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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제균치료로 위암 예방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8년 01월 26일 17:13분6,234 읽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로 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호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 치료를 하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김나영·황영재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를 제균(균을 제거하는 치료) 하면 위암 이전 단계인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호전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위암 발생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년 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상복부 불쾌감,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보이거나 위암 정기 검진을 받은 환자 598명을 대상으로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의 변화를 최대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조사 대상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음성군 65명,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에서 제균된 군 442명, 제균되지 않은 군 91명이었다.

1년, 2년, 3~4년, 5~10년 추적 기간에 따라 위 전정부(위의 아랫부분)와 체부(위의 윗부분)의 조직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 증상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로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표면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로 만성 위염의 가장 흔한 형태다. 전 국민의 10% 이상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데 이 자체로는 질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상피화생은 위에 염증이 생기고 다시 회복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위의 점막이 장의 점막과 비슷하게 변한 상태로 위암의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위축성위염이 오랜 기간 지속하면 위 점막이 장 점막의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상인보다 위암 발생률이 무려 10.9배 정도 증가한다.

헬리코박터 제균 군은 제균 하지 않은 군보다 위축성위염이 체부에서 68.6%, 전정부에서 50%가 각각 완전히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상피화생 역시 체부에서 44.4%, 전정부에서 33.9%가 완전히 없어졌다. 이는 제균 치료를 하면 위축성위염뿐만 아니라 장상피화생도 호전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위에 서식하면서 위궤양·십이지장궤양·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면 위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정기 검진을 받고,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P&T’(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월간암(癌) 201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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