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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정보] 고과당 옥수수 시럽 - 대장암 성장 촉진하는가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9년 06월 05일 10:29분6,528 읽음

고과당 옥수수 시럽, 비만과 별개로 암과 직접 연관 있어
설탕이 직접 암을 먹여 살려서 성장을 부추기는가?
여기에 대한 답변은 최소한 생쥐에게는 “그렇다”이다.


베일러 의대와 웨일 코넬 의대의 연구가들이 주도한 연구에 의하면 설탕으로 단맛을 낸 음료를 매일 약 12온스(약 340g) 마시는 것과 동등한 양의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생쥐 모델에서 비만과는 별개로 장의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밝혔다. 연구진은 또 설탕이 든 음료의 섭취가 직접 암 성장을 부채질할 수 있는 메커니즘도 발견했다고 전했으며, 이는 잠재적인 새로운 치료 전략을 암시해준다.

갈수록 많은 관찰 연구가 설탕이 든 음료와 비만과 대장암 위험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깨닫게 해주었다고 베일러 의대의 분자 및 인간 유전학 조교수로 공동 교신저자인 윤지혜 박사가 말했다.
“통용되는 견해는 주로 설탕은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을 유발할 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 건강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만이 많은 유형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설탕 섭취와 암 간에 직접적이고 인과적인 연관이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웨일 코넬 의대의 루이스 칸틀리 실험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 이 중요한 문제를 다루어보기로 결정했다.”

우선 윤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APC(adenomatous polyposis coli) 유전자가 제거된 초기 결장암 생쥐 모델을 만들었다. 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APC는 대장암의 문지기이다.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은 자동차에서 브레이크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APC가 없으면 정상적인 장 세포들이 성장을 멈출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어서, 용종이란 초기 종양을 만들게 된다. 대장암 환자는 90% 이상이 이런 유형의 APC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이 결장암 생쥐 모델을 이용해서 연구진은 설탕으로 단맛을 낸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해보았다. 단맛을 낸 물은 25%가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사람들이 섭취하는 설탕이 든 음료의 주된 감미료이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포도당과 과당이 45 대 55의 비율로 구성된다.

APC 제거된 생쥐 설탕물 2달 섭취, 고등급 종양 생겨
연구진이 물병에 담은 설탕이 든 음료를 APC 모델의 생쥐들이 마음대로 마시도록 하자 생쥐들은 1달 안에 체중이 빠르게 늘어났다. 생쥐들이 비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사람들이 하루에 소다를 1캔 마시는 것을 흉내 내기 위해서 연구진은 생쥐들에게 하루에 한 번 특별한 주사기로 적당한 양의 설탕이 든 물을 먹였다. 2달 뒤에 설탕이 든 물을 먹은 APC 모델 생쥐들은 비만해지지는 않았지만 보통 물을 먹은 생쥐들보다 더 큰 고등급의 종양이 생겼다.

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우연히 예고 없이 장에 초기 단계의 종양이 생길 수가 있는데, 이런 연구결과는 실험동물이 사람과 같이 종양을 갖고 있을 때는 액체로 된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심지어 적당한 양만 먹어도 비만과는 별개로 종양의 성장과 진행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발견을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동물 모델을 이용한 이번 연구결과는 설탕이 든 음료를 만성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암이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을 시사한다. 인간의 경우 대장암이 초기 양성 종양에서 공격적인 암으로 성장하는데 보통 20~30년이 걸린다.”

동물 모델을 통한 이런 관찰은 지난 30년 동안 설탕이 든 음료나 설탕이 많이 포함된 식품들을 섭취한 것이 미국의 25~50세 성인의 대장암 증가와 서로 관련이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줄지도 모른다고 칸틀리는 말했다. 그는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 윤 박사의 은사이며 웨일 코넬 의대의 암 생물학 교수 겸 산드리 앤드 에드워드 마이어 암 센터의 소장이다.

그런 후 연구진은 이 설탕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그들은 적당한 양의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먹는 APC 모델 생쥐들이 대장에 다량의 과당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설탕이 든 음료가 결장과 혈액 내에 과당과 포도당의 수준을 높이고, 종양들이 상이한 통로를 통해 그런 과당과 포도당을 둘 다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것을 관찰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대장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종양 성장률 높이는 연료로 활용
최신 기술을 이용해서 종양 조직 내에서 포도당과 과당의 운명을 추적해서 연구진은 과당이 우선 화학적으로 변하고 그다음에 (궁극적으로 종양 성장에 기여하는) 지방산의 생산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밝혔다.

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의 연구는 대부분이 포도당이나 과당 하나만 사용해서 설탕이 동물이나 세포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우리는 음료나 음식들이 포도당이나 과당 하나만 함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접근법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설탕이 든 음료를 섭취하는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음료나 음식들은 비슷한 양의 포도당과 과당을 둘 다 함유하고 있다. 우리의 연구결과는 종양에서 과당의 역할은 지방산 합성을 조종하는 포도당의 역할을 향상시켜주는 것을 시사해준다. 그런 결과로 생기는 풍부한 지방산은 암세포들이 세포막과 신호 전달 분자들을 만들어 내거나 성장하거나 염증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잠재적으로 이용될 수가 있다.”

과당 물질 대사나 혹은 증가된 지방산 생산이 설탕이 유발한 종양 성장의 원인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APC 모델 생쥐들을 조작해서 과당 물질 대사나 혹은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유전 암호를 지정하는 유전자들을 제거했다.

APC 모델 생쥐 집단 1개는 과당 물질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인 KHK가 결핍되었고, 또 다른 집단은 지방산 합성에 참여하는 효소인 FASN이 결핍되었다. 연구진은 그런 유전자가 하나라도 결핍인 생쥐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똑같이 적당한 양을 먹어도 APC 모델 생쥐와는 다르게 더 큰 종양이 생기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칸틀리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 연구는 대장암이 (설탕이 들어간 대부분의 소다와 다른 많은 가공식품의 주요한 성분인)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종양 성장률을 높이는 연료로 활용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많은 연구가 대장암 발생률 증가와 식생활을 연관시키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설탕 섭취와 대장암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분자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있다.”

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또 치료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포도당과 달리 과당은 정상적인 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이지는 않고, 이는 과당의 물질 대사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것을 시사한다. 또 약물을 이용하지 말고 가능한 한 최대로 설탕이 든 음료를 피하는 것이 결장 내에 종양이 이용할 수 있는 설탕의 양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설탕이 든 음료 섭취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인 유해한 결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세계적으로 대장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 건강 연구소와 연구지원 단체인 스탠드 업 투 캔서와 텍사스 암 예방 연구소와 국립 암 연구소의 후원을 받았다.

참조: M. D. Goncalves et al., "High-fructose corn syrup enhances intestinal tumor growth in mice" Science. 2019 Mar 22;363(6433):1345-1349.
월간암(癌)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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