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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통합암치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07월 29일 17:12분6,731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통합암치료’란 통합의학적인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을 줄여서 일컫는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대표되는 현대의학적인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현대의학은 물론 한의학과 보완요법들을 활용하여 암 환자를 케어하는 분야이다.

통합암치료라는 용어는 필자가 2014년 ‘통합암치료 로드맵’을 집필하면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하였다. 그때까지는 통합종양학 (Integrative Oncology)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인 용어였다. 통합의학으로 암을 치료하는 병원과 의사들은 어느 정도 있었으나 병원마다 의사마다 치료방법과 용어가 제각각이라 암 환우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힘들어 필자가 그때까지 알려져 있던 통합의학적 암 치료법들을 취합하고 정리하여 책을 저술하였으며, 책 제목에 통합암치료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붙였었다.

그 공로 때문인지 통합암치료 분야의 선구자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다른 의사들에 의해 인정받고 있으며, 통합암치료 영역의 첫 학회인 사단법인 대한통합암학회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어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한통합암학회는 통합의학으로 암을 치료하는 의사와 한의사들의 단체로 5년 전 학회 창립 후 매년 국제학술대회와 간헐적 대국민강좌, 정기적인 춘계 및 추계학회를 개최해 왔으며, 미국의 여러 의사들에 의해 증거중심적으로 집필되어 출간된 ‘Integrative Oncology (통합종양학)’책을 한글로 번역하여 2권까지 출간하였다.

구글에 통합암치료기관을 검색하면 엠디앤더슨병원, 메모리얼슬론케터링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암센터들과 독일이나 스위스 등 유럽국가의 통합암치료센터들 약 2만여 기관이 검색될 정도로 통합암치료는 이제 보편적 사실로 자리 잡고 있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병원 암 치료 교수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암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세포분열 시기에 무작위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세포가 되며, 체내 면역계가 제대로 처리를 못 하면 무제한 복제를 통해 암 환자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돌연변이로 암이 초래된다는 유전학적 이론과 상반되게 세포의 미세환경에 좌우된다는 대사적 관점에서 암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있다. 미세환경이란 세포 내의 산성도, 산소포화도, 영양상태, 온도 등을 말하며, 이들 환경에 따라 암세포가 잘 번식하는 특정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산소와 온도가 낮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며 산성체질일 때 암세포가 잘 자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세환경에 의해 돌연변이가 초래되고 돌연변이로 발생한 암세포가 분열과 증식하는 데에도 미세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당연히 암의 예방과 치료에 세포 미세환경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유전학적 개념에서는 암은 예방하기 어렵고 진단된 암 조직은 물리·화학적인 수단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대사적인 관점에서는 마음, 식사, 운동과 환경 등 생활습관의 개선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통합암치료는 암의 다양한 특징에 대한 광범위 스펙트럼의 다 약제, 다 표적 접근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하는 등 궁극적으로 현대의학적 표준치료의 한계를 보완해줘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고, 전이와 재발을 억제하며,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암 환자의 증상관리 및 삶의 질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많은 연구결과가 조기 완화치료 및 삶의 질 개선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통합암치료에서 제시하는 치료법을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암 진단 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표준치료를 진행하면서 그 부작용을 감소시켜 주고, 면역력을 유지해 주며, 표준치료와의 병행치료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수술 후 항암치료 전까지 넋 놓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수술 상처의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정맥영양치료와 함께 면역증강치료를 통해 항암치료를 잘 견딜 면역체계 회복에 도움을 주는 통합암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표준치료 종결 후의 추적관찰 시기에 종양의 미세환경을 관리하여 전이,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표준치료를 종결하면서 대부분의 암주치의는 ‘이제 정상 사회생활로 복귀하셔서 암 진단 전처럼 생활하시고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오셔서 검사를 해봅시다’라고 하는데, 사실 암은 표준치료 종결이 치료의 종결이 결코 아니다. 암은 최저 5년, 최장 10년간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10년 동안 암의 재발이나 전이가 없어야 비로소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표준치료 종결 후에도 꾸준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암 주치의들은 암의 원인이 유전학적이라 인간의 힘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관점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지만 암은 유전학적 원인보다 대사적인 원인이 훨씬 많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도 암의 발생원인을 유전적인 요인은 5~10% 정도며 나머지는 환경적인 요인이고 특히 먹거리가 30~35%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발표했을 정도이다.

암 환우들이 표준치료 후 관리를 시작하려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어려워하는데, 통합암치료의 기본관리에 따르면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 생활관리와 함께 면역치료도 꾸준히 받으면 재발이나 전이를 더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특히 고주파 온열치료는 미세암을 처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데 부작용은 거의 없으므로 장기간의 관리에 고주파 온열치료를 꼭 받으시도록 강조하고 싶다.

세 번째는 암이 전이나 재발한 경우 표준치료와 함께 통합 집중치료 및 증상 완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와 함께 고주파 온열치료를 병행하면 그 치료성적이 평균 30% 정도 향상되고,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결과에서 나타나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 단독군과 방사선치료와 고주파온열치료를 병행한 군의 치료성적을 비교한 결과 1년 무증상 생존기간이 단독군은 29%이었던 반면 병행군에서는 67.5%로 38.7% 향상되었으며, 직장암에서 간으로 전이된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항암치료와 함께 고주파 온열치료를 병행하며 추적 비교한 결과 과거 항암치료만 시행했을 때의 평균 생존기간에 비해 2배나 높은 24.1개월로 나타났다.

이 연구들 외에도 연부조직육종, 간암, 직장암, 난소암, 방광암 및 자궁경부암 등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또한, 항암치료로 초래되는 다양한 부작용에 티모신 알파1 제제나 미슬토 제제, 셀레나제 및 비타민C 등의 면역치료를 병행하면 부작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많이 연구돼 있다.

현대의학 의사들이 통합의학을 깎아내릴 때 늘 얘기하는 것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학이란 나날이 변화하는 첨단 기술에 의해서도 발전하지만 여태껏 밝혀지지 않았던 현상들을 과학적 기술로 규명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한의학, 자연의학, 기능의학, 영양의학, 심신의학 등 다양한 보완요법을 통해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되는 사례는 흔한데도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현대의학 의사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과학적으로 규명될 것이라 믿는다.

자연의학에서 널리 활용되는 단식요법도 현대의학 의사들로부터 오랜 기간 무식한 방법이라고 매도됐지만, 2016년 오스미 요시노리 박사가 ‘자가포식’ 이론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단식의 과학적 근거가 확립되었듯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는 기본 기전을 몰랐을 따름이지 과학적 입증이 안 되었다는 이유로 미신이나 근거 없는 민간요법으로 간주해 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에는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등 6개 대학병원에 통합의학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장흥과 대구에도 국가에서 지원, 개설된 통합의학센터가 운영 중이다. 많은 요양병원과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통합암치료가 널리 퍼져 있지만 앞서 말했듯 현대의학 의사들에게는 부정적인 시각이 훨씬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통합의학 의사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더 많이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의학 의사들이 조금만 더 열린 마음으로 통합암치료를 바라봐 주기를 희망하며, 암 환우들은 대학교수들의 부정적 판단에 휘둘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통합암치료를 받으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월간암(癌) 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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