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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유전자 검사, 도움 될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8년 06월 28일 16:40분7,033 읽음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23andMe’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23andMe’는 사람의 세포가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착안하여 회사명을 지었다. DNA검사를 해주는 것인데 FDA가 2017년 4월에 이 회사가 10가지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적이 있다. FDA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DTC direct-to-consumer)하는 서비스를 처음 승인한 업체다.

FDA가 유전자 분석을 승인한 질환으로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셀리악병(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장애)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폐와 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조발성 1차성 근긴장이상증(근육 수축 등이 통제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증상) ▲XI 혈액응고인자 결핍증(혈우병C) ▲제1형 고셔병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G6PD) 결핍증(적혈구 관련 질환) ▲유전성 혈색소침착증(철분분 과잉흡수 장애) ▲유전적 혈전 기호증(혈전 장애)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이나 편의점 등에서 ‘개인 유전체 서비스 유전 건강 위험’ 검사(Personal Genome Service Genetic Health Risk test)를 구입해 타액 샘플을 23andMe에 보내면 50만개 이상의 유전 변이와 대조해 10가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올해 3월 FDA는 23andMe의 BRCA 1/2 유전자의 DTC 테스트를 승인했다. 미국에서 암 스트리닝을 위한 DTC 서비스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테스트다. ‘안젤리나 졸리’ 유전자로 유명해진 BRCA 1/2은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과 관련이 큰 유전자로 이전에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검사할 수 있었으나 이번 인허가를 통해 의사의 처방 없이도 개인이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택배로 받아, 타액을 우편으로 보내는 것으로 간편하게 BRCA 검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23andMe의 BRCA 1/2테스트는 단 세 가지의 유전 변이의 유무만 검사한다.

FDA, 유전자 검사 회사 ‘23andMe’와 개인이 유방암 유전자 검사 승인
뉴욕 대학교 의대 의료 윤리학 과장인 아트 케플란은 23andMe 검사가 한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FDA가 유방암 돌연변이를 검사하는데 그 유전자 검사를 승인한 것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돌연변이들이 이곳에서 발견된 돌연변이에 위험 요인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우리가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견해가 있고 이는 가짜 양성과 가짜 음성의 발생률이 여전히 상당히 높은 것을 의미한다고 케플란은 설명했다. 이는 어떤 사람들이 유방절제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가짜 양성일 수가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더 위험한 생활양식을 택할 수도 있지만 가짜 음성일 수도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언 설명했다.

가짜 양성은 검사에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을 말한다. 최근의 연구는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유전자 검사의 40%가 가짜 양성인 것을 발견했다. 또 검사에서 돌연변이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돌연변이가 있을 때 이를 가짜 음성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유방암은 23andMe(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돌연변이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돈만 낭비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캐플란은 말했다.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을 통해 23andMe 측은 자신들이 검사에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고객들에게는 의료 전문가와 검사 결과를 재확인하는 추가적인 검사에 대해 상의하고 잠재적인 암 발생 위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상의할 것을 강력하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검사가 암이나 여타 다른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고 임상적인 검사도 아니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어떤 사람이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 전반적인 가능성을 나타내지도 않고 어떤 사람의 생활양식이나 환경이 그런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

3가지 BRCA 돌연변이만 검사
그러나 이 회사는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것은 아주 유익하고 특정한 암, 특히 유방암과 난소암에 대한 어떤 사람의 유전적인 위험을 상당히 높여주는 듯하다고 밝혔다. 양성으로 결과가 나오면 그런 검사 결과가 당황스럽거나 근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하는 이메일과 함께 통보한다. 이메일은 고객에게 암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예방적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의사나 유전자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촉구한다. 또 가까운 친척들도 위험 변이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친척들에게도 검사 결과를 알려야만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제안한다.

이 검사는 안전과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특별한 통제를 받는 조건 하에 승인되었다고 FDA는 밝혔다. 또 23andMe 측은 자신들의 실험실이 정확도가 99% 이상인 것을 입증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전자 검사를 하는 회사가 수십 개나 된다고 유방암 환자 지지 단체인 FORCE의 공동체 문제 및 공공 정책 담당 부대표인 리사 슐라거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은 검사를 받은 고객들이 먼저 의사나 유전자 카운슬러와 자신의 가족력과 옵션에 대해 상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고 더 많은 돌연변이를 검사할 수 있다고 슐라거는 부언했다.

이런 검사들 중 일부 검사는 23andMe와 비용이 비슷하고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들의 경우 유전자 검사는 저가 의료법에 의해 보험이 적용된다. 23andMe 검사에는 이런 것이 모두 다 빠져있어서 걱정이 된다고 술라거는 말했다. 또 3가지 BRCA 돌연변이만 검사하고 다른 것은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아주 제한적인 것이라고 슐라거는 비판했다.

검사 결과 암 발병 위험 크면 생명 보험 거부될 수도 있어
위험은 의료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방 법률은 건강 보험회사들이 유전자 구조가 질병이 있는 듯한 것을 시사하는 사람들에게 보험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런 보호 조항이 생명 보험이나 신체장애 보험이나 혹은 장기 치료 보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슐라거는 말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유방암 발생 위험이 최고 80%나 되고 난소암 발생 위험은 50%나 될 수도 있는 듯한 정보에 대해 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슐라거는 설명했다. 그들은 잠재적인 결과를 깨닫지 못하고 있고, 그들에게 생명 보험이 거부될 수 있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슐라거가 말했다.

또 부정확한 결과가 곤혹스럽지만 정확한 소견도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2009년에 샌디에이고의 주민인 제이미 타이론은 유전자로 인해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큰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양식을 바꿀 수 있는지를 살펴본 연구의 일부로 자신의 DNA 검사 받았었다. 그녀가 알츠하이머 가족력을 갖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다발성 경화증을 더 염려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있는 APOE 4 유전자를 2개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그녀가 현재로는 완치할 수 없는 퇴행성 뇌 질환(알츠하이머)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을 의미한다. 그녀는 이런 검사 결과를 아무런 상담이나 경고도 없이 통보받았다.

물론 나는 이런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그런 말을 반기지도 않았다고 나이가 57세인 타이론은 말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는 정말로 심한 우울증에 빠져들었고 주로 혼자 지냈다고 그녀는 덧붙여 말했다. 유전자로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변화를 해서 암이 생길 가능성을 줄일 수가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는 예방을 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된 증거가 없다고 타이론은 말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생활양식을 바꿀 수는 있지만 위험을 어느 정도로 줄일 수 있는지조차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그녀는 부언했다.

타이론은 유전자 검사 결과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를 최근에 만들었다. 그녀는 검사에 반대는 하지 않지만 검사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사전에 상담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하고 검사 결과에 조심스럽게 대비할 생각을 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일단 결과가 나오면 되돌릴 수가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의료계와 정책 분야에 많은 논의 필요해
그러나 유방암 생존자인 라라 다이아몬드는 BRCA 돌연변이에 대해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것이 의사가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3년에 FDA가 검사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기 직전에 23andMe로부터 검사 결과를 통보받았고 유방암 가족력도 없고 최근의 유방 X선 검사에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월요일 아침 제일 먼저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고 그녀의 반응은 문자 그대로 놀라움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주치의는 유전자 카운슬러를 추천했고 23andMe 검사 결과를 재확인하는 2번째 검사를 받도록 조언했다. 그 결과 MRI 검사를 받았고 크기가 약 4분의 1인치인 종양을 발견했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고 항암치료 같은 후속적인 치료는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를 치료한 암 전문의는 암의 유형과 위치를 볼 때 아마도 5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고, 상의하는 내용도 아주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23andMe 검사를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상담을 받고 광범한 돌연변이를 파악할 수 있는 검사를 받을는지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다이아몬드는 말했다. 그러나 그런 검사가 있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어야만 한다고 그녀는 부언했다.

그렇다면 의사의 처방 없이 받을 수 있는 유전자 검사가 도움이 될까? 메릴랜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의료 기술 정책 센터의 선임 부사장인 도나 메스너는 연구에 의하면 상담을 받은 후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캐플란은 유전자 검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은 경험이 있고 언제든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대학 병원이나 의원을 찾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내가 200불(약 21만 6천원)을 꼭 써야만 한다면 헬스클럽에 가입하는데 쓸 것이라고 그는 덧붙여 말했다.

리히텐펠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의료계와 정책 분야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미래에 신생아들의 전체 게놈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게 될 것이고 BRCA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유전자 이상에 대한 정보까지도 출생 시에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 일에 대해 우리가 대비가 되어있느냐는 문제는 매우 흥미로운 문제이지만 답변이 쉽지 않다고 그는 덧붙여 말했다.

유전자의 비밀을 알게 되고 유전자를 건드리고 조작하는 것을 꿈꾸게 되면서 인류의 미래는 한층 더 불확실해지고 있는 듯하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 축복이 될까 아니면 재앙이 될까?

참조
(1) S. Tandy-Connor et al., "False-positive results released by direct-to-consumer genetic tests highlight the importance of clinical confirmation testing for appropriate patient care" Genet Med. 2018 Mar 22. doi: 10.1038/gim.2018.38.
(2) Medscape, March 29, 2018
월간암(癌)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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