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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과 치료의 식단은 정반대일까

이 기사는 고동탄 기자가2018년12월27일 16시01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2777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며칠 전 모 일간지 ⌜헬스⌟란에 모 대학병원 교수의 글이 실렸다. ‘암 예방식과 치료식은 정반대’라고.
암 치료 중에는 고기를 반드시 먹어야 하며, 나물만 먹으면 영양실조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근거는 최근 대한소화기암학회에서 개최한 ‘바른 식단 캠페인’에서 암 전문가들이 강조했다고 한다.

암 세포가 자라면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은 뇌하수체에 작용하여 식욕을 떨어뜨린다. 또한 항암치료를 받으면 부작용으로 음식의 맛과 냄새에 민감해지고 메스꺼움을 곧잘 느껴서 철분이 많거나 냄새가 강한 고단백, 고열량 식사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며, 이런 변화로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면 단백질로 이뤄진 백혈구와 항체 기능이 저하되어 면역력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총 섭취 열량이 줄어들면 정상세포 활동이 잘 안 돼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암 환자는 몸속 면역세포들이 암 세포와 싸우는 상태라 건강한 사람보다 대사량이 높은 편이므로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에 건강할 때보다 1.5배 정도 더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입각해서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피하고 흰밥이 좋으며, 채소보다는 고기나 생선을 먹으라는 것이다. 이번 글의 교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 주치의들은 암 치료 중에는 고기든 생선이든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선택해야 하고, 채식 위주로 먹다가는 굶어죽기 쉽다며 채식을 고집하지 말라는 설명을 한다.

일반적으로 채식이 건강에 좋으며 특히 암과 같은 난치병 투병을 위해서는 채식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의 상식과 정반대로 대치되니 암 환우들은 대학교수의 설명을 듣고도 반신반의하며 도대체 뭘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며 필자에게 계속 물어본다.

암 환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먹거리이며, 이 먹거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설명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환우들이 갈팡질팡 헷갈려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지만, 각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식생활 지침은 치료시기에 따라 모두 다르다는 간단한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즉, 공격적인 치료에 의해 몸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지며 전반적인 체력과 면역상태가 바닥이 되는 시기이다. 그러나 자연요법자들이 환자를 만나는 시기는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등 표준치료가 종결된 뒤이므로 전신상태나 면역이 그런대로 괜찮은 시기이다. 통합의학 의사들은 위 둘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표준치료 중이거나 표준치료 후의 환자를 진료하게 되니 양쪽 모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치료시기에 따라 환우의 건강상태가 매우 다르며 당연히 식사의 종류나 질을 다르게 해야 한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회복을 촉진해야 하는 시기와 암의 진행이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만성기의 먹거리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기본지식을 이해하고 나면 먹거리의 선택이 한결 쉬워지리라 생각한다.

표준치료를 받는 급성기에는 당연히 잘 먹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다고 체중이 늘 정도로 먹는 것은 오히려 암 치료에 해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진료하는 환우들 중 일부는 항암치료 중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식사가 입에 맞아서 과식을 한 결과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모든 암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방암, 전립선암과 대장암 등은 체증 증가가 곧 암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표준치료가 종결된 다음에는 몸을 해치는 공격적인 치료는 없으므로 몸을 도우는 치료가 아니라 암의 재발이나 악화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당연히 식이조절이 필요하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비건채식(일체의 동물성 식품은 물론이고 가공식품 속의 원료로도 사용을 배제하는 완전채식)이다. 예를 들어서 빵 속에는 우유, 계란, 버터 등의 동물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의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은 지방조직에 축적되기 때문에 세포 사이사이에 지방을 함유하고 있는 고기나 생선은 몸에 해로운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단백질의 보고로 알려져 보디빌더들에게 인기가 높은 닭가슴살 속에도 꽤 많은 지방이 함유되어져 있을 정도이니 일반 고기나 생선은 오죽하겠는가?

식물도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에 오염될 수 있지만 잘 씻기만 하면 얼마든지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채식이 좋다는 것이고, 통곡물이나 채소 속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섬유질이 음식 속이나 몸에 축적되어 있는 해로운 성분들을 몸 밖으로 몰아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두에 얘기했던 것처럼 표준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에는 채식보다 고기나 생선을 더 많이 먹고, 현미 같은 통곡물보다 흰밥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표준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현미채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4기 암이기 때문에 강하지 않은 항암치료로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 중인 환자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식을 권유한다. 특별한 경우란 항암제에 매우 과민해서 아무리 약하게 항암제를 투여해도 오심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고 체중 유지가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4기 암은 항암치료로 낫지 않으며, 최고의 목표는 삶을 연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부작용을 감내해 내며 항암치료를 수행해야 하는 1기나 2기암 치료와는 완전히 다르다. 가능하면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항암제로 장기간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항암제의 부작용 또한 심하지 않으며, 전신상태도 그런대로 잘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암 예방식과 치료식이 정반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암 예방에 좋은 식사가 암 치료에 나쁠 리 만무하지만, 항암치료 중 식사량이 감소되는 경우에는 채식을 고집하지 말고 무엇이든 잘 챙겨 먹으라는 의미이다. 가능하면 채식이 좋겠지만 정상 체중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동물식도 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