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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암환자를 위한 HEART 치유법 - 1
임정예 기자 입력 2018년 08월 02일 17:38분6,540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파인힐병원 병원장, 대한통합암학회 학회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마르퀴스후스후(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4기 암의 치료 목표는 암이 더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며 자연치유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자가 강조하는 ⌜HEART⌟치유법이란 Happiness(마음의 행복), Eating(식이요법), Activity(신체활동), Removal(독소 제거), Temperature(온열요법)의 첫 글자를 따서 HEART로 명명하였으며, 이 중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호까지 총 3회에 걸쳐 설명했고, 이번 호에는 Heart(마음)에 대해 설명한다.

병원에서 난치병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환자는 죽어간다. 몸보다 마음이 더 큰 충격을 받고 그 스트레스는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암과 같은 난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마음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음관리는 실제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라는 정신과의사가 암과 같은 난치병을 진단받았을 때 환자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변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이 다섯 단계를 모두 겪을 수도 있고 순서대로 겪을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뛰어넘기도 하며 순서가 뒤집어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대부분 이러한 경과를 밟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암 진단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 내원한 환자들은 분노심이 대단하다. 주치의에 대한 분노, 병원에 대한 분노, 가족에 대한 분노가 많으며, 처음 만난 필자나 병원 직원들에게도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른다. 이런 사람들은 2번째 단계인 분노의 시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분노단계를 벗어나 어느새 타협의 단계로 들어서기도 하고 우울단계로 가기도 한다.

이런 경우 필자는 그 환자에게 이 5단계에 대해 설명하고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빨리 수용단계로 가기도 하고, 그 전 단계에서 고생할 수도 있으니 스스로 마음을 다잡도록 유도한다.

수용단계에 들어섰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의 마음속에는 화의 응어리가 남아 있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대부분 부부간의 갈등, 부모-자식 간의 갈등이거나 직장 선-후배 간의 갈등이다. 이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환자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고, 면역력이 저하되며 치료 경과가 나쁘게 된다.

결혼식은 부모의 행사이고, 장례식은 자식의 행사라고 한다. 결혼식에는 부모의 지인들이 찾아오지만, 장례식에는 본인들보다 자식들의 지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렇듯 끝까지 남는 사람은 배우자와 자식이다. 부모도, 친구도 친척도 언젠가는 떠나가지만, 배우자와 자식들은 끝까지 내 곁에 남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배우자가 가장 소중하다. 젊었던 시절 사진을 보면 아내가 남편 쪽으로 기대어 서 있고, 늙어서의 사진을 보면 남편이 아내 쪽으로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남편과 아내는 서로 돌보고 보살피며 한평생을 살아간다. 그래서 부부간에 여보, 당신이라 일컫는다. 여보(如寶)는 보물과 같다는 뜻이고,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다는 뜻이다.

한평생을 살아가노라면 식성도 생활습관도, 모양새까지 점차 닮아간다. 하지만 내 마음과 똑같을 수는 없다. 지구상에 50억의 인구가 있다면 50억 명이 모두 제각각 얼굴도 성격도 모두 다르다. 조물주께서 그렇게 창조하셨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렇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내 생각과 같게 바꾸려 애쓰는 것은 조물주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렇게 될 수도 없다. 나와 다르게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서 다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애써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부부들이 상대를 자기 스타일로 바꾸려고 수년간 또는 수십 년간 애쓰고 투쟁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애쓰는 것이니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부부가 살다 보면 서로가 비슷해지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한 결과이고, 나와 다름을 인지하여 상대에게 맞추려 노력한 결과이다. 서로를 맞춘 부부는 한평생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지만, 서로 간에 투쟁적인 부부는 겉모양만 비슷할 뿐 평생토록 갈등 속에서 살아간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운명이든지 간에 항상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쪽 얼굴은 어둡고 우울하며 다른 한쪽 얼굴은 따뜻하고 밝다. 어두운 얼굴을 가리고 밝은 얼굴을 택하여 그것만을 눈여겨서 바라보라. 그것이 험한 운명의 바다를 노 저어가는 항해술이다.

우리는 걱정이 많은 것을 보고 ‘오만 생각을 다 한다’라고 표현하는데, 실제로 과학자들이 조사를 해보니 사람들은 하루에 5만여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중 대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한다. 따라서 머릿속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머릿속 정리 4단계를 소개한다.

먼저,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능한 빨리 해치우는 것이 필요한데, 즉시 시행할 수 없는 일이라면 메모를 해놓고 실행 가능할 때까지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면 된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청하면 되는데, 어느 누구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깨끗이 단념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머릿속에 남아있을 걱정거리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암 환우들에게는 불쑥불쑥 공포가 엄습하기도 하고 까닭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럴 때는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배를 풍선처럼 불리고, 1~3초 정도 멈춘 다음 천천히 입으로 내쉬며 배가 꺼지게 한다.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오직 들숨, 날숨과 배의 움직임에만 신경을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걱정거리는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 추천하고 싶은 방법으로 이미지요법이 있다.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이 실제 경기를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서 명상하고 있는 모습을 TV를 통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몸은 가만히 있지만, 머릿속으로 실제로 경기하는 모습을 이미지화하며 단계적으로 상상하는 훈련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다. 사람마다 각자가 그리는 안식처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맑고 깊은 숲속에서 새 소리를 들으며 숲의 향기를 맡는 것일 것이고, 어떤 이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선텐을 즐기는 것일 수 있다.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는 것일 수도 있고, 사우나에 들어가 한껏 이완된 상태로 따뜻함을 즐기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각자가 그리는 자기만의 안식처를 설정하고 앉거나 혹은 누운 상태에서 그 안식처에 들어가 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잡생각으로 집중하기 어렵겠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쉽게 안식처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감이 들 때면 이 안식처 속으로 도피해 버리면 쉽게 떨쳐낼 수 있게 된다.

머릿속 정리방법, 복식호흡과 이미지요법 등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걱정이나 불안감으로 고생하는 환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사실 필자는 마음관리는 전문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하니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곧바로 전문가를 찾도록 조언하는 편이다.

심리상담 전문가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상대는 성직자들이다. 교회의 목사님, 성당의 신부님, 절의 스님들은 대부분 심리상담 전문가들이며 당신을 위해 얼마든지 시간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더군다나 무료상담을 해준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주위의 암 완치자를 찾아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심리상담전문가를 찾아서 경비를 들여서라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사실 상담료는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보통 한 시간가량 상담을 해주는 인건비와 시설투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싸게 느껴질 정도이다.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나 수치심이 들 수도 있지만, 일단 무조건 시도하기 바란다. 한 번만 상담하고 나면 다음부터 쉽게 마음을 얘기하고 상담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월간암(癌) 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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