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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혈액검사 - 생명을 구하지 못하다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8년 04월 23일 14:45분7,464 읽음
전립선암 PSA 검사, 사망률에는 선별 검사 유무가 영향 미치지 못해
전립선암을 판별하는 선별 검사가 생명을 구하지는 못하고, 도움이 되기보다 해가 더 큰 듯하다고 데일리 텔레그라프가 보도했다. 즉 영국에서 40만 명이 넘는 남성을 대상으로 벌인 연구에서 선별 검사를 권유받아 (PSA) 검사를 받은 남성들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은 더 높지만, 전립선암으로 죽을 가능성은 (더 낮지 않아서)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 영국의 일반의 진료소 573곳이 참여했다. 일부 진료소는 50~59세 남성들을 모두 다 전립선 특이 항원(PSA) 검사를 받도록 하는 임무가 주어졌고, 나머지 다른 진료소는 요구를 하는 경우에만 PSA 검사를 해주도록 했다. 검사 결과 전립선암일 가능성이 있으면 (추가로) 조직검사를 실시하고 암으로 밝혀진 사람은 치료를 받게 했다.

이 검사는 혈액 속의 PSA 수치를 측정한다. 전립선암이 있으면 이 수치가 항상 높지만 요로감염 같은 다른 것도 PSA 수치를 높인다. 이 수치만 들여다보고는 암이 아주 느리게 성장할지, 전혀 문제를 유발하지 않을지, 빠르게 성장해서 치료가 필요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빠르게 성장하는 암을 놓칠 수도 있다. 게다가 남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전립선에 암세포가 없어도 전립선이 갈수록 더 커질 수가 있다. 그런 양성 전립선 비대증도 PSA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전립선암 치료가 발기 문제나 요실금을 일으킬 수 있어서 보통은 더 공격적인 전립선암만 치료를 받도록 권유한다. 그러나 그것이 노인 남성들이 전립선암과 잠재적으로 관련이 있는 증상, 보통은 빈뇨나 급박뇨 같은 소변과 관련된 문제인데, 그런 증상을 무시해야만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에는 브리스틀 대학교, 브리스틀 대학병원 NHS 트러스트, 헐 요크 의대, 로열 유나이티드 병원, 옥스퍼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등의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자선단체인 영국 암 연구와 국립 건강 연구소의 후원을 받았고 미국 의학협회 잡지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영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분리해서 (개별적으로) 실시하는 PSA 검사는 실제로 쓸모가 있을 가능성이 없는 것을 제대로 지적해서 균형이 잡혀있고 상당히 정확했다.

이번 연구는 클러스터(소집단) 무작위 대조군 시험으로 참여자를 개인별로 무작위로 골라 배정하지 않고 소집단인 클러스터를 무작위로 골라 배정해서 실시하는 연구이다. 이런 식의 무작위화는 일반적으로 어떤 검사나 치료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좋은 방법이다.

실험군과 대조군 10년 추적, 실험군 전립선암 진단 가능성 더 높아
연구진은 참여한 병원들 인근에 있는 일반의 진료소(1차 진료소)를 선정해서 무작위로 실험군이나 대조군에 배정했다. 그런 다음 일반의들에게 접근해서 참여를 원하는지 물어보았다. 참여하기로 동의한 일반의 진료소는 대조군이 302곳이고 실험군이 271곳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50세에서 69세 사이의 남성으로 이전에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적이 없어야 하는 것이었다. 실험군에 속한 남성은 189,386명이었고 대조군에 속한 남성은 219,439명이었다.

실험군에 속하는 진료소에 등록할 자격이 있는 남성들에게는 단 한번의 PSA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초청장을 보냈다. PSA 수치가 3ng/mL 이상이면 이는 50~69세 남성의 경우 수치가 높은 것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그런 남성들에게는 조직검사를 실시했고 만약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나타났다면 전립선암 치료를 실시했다. 대조군에 속하는 남성들에게는 선별 검사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만약 단 한번 검사를 원한다면 PSA 검사를 한번 요구할 수가 있었다. 이게 영국에서는 표준 진료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남성은 평균해서 10년간 추적하면서 전립선암으로 진단을 받았는지 또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는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선별 검사를 받은 남성과 받지 않은 남성의 진단율과 사망률을 비교해보았다. 또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병기도 살펴보았다. 검사를 받은 집단의 남성들이 검사 후 10년 안에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았다.

- 검사를 받은 집단은 36% 즉 67,313명이 진료소를 방문해서 PSA 검사를 단 한번 받았다.
- 검사를 받은 이들 남성 중 11%가 PSA 수치가 높았었고 그런 남성 중 85%가 조직검사를 받았다.
- 검사를 받은 집단은 4.3%인 8,054명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반면에 대조군의 남성들은 3,6%인 7,853명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선별 검사를 받은 집단과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대조군이 10년 후의 전립선암 사망률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즉 두 집단 모두 1,000명 당 약 3명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PSA 검사를 통한 선별 검사가 치료를 해서 참사를 막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는 암을 제때 진단해내려는 원래 정해진 (검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는 이런 일이 생기는 주요한 이유로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덜 위험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더 적은 초기 단계의 암을 대조군보다 선별 검사를 받은 집단의 남성들에게서 더 많이 진단해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선별 검사를 받은 집단의 남성으로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549명 중 12.4%인 68명이 검사 당시 PSA 수치가 낮아서 후속적인 조직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일부 남성들은 치료로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조직검사나 전립선암 치료와 관련해서 사망한 사람은 선별 검사를 받은 집단에는 8명이었고 대조군에서는 7명이었다. 이번 연구는 잘 알려진 요실금이나 성기능 문제 같은 (전립선암) 치료로 인해 생기는 여타 잠재적인 해는 언급하지 않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립선암 진단하는 더 좋은 방법 찾아야
연구진은 더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연구결과들이 인구기반 선별 검사로 단 한번 PSA 검사를 받는 것을 지지해주지 않는다. 자선단체인 영국 암 연구가 내놓은 언론보도에서 연구진 중 한명은 이제는 조기 치료가 필요한 빠르게 성장하는 전립선암을 진단해내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PSA 검사를 이용한 판에 박힌 전립선암 선별 검사를 널리 이용하도록 해야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하는 데 있어서 가치가 있다. 이번 연구를 보면 그 대답은 분명히 NO이다. 즉 전립선암을 선별 검사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PSA 검사를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고 심지어 해가 될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연구로 PSA 검사를 더 정확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는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그러하듯이 여전히 일부 빠르게 성장하는 암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연구가들은 또 MRI를 이용해서 조직검사의 정확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그런 검사는 PSA 검사 결과가 높게 나온 후에야 실시한다.

이번 연구가 대규모 연구이긴 하지만 선별 검사를 받은 집단의 36%만 PSA 검사를 실제로 받았다. 선별 검사를 받은 남성들은 어쩌면 대체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건강한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클는지도 모른다. 이는 항상 그들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적을는지도 모르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그런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반복 선별검사로 느린 전립선암 과잉 진단 따져봐야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 치료 후) 10년 뒤의 결과를 다루었다. 이는 전립선암은 대부분의 경우 서서히 성장하기 때문에 조기 선별 검사의 충분한 영향을 살펴보기에는 너무 빠를는지도 모른다. 연구진은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어서 15년 뒤에 결과를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남성들은 PSA 검사를 단 한 번 받았는데, 이전의 일부 연구들은 1~2년마다 반복해서 검사를 받게 했었다. 반복적인 선별 검사가 단 한번 검사에서 놓쳐버린 치명적인 전립선암을 일부나마 잡아낼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점은 반복적인 선별 검사로 서서히 성장하는 전립선암을 과잉 진단하는 문제와 득실을 따져보아야만 한다.

만약 예를 들어 전립선암에 대한 가족력을 갖고 있어서 전립선암 발생 위험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 자신의 개별적인 위험에 대해 일반의와 상의를 하라. 만약 50세 이상으로 일반의와 상의한 후 PSA 검사를 받기로 결정했다면 국립 보건 서비스에서 한번은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가 있다.

(1) R. M. Martin "Effect of a Low-Intensity PSA-Based Screening Intervention on Prostate Cancer Mortality: The CAP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18 Mar 6;319(9):883-895.
(2) NHS Choices, March 7, 2018
월간암(癌)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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