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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영양결핍에 걸리는 이유 4가지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07월 29일 16:07분10,495 읽음
일반적으로 영양실조라는 말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생기는 결과이며 지금처럼 음식에 부족함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극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삶의 의미를 잃고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타날 수 없는 증상이지만 이는 일반인의 경우이다.

당뇨나 암, 심장병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은 병의 진행 정도가 깊어지면서 영양실조가 나타나며 이 때문에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영양실조, 혹은 영양결핍이 왜 일어나는지 알게 되면 지금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영양 결핍의 증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영양결핍은 지금 소개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많으므로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담당 의사와 진지하게 상의 하자.

1.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

표준치료에 해당하는 항암화학요법은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항암치료는 정맥이나 경구로 항암제를 투여하여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거나 소멸시킬 목적으로 사용한다. 세포 독성을 가진 1세대 화학항암제에서 특정 유전자만 공격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 이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높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3세대 면역항암제로 발전하고 있다. 갈수록 독성과 부작용의 위험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항암제가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를 같이 공격하게 되면 이때 소화를 담당하는 세포도 같이 타격을 받는다.

항암제의 원리는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암세포로 인식해서 타격하는데 우리 몸에서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 중에서도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는 여러 종류가 있다. 특히 위 점막세포는 가장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 중에 하나인데 항암제는 위 점막 세포 외에도 소화계통에서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타격한다. 그래서 항암제의 부작용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는 증상이 구토나 설사, 변비 그리고 식욕 감소 등이다.

이럴 때는 음식을 섭취할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영양결핍이 찾아온다. 고농축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나 음료 등으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지만 일반 음식 섭취가 어려워서 체중이 줄게 된다. 항암치료가 마무리 되면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찾아서 섭취하고 입으로 음식을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부작용이 심하다면 담당의와 상의하여 항암제를 조절하거나 약을 처방받거나 식이보조제로 보충한다.

2. 소화기능의 저하

암환자의 소화 기능은 상황에 따라서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 섭취에 예민한 상황에 놓여있을 때가 많고 몸의 컨디션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대체로 병원의 치료가 마무리되면 경각심을 갖고 몸 관리에 신경 쓰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 되면 원래의 소화기능을 되찾게 된다.

그렇지만 식도암이나 위암, 혹은 대장암 등의 수술은 소화력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위 전절제나 많은 부분을 절제하게 되면 음식을 섭취하는데 매우 곤란해진다. 평소보다 섭취할 수 있는 양도 작아지며 음식을 섭취한 후에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절제 부위가 클수록 원래의 식사량에 크게 못 미치게 되는데 이때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소량씩, 그리고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아무리 묽은 죽이어도 꼭 입속에서 씹어 침과 충분히 섞이도록 해주는 것이 위의 부담을 줄이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지면 소화효소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시간이 지나면 차츰 수술로 인해 변화한 소화기관에 우리 몸도 적응하여 식사량도 늘게 된다. 또한, 위 절제 후에 철분 부족이나 비타민 B12 부족으로 빈혈이 생길수도 있으니 혈중농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질이 좋지 않은 음식 선택

암환자는 음식 선택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음식이 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성공적인 암 생존자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그리고 식단에 대한 원칙을 지켰다. 공통적으로 음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암에 걸리기 이전의 식단을 전폭적으로 개선하였다.

암에 걸리기 이전과 이후에 음식과 입맛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오랜 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여러 가지 요리법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근접한 좋은 음식을 만든다. 이런 노력 없이 기존의 입맛을 바꾸지 않고 인스턴트식품이나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음식 등을 섭취했을 때 영양결핍이 발생한다. 영양결핍보다는 영양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몸속에 자리 잡은 암은 스스로 몸집을 키우고 생존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암세포는 특성상 빨리 분열하고 무한 증식하기 때문에 정상세포보다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탄산음료, 피자나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식품을 섭취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데 암환자에게야 말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몸은 매우 탄력이 크기 때문에 나쁜 음식을 섭취한다고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만 장기간 섭취하면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암과 투병 중이라면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의 치료가 끝나고 혼자서 관리가 시작될 때 나쁜 음식을 멀리하고 좋은 음식을 찾아서 섭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채소와 과일, 통곡식, 적절한 단백질과 상황에 맞는 건강식품 몇 가지 등을 선택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자신에게 알맞은 식단표를 만들 수 있다.

4. 악액질 (카켁시아cachexia)

악액질이라는 말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암이나 당뇨 등의 질환에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악액질은 비정상적인 신진대사의 악순환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눈에 띠는 증상은 체중 감소이다. 짧은 기간에 나타나므로 암이나 당뇨 질환을 앓는데 눈에 띄게 체중이 줄었다면 악액질을 의심해볼만 하다.

미국의 시라큐스 암연구소 소장인 조셉 골드는 악액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그 원인을 규명한 사람이다. 암세포는 발효를 통해서 젖산을 만든다. 암세포의 노폐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몸은 이 젖산을 암세포의 노폐물로 인식하지 않고 영양소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간은 암세포의 노폐물인 젖산을 재활용해서 포도당으로 만든다. 다시 암세포는 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아서 스스로 몸집을 키우고 활동을 유지한다.

이렇게 암과 우리 몸이 서로 맞물려서 암세포의 노폐물을 순환시키는데 문제는 간이라는 장기가 활동을 할 때마다 인체에서 사용할 에너지의 많은 양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즉 간이라는 장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다른 장기에서 사용할 에너지를 빼앗게 되면서 체력이 고갈된다.

이 단계로 접어들었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악액질은 암 뿐만 아니라 당뇨와 같은 질환의 말기에 나타난다. 악액질 자체는 실제로 병과는 무관한 증상이다. 대사질환이기 때문에 체력이 고갈되고 체중이 줄어들 뿐이다. 실제로는 영양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몸이 영양소로 인식해서 무한 순환하는 대사 장애이다.

보통 일반인도 대략 10% 정도가 영양결핍에 시달린다. 엄밀히 따지면 영양불균형이 맞는 말이다. 나쁜 음식을 매일 섭취한 결과이다. 암환자는 대략 25% 정도가 영양결핍이다. 그리고 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수치는 올라간다. 초기에 치료과정에서 생기는 영양결핍이나 체중감소는 지나가는 과정이라서 다시 좋아질 수 있지만 암의 병기가 깊어지면서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면 빨리 방법을 찾아서 대처를 해야 한다.

보통 일 년 동안 체중의 10% 이상이 줄었다면 영양결핍을 의심해야 된다. 체중은 하루에도 1~2킬로 정도는 변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변한다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되며 특히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의 평균 체중보다 줄어든다면 담당의를 찾아서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이 줄었다면 그 원인을 찾아서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암에게 먹이가 되는 영양소는 차단하고 우리 몸의 치유력과 활력을 증진시키는 영양요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월간암(癌) 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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