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암 유발 제초제에 3천억 배상 판결
임정예 기자 입력 2018년 10월 31일 18:10분7,140 읽음

몬산토 제초제 라운드업, 드웨인 존슨의 암 유발 책임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는 말기 환자의 암에 책임이 있어서 2억 8천 9백만달러(한화 약 3,264억원)을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로 큰 타격을 받았다. 46세인 전직 운동장 관리인인 드웨인 존슨은 지난 금요일 몬산토의 제초제인 라운드업이 그의 암을 유발했고 몬산토는 그 제초제에 노출되면 생기는 건강상의 위험을 그에게 경고하지 않았다는 배심원의 평결로 획기적인 소송에서 엄청난 승리를 거두었다. 배심원은 몬산토가 악의적으로나 억압적으로 행동한 것도 발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달에 걸쳐 진행된 재판에서 존슨의 변호사들은 몬산토가 수년간 과학적인 사실에 대항해서 제초제 제품의 건강상 가능한 위험에 대해 말하는 학자들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라운드업이란 상표로 팔리고 있는 화학물질이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내세워 농화학 법인인 몬산토를 고소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놀라운 이번 평결에서 배심원은 몬산토가 태만으로 인한 과실에 책임이 있고 그 제품이 위험한 것을 알고 있었거나 알고 있어야만 했다는 평결을 내렸다. 몬산토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의 변호사인 브렌트 위스너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배심원에게 몬산토가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을 수십 년 동안 알고 있었든 것을 입증하는 몬산토의 내부 비밀문서를 마침내 보여줄 수가 있었다. 이번 평결은 라운드업에 관해 장기간의 속임수가 끝이 났고 그들이 이익보다 소비자의 안전을 우선시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몬산토에게 보낸 것이다.”

지난 금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존슨은 배심원의 이번 평결이 자신의 소송보다 훨씬 더 중요하며, 자신은 이 케이스가 몬산토에 대해 계류 중인 수천 건의 유사한 다른 소송을 강화해주고 이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생길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의 케이스는 판사가 배심원이 과학적인 주장을 제출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특별히 의미가 있다. 이번 다툼의 핵심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라운드업)이다. 이번 평결은 다른 재판에서 연방 판사가 암 생존자나 사망자의 가족들이 유사한 주장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후 한 달 뒤에 나왔다.

2015년 글리포세이트 발암성 물질 분류
장기간의 재판에서 원고 측 변호사들은 몬산토가 전문가들의 경고를 되풀이해서 무시하고 유리한 과학적인 분석을 찾았고 (라운드업의) 계속적인 사용을 권장하는 연구를 조작하도록 도와준 것을 입증하는 몬산토 임원들의 내부 이메일을 제출했다.

몬산토는 오랫동안 라운드업이 안전하고 암과 연관이 없다는 주장을 해왔고 재판 중에 죤슨의 변호사들이 제출한 연구와 증언은 뒤집는 연구들을 제출했다. 라운드업은 130개국에 등록되어 있고 100개가 넘는 작물에 사용이 승인되었지만, 2015년에 세계 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 연구 기관(IARC)이 글리포세이트를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로 분류하게 되면서 대규모 법적 분쟁과 입법 활동을 촉발했다.

재판 후 몬산토의 부사장인 스콧 패드리지는 이번 평결이 40년이 넘는 기간의 안전한 사용과 제품의 과학적인 뒷받침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주장해서, 글리포세이트와 암 간의 어떤 연관성도 부정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배심원이 글리포세이트와 암 간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믿게 한 국제 암 연구 기관의 증거는 왜곡된 것으로 입증되었다. 국제 암 연구 기관은 테스트도 하지 않았고 분석도 하지 않았고 실험실도 없고 그냥 견해만 내놓은 것이다.”

지난 토요일 BBC 라디오 4의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리지는 존슨에 대해 동정을 표했지만 재판에서 사용된 증거는 계속해서 논박했다. 그는 존슨의 변호사가 몬산토가 제초제에 대한 결정적인 연구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증거로 사용한 회사 내부 이메일은 문맥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나이가 46살로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있는 교외인 베니시아의 교육청의 운동장 관리인 겸 해충 방제 담당자로 근무했다. 그는 2012년에 그 직책을 맡았고 학교 운동장들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를 살포하는 데 관여했고 때로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제초제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NHL)이 생겼다고 주장했고, 증인석에서 피부 병변이 온몸에 생기면서 겪은 통증과 고통을 설명했다. 존슨은 자신이 많은 통증을 겪었고 통증이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고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자신이 그 제초제가 학생들에게 해를 끼칠 것을 알았더라면 학교 운동장이나 사람들 주변에는 절대로 뿌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몬산토가 학생들 근처에서는 자신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말도록 했어야만 했었다고 증언했다.

담당 의사에 의하면 존슨은 몇 달밖에 살지 못할 듯하다고 전했다. 그의 부인은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두 가지 일을 해야만 했고 때로는 하루에 14시간씩 일해야만 했다고 증언했다. 경제적인 보상에는 과거와 미래의 경제적 손실과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되었다.

라운드업의 암 관련 재판은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도 이번 가을에 시작될 예정이다. 존슨의 변호사들에 의하면 몬산토는 미국 전역에서 4천 건이 넘는 유사한 소송에 직면해있다고 한다.

참조: The Guardian, Aug 11, 2018

제초제 라운드업과 글리포세이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2015년 5월 몬산토 제초제에 함유된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에 대해 발암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고 발암 물질 ‘2A 등급’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등 전 세계에서 매년 쓰는 몬산토 제초제 규모는 8억톤에 이른다.

몬산토는 베트남 전쟁에 사용된 악명높은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의 제조업체로 유명하다. 이후 수많은 문제로 에이전트 오렌지의 사용이 금지되자 이후 제초제 라운드업을 개발했다. 다시 라운드업에 내성이 생긴 슈퍼잡초를 제거하지 못하게 되자 라운드업에 재성을 가진 유전자 변형 작물(라운드 업 레디)를 판매하였다.

몬산토는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사갔던 세미니스를 지난 2005년 인수한 바 있다. 그 결과 국내 토종 씨앗과 육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국내 농가가 부담하는 로열티 액수가 급증했다. 무ㆍ배추ㆍ고추 등 토종 채소 종자는 50%가 다국적기업 소유가 됐고, 양파와 당근, 토마토의 경우 80%가 외국계 소유가 됐다.

세계 최대 종자회사였던 몬산토는 2018년 6월 독일 기반의 다국적 화학·제약 기업인 바이엘에 인수됐다.
월간암(癌) 2018년 10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