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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초]흰머리를 검게, 적하수오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04월 10일 15:02분903,584 읽음
전동명 | 약초연구가.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장.(//www.jdm0777.com.ne.kr) 약초문의 016-545-0777

"하수오는 맛이 단데
흰 머리 검게 하고
얼굴색 좋게 하네
그리고 정 불쿠어  
자식 낳게 한다더라

간과 신을 보하는 약이다. 백하수오는 기에 들어가고 적하수오는 혈에 들어간다.

황도연이 지은 『방약합편』에서 하수오에 대해 기록한 내용이다.

 

송나라 당신미(當愼微)가 기록한 『증류본초(證類本草)』에는

“하수오라는 자가 있었는데, 나면서부터 어리석고 허약하여 나이 늙도록 처자가 없었다.
하루는 술에 취해 밭 가운데 누었다가, 따로 난 두 포기의 덩굴이 서로 엉켜서 3~4차례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이상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 뿌리를 캐가지고 햇볕에 말려 빻아서 가루를 만들어 술에 타서 7일을 먹었는데 성욕이 일어나고, 1백일이 되니 오랜 병이 모두 나았으며, 10년 만에는 아들 몇을 낳았고 수명은 1백 30세까지 살았다.”라고 전해진다.

원래 이 식물을 교등이라 하였는데, 하수오라는 사람이 이 약초를 달여 먹고 흰머리가 검게 되고 160살까지 살았다 하여 하수오라 불리게 되었다는 말이 전해 오고 있다.

적하수오는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덩굴 길이가 3~4미터 또는 오래 묵어 줄기가 칡덩굴처럼 목질화되면 10미터 이상 나무를 타고 올라가 나무꼭대기에서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서로 엉켜 붙어 감기면서 자라는 모습을 필자는 산에서 목격하였다.
보통 덩굴 식물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 룰을 깨고 적하수오는 줄기가 시계방향 및 반시계방향, 또는 곧게 뻗어나가거나 구불구불 제멋대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줄기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뿌리 줄기는 굳은 나무질이며 옆으로 뻗고 끝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덩이뿌리가 생긴다.
줄기는 길게 덩굴지며 세로줄이 있으며 속은 비었다.
필자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줄기가 어릴 때는 1년생으로 풀처럼 죽지만 시간이 지나 오래 묵을수록 줄기가 풀에서 나무로 변신하면서 목질화되어 한겨울에도 죽지 않는 덩굴나무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으로 유년기에는 지상부가 겨울철에 말라 시드는 풀이었다가 수년, 수십 년,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이 지나면서 나무로 변신하는 신비스런 장면을 연출하는 이 식물이야말로 오래 살 수 있는 장수의 기질을 타고난 것임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어떻게 줄기가 풀에서 나무로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적하수오를 사랑하는 식물 애호가들에게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대단히 흥미를 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수오에는 백하수오와 적하수오가 있다.
적하수오는 마디풀과에 속하고 백하수오는 박주가리과에 속하는 식물분류상 전혀 다른 종류이다.
적하수오는 밑동의 줄기가 나무처럼 겨울에도 죽지 않는 다년생이고 백하수오는 1년생 덩굴풀이다. 하지만 두 가지 식물 모두 자양강장제로 사용하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에는 야생 백하수오가 많이 자라고 적하수오는 우리나라 전국 각지 특히 황해도, 강원도 및 중 남부지방의 비탈진 풀숲, 길가, 산비탈의 바위 틈, 관목숲 속에서 극히 드물게 야생적하수오가 자라고 있다.

야생 적하수오는 대단히 희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도 타인에게 알려주지 않고 불로장수를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남몰래 깊은 산속이나 언덕 등에 잘 관리하면서 혼자만 보배처럼 아끼고 애지중지하며 복용하는 불로장수약으로 은밀하게 전해져 온 매우 귀하게 대접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점진적으로 알려져 이제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도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봄과 가을에 덩이뿌리를 캐서 말린 것을 「적하수오」라고 하며 전통의학 및 민간요법 치료약재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적하수오의 덩이뿌리에는 '옥시메틸안트라키논' 유도체와 그밖에 약 45%의 농마, 8%의 기름, 레시틴 등이 들어 있다.

 

하수오의 약성을 살펴보자.

(1) 튼튼하게 하고 혈을 보한다. 하수오는 약성이 온화하여 쓰임새가 넓다.
피를 토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뇌빈혈이 되거나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아 피가 부족할 때, 갖가지 만성병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에 좋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므로 신경쇠약 치료에도 효험이 크다.

머리가 어지럽고 아플 때, 기억력 감퇴,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 잠을 잘못자고 꿈을 많이 꿀 때에 복분자, 산조인, 백자인 등과 함께 알약을 지어 먹으면 효과가 좋다. 오래 먹으면 늙지 않고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는다.

(2)머리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기능을 세게 한다.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체력을 세게 한다.
오랜 병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플 때 겨우살이, 두퉁, 속란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성기능 감퇴, 조루 유정 등에는 육종용, 보골지, 토사자 등과 같이 쓴다.

(3)여성들의 생리불순을 치료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월경양이 많거나 날짜가 5일 이상 늦어지거나 색깔에 이상이 있을 때 숙지황, 생지황, 당귀, 황기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유산을 막는 효과도 있어서 겨우살이, 토사자 등과 같이 쓰면 태아가 안정되고 임신으로 인한 복통 출혈에도 효과가 있다.

(4)혈압을 내리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하수오는 부작용 없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날마다 15g씩을 달여서 복용한다. 2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5)대변을 잘 나가게 하고 몸 안의 독을 푼다. 하수오는 갖가지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고 약한 설사작용이 있어서 체력이 약한 변비환자에게 좋다.

(6)하수오는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소양체질의 사람에게 좋다. 인삼을 쓸 때 하수오를 같이 쓰면 약성이 서로 조화되어 효력이 더 크게 나타난다.

 

민간에서는 하수오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고 생잎은 짓찧어 종기에 붙인다.

고름을 빨아내는 작용이 있어서 뾰루지나 종기, 종창에 잘 듣는다.
하수오 뿌리를 35도쯤 되는 좋은 술에 담가 2~3개월 동안 밀봉해두면 하수오술이 되는데 여기에 꿀이나 설탕을 타서 아침저녁으로 한두 잔씩 마시면 정력이 좋아지고 얼굴빛이 고와지며 흰 머리칼이 검게 되어 젊어지고 오래 산다고 한다.

오발주(烏髮酒)는 하수오와 생지황 각 120g, 숙지황, 천문동, 구기자, 당귀 각 60g, 맥문동 240g, 우슬, 인삼, 각 30g을 모두 가루 내 누룩 10덩어리를 넣고 기장쌀 2kg으로 밥을 지어 반죽하여 술을 빚은 것으로 살결을 곱게 하고 흰머리 칼을 검게 하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치료하는 약술로 이름 높다.

아침밥 먹기 전에 소주잔으로 1~2잔씩 먹는다. 하수오와 생지황으로 담근 술도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약술로 유명하다.
먹는 동안 파, 무, 마늘은 금해야 한다.

오래된 적하수오의 뿌리는 큰 것은 항아리만한 덩이뿌리가 땅속에 들어앉아 있어 적하수오를 캘 때 신묘 막측하고 희열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산삼보다 희귀해서 야생적하수오를 본 사람은 거의 없어 대부분 어림잡아 추측을 하고 있을 뿐이며 일부 식물도감들의 사진들도 박주가리나 백하수오의 사진으로 잘못 올려놓고 있다.

그렇다. 하수오, 특히 산삼보다 더 희귀한 야생 적하수오는 사람을 늙지 않도록 오래 살게 하는 약초의 황제이다.
단지 사람이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따름이다.

월간암(癌) 200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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