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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눈으로 바라본 허브(Herb)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08월 30일 10:17분13,010 읽음
허브는 사람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풀이다. 식물 중에서 나무가 아니라면 모두 허브가 된다. 나뭇잎, 산이나 밭에서 자라는 많은 풀, 또 한약재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재료가 허브의 범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허브는 특별한 무언가를 뜻하지는 않지만 풀 한 포기도 우리가 무언가를 위해서 사용하면 허브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약으로 사용할 수 있고, 향기를 우려내어 차로 마실 수 있으며 종교적인 행사에서 향을 피우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고 삶아서 말리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우내 일용할 양식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매 끼니마다 허브라는 이름의 식물을 상 위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일상 속에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수많은 허브를 발견할 수 있다. 담배, 녹차 같은 기호식품부터 공기 정화나 인테리어를 목적으로 실내에 놓아둔 화분까지 허브는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서 정서적으로 깊숙한 곳에 자리를 차지한다.

풀은 우리에게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에서 유가 되는 순간이 발밑의 풀들에게 매순간 일어난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아닐 만큼 약간의 땅과 약간의 햇빛과 약간의 물만으로 생명이 된다. 아주 작은 싹을 틔우고 한 개의 잎이 자라는 순간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바위를 뚫고 올라오는 풀도 있고 깊은 숲속 음지에서 사람의 눈을 피해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풀도 있다. 산삼도 허브의 일종이며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매우 귀하기 때문에 산신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즉시 효과를 내는 풀이 있는가 하면 서서히 약효가 나타는 식물도 있다. 대부분의 식물은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건강을 잃었다면 허브와 가까이 하는 생활 방식이 다시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더구나 암과 투병 중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풀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어떤 목적을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그에 맞는 풀이 되며 허브라는 이름의 의미가 생긴다. 우리의 목적은 건강이다. 따라서 건강에 맞는 풀들을 생각해 보자. 향이 나는 차, 약성이나 영양 성분을 가진 식재료 등의 용도로 범위를 좁히면 그에 맞는 것들을 고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양념으로 사용하는 계피, 마늘, 후추, 생강, 카레 등의 향료는 독특한 향만큼이나 약성을 갖고 있다. 카레에 들어있는 커큐민은 지금에 와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으며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뛰어난 항암 효과가 있으며 커큐민과 관련된 논문을 찾으면 만 오천 건이 넘는다. 카레는 향신료로, 또 노란색을 만드는 색소로 사용하여 예쁜 천을 만들 때 사용하였다. 대부분의 허브는 이렇게 제각각 장점을 갖고 있다.

각각의 허브에는 특별한 영양소를 하나씩 갖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때문에 눈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루테인(Lutein)이라는 성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루테인은 주황색과 노란색 과일에 많이 들어있다. 보통 건강식품을 만들기 위해서 추출하는 식물은 천수국이라는 꽃이다. 그리고 이 꽃의 색을 만드는 성분이 우리가 눈 건강을 위해서 복용하는 루테인이다. 비슷한 이름의 루틴(Rutin)이 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기능을 한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모두 음식을 통해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들인데 특별히 눈을 위해서 루테인만 따로 섭취하려면 관련된 건강식품을 구입하면 된다.

자신의 건강에 취약점이 발견되면 그에 맞게 보강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하지만 허브를 통해서 직접 섭취한다면 부작용을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루테인을 과하게 섭취하면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가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하루에 20mg을 루테인 최대 용량으로 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허브로는 많이 섭취해도 위험성은 없다. 루테인이 많이 들어있다고 알려진 녹황색 채소가 폐암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암과 관련된 허브는 무궁무진 하지만 어떤 성분이 암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올려 주는지 그에 대한 성분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연구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엔소사이아닌(Anthocyanins), 카테친(Catechin), 엘라직 산(Ellagic acid), 플라본(Flavones), 플라보놀(Flavonols), 플라바논(Flavanones), 커큐민(Curcumin) 등이다. 어떤 것들은 들어본 듯하고 어떤 것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이 성분들은 모두 암과 투병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준다. 물론 병원에서 주사로 맞는 항암제와는 효능 효과를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암과 투병 중이라면 이러한 성분을 갖고 있는 허브를 잘 파악해서 가까이 두고 생활하자.

서울 근교에 주말 농장이 많아지고 있다. 다섯 평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밭고랑 하나만 빌려도 그 공간을 활용해서 심을 수 있는 식물들이 매우 많다. 깻잎, 상추, 고추, 고구마, 감자, 토마토 등을 심어 놓으면 마음껏 따먹을 수 있을 만큼 풍성하게 자란다. 자라는 식물들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이웃들에게 나누어 준다. 우리 집도 주말 농장을 함께 신청한 앞집 이웃이 현관 문 앞에 오이, 감자, 상추 등을 말없이 한 박스씩 갖다 놓는다. 아랫집에서도 갖다 놓고 간다.

남들은 유기농 매장을 찾아다닐 때 감당하지 못한 주말 농장 주인들이 배달까지 해준다. 감사한 마음에 주말 농장을 찾으면 신선한 채소와 된장을 듬뿍 얹어서 큼지막한 쌈을 입에 넣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허브는 그 자체로써도 쓰임새가 있지만 정서적인 행복감도 만들어 준다. 행복감은 영양소만큼이나 중요하다. 도시에 살면서 식물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조금만 고민해보면 방법은 많다.

월간암(癌)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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