 장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많은 식물은 햇빛에 수분을 말리고 부피를 줄여서 저장할 수 있으며 햇빛에 말리는 과정에서 영양소는 응축되고 새로운 영양소가 생기기도 합니다. 부피는 줄어들지만 영양가는 더욱 올라갑니다. 야채가 귀한 겨울철을 지낼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나물을 무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겨울에도 여름과 다름없이 필요한 먹거리를 구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나물은 영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의 영양소가 응축되고 햇빛을 받아서 말린 나물은 비타민 D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나물로 만들 수 있는 식물이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사람 허벅지만큼 커다란 무나 호박도 잘게 썰어서 햇빛에 말리면 훌륭한 나물이 됩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가을이 되고 찬바람이 불기 전에 나물을 말려서 저장하곤 합니다. 도시에서는 채반에 가득 담긴 풍경은 보기 힘들지만 요즘은 건조기 등으로도 충분히 나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물은 사시사철 언제든지 즐겨도 좋은 영양의 보고입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서 식이섬유는 부드러워집니다. 소금이나 간장, 된장으로 심심하게 간을 하여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나물은 소화하기 쉽게 됩니다. 나물 형태로 섭취하면 생으로 먹는 것보다 편하게 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을 생각하는 식단이라면 빠질 수 없는 항목이 나물입니다. 보통 두세 가지 나물은 꼭 밥상 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렇다고 생으로 된 것들이 모두 비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영양소는 열에 약해서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생으로 섭취하는 편이 더 낫기도 합니다. 따라서 나물 그리고 생식의 적당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또 우리의 고정관념 중에 하나는 골고루 섭취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고기와 생선, 야채 등을 늘어놓고 색깔마다 영양소가 다르다고 하여 야채도 색깔별로 다르게 하여 많은 종류를 상위에 올리기도 합니다. 많은 가짓수의 음식을 추구하는 동물은 사람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소화 효소가 필요하고 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분해하기 위해서 각각의 소화효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너무 많은 가짓수를 놓고 음식을 섭취하면 몸에 무리가 옵니다. 식사 후에 머리가 맑지 못하고 졸음이 쏟아진다면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우리 몸은 과부하가 걸렸다는 신호입니다. 적당한 가짓수의 반찬에 부족한 정도의 식사를 한다면 상쾌한 컨디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월간암(癌)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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