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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항암치료, 내성이 생긴다

이 기사는 고동탄 기자가2018년01월29일 11시10분에 최종 입력하였습니다. 총 284명이 방문하여 읽었습니다.

성공적인 항암화학요법이라면 기존 암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암제가 반응했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항암치료를 통하여 이러한 말을 들으면 매우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실제로 성공적인 치료가 이루어진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오랜 동안 암투병을 해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암은 다시 그 자리에 자리 잡거나 아니면 위치를 옮겨 자리를 잡습니다. 소위 암의 재발이나 전이가 생깁니다.

이때 생긴 암세포는 이전에 사용했던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암세포가 한 번 사용했던 항암제에 대하여 적응하여 약제내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암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는 분야가 바로 약제내성 분야입니다. 첨단 과학으로 만들어진 최신의 항암제라 해도 약제 내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암치료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약을 바꿔가면서 혹은 섞어가면서 항암치료가 진행됩니다.

약에 대해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하나입니다. 꼭 암뿐만 아니라 각종 균으로 발생한 질병도 약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병을 일으키는 세포를 일거에 확실히 몸에서 제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세포나 균들은 강력한 살균제나 항암제를 맞고도 살아나며 그렇게 살아남은 세포들은 분열을 통해서 이전에 자신을 괴롭혔던 약의 정보를 넘겨줍니다. 어떻게 보면 세포의 진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살아남은 세포들이 분열을 거듭하여 다시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항암제나 약물로는 그 세포를 소멸시킬 수 없게 되며 다시 다른 약을 사용하여, 즉 다른 항암제를 사용해서 치료를 시도합니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의 치료를 거듭하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항암제를 모두 써보았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암치료가 어려운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더구나 암세포는 이미 세포분열 과정에서 오류가 축적되어 만들어진 세포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세포분열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암세포의 입장에서 본다면 스스로 매우 튼튼한 세포입니다.

게놈(genom)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매우 어려운 말이지만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각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세포를 낱낱이 파헤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2003년 완료되어 인류는 우리의 인체를 이루는 세포에 대하여 거의 모든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포는 매우 정상적인 세포로서 스스로 계획한대로 진행되는 세포입니다. 암세포는 정상적이지 않고 언제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하나하나 매우 강한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암세포를 대상으로 한 게놈프로젝트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영국의 생어센터(The Sanger Centre)에서는 2007년부터 암세포를 대상으로 한 게놈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우리에게 와 닿는 성과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이곳에서 암세포게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개개인의 암세포는 모두 다 다르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말은 나의 암과 다른 사람의 암은 제각각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각자의 암이 다르기 때문에 암게놈을 연구해서 세포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아내었다 해도 치료를 위한 약은 서로 다르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깊이 생각할수록 복잡해지는데 암치료의 최첨단에서 세포 단위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활약이 기대되지만 현재 투병하고 있는 분들이 혜택을 보기에는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현재의 항암제는 암을 뭉뚱그려서 제거하는 데 급급하지만 암세포에 대한 게놈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된다면 내성이 생기지 않는 나만의 항암약이 만들어질 날이 올것입니다. 현대 의학에서 수십 년 동안 사용해온 항암제에 커다란 변화가 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