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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기후변화와 채식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9년 09월 30일 10:41분6,199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이번 여름은 연일 37도를 오르내리며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이맘때의 평균기온이 32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상 고온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기후변화가 축산업과 연관이 크다는 보고가 많다.

세계적으로는 지구 평균기온이 100년 전보다 1도 오른 상태이며 2040년이 되면 1.5도 이상 상승에 도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고 이대로 지속된다면 얼마 안 가 빙하가 사라진다는 NASA(미국우주항공국)의 발표는 주목할 만하다. 80%의 태양열을 반사하여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 빙하가 없어진다는 말이고 보면 지구온난화는 예측불허의 급격한 가속화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 결과로 영구동토층과 바닷속의 많은 양의 메탄이 동시다발적으로 대기 중으로 기화, 폭발하는 일이다. 지난 7월 말 녹색당 주최 대중강연에서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앞으로 1도만 더 상승하면 지구가 스스로 온도를 높이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이후 2도 상승을 넘어서면 지구는 탄성력을 상실하게 되고, 지구가 스스로 온도를 높이는 ‘되먹임 구조’가 발생해서 지구멸망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빙하기와 간빙기 1만 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4도 상승했다고 한다. 이후 기후가 안정되고 날씨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농경이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날씨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기후가 불안정해졌다.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지상 기온이 상승하고 북극권이 온난화되면서 해빙이 증가한다. 그 결과 지구의 태양복사 반사율이 감소하며 온실효과는 더욱 증가한다. 이와 함께 영구동토층이 융해되면서 탄소가 배출돼 여기서도 온실효과가 발생한다. 그렇게 지구는 ‘찜통계곡’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심각성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인류를 위협하는 온난화 현상의 심각성 때문에 전 세계에서 연구를 거듭하면서 얻어낸 해결책도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낀다. 그것은 실제 원인을 파악하고 방향전환을 하는 것으로써,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막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길은 육식에서 채식으로의 식단 전환임을 밝혀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2006년 보고서는 고기를 매우 강력한 탄소 집약 식품으로 지목하면서 가축사육이 기후변화의 최대원인 중 하나이며 환경의 최대 위협이고,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차지,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의 총 배출비율인 13.8%보다 많다고 발표했지만, 다시금 2008년엔 IPCC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 파차우리 의장은 그것은 저평가된 것이며 그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더욱이 2009년 2월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이 발간한 ‘식단변화가 주는 기후상의 이로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축산업의 전체 과정을 분석하고 기후변화 억제비용을 산정했는데, 전 세계가 10~15년 채식을 한다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2도 미만, 즉 2050년까지 온실가스 농도를 450ppm에 안정화하는 기후목표의 70%를, 완전 채식 (유제품과 달걀을 포함한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을 한다면 80%를 해결할 것이며 그만큼의 비용을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놀랍지 않은가?

단지 채식만으로 70%를, 그리고 완전 채식을 한다면 80%의 기후목표를 달성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같은 해 2월 유럽의회 기후위원회는 축산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임을 공식 인정했으며 메탄가스 억제를 위해 축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육류소비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이 이런 급속한 호전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축산업에서 주로 나오는 메탄과 아산화질소 같은 단기 온실가스와 관계가 깊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100년간 23배, 20년간 72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이며 아산화질소는 296배로 단기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양은 적으나 훨씬 강력한 온난화의 주범으로서 대기 중에 머무는 수명이 짧아 장기 이산화탄소 감축과 함께 조처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이 될 필요도, 모든 걸 버릴 필요도 없다. 단지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콩이나 두부로만 바꾸면 되는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에서 식물성 단백질로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고기 한 점 포기하는 일이 지구온난화의 위기로부터 자신과 가족, 지구촌의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대책임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채식의 상관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채식으로의 식단변화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생활 속의 실천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원되어 지구의 이상 징후들을 치유하며 푸르게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자 플라스틱으로 무장한 과잉사회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너무 둔감한 실정이다. 고은영 녹색당 미세먼지 기후변화 대책위원장은 이날 “제주 해수면이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정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는 세계에서 온난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라고 지적한 뒤 “유엔의 지적대로 2050 탄소제로 입법국가가 돼야 하지만 정치인들은 침묵하고 있다. 진보정당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은 답답하다. 최근에는 기존 안에서 후퇴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 제출했고, 석탄 화력발전소 9기 건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7기 건설을 허가했다.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종식을 선언하겠다는 보고서는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반려되었다.

인류 생존이 위협받지만 우리나라는 비상사태 선언은커녕,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국제 약속인 파리협정의 세부 이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온실가스를 더 늘리고 있다는 말이다.

한편 이번 9월 미국 뉴욕에서 예정된 유엔기후변화 세계정상회담을 앞두고 녹색당을 비롯한 45개 단체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결성했고, 9월 21일 기후위기 해결 촉구를 위한 대규모 행동을 결의했다.

필자는 올해 6월호에서 암 환우들에게 있어 채식의 중요성을 설명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라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뿐 아니라 세계 환경을 위해서도 채식을 적극 실천하시길 강조한다.

월간암(癌) 2019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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